[취재후기] 본지 보도 직후 "짜맞춘 기사" 헛소문 퍼져… NGO 대학원, 말 바꾸다 "사실" 시인
  • ▲ 뉴데일리가 3일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에 보낸 공문 일부. ⓒ뉴데일리 DB
    ▲ 뉴데일리가 3일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에 보낸 공문 일부. ⓒ뉴데일리 DB


    "일단 비서실에선. 임종석과 임태훈이 친하단 얘긴 금시초문이다. 아무리 개인적 인연이라고 해도 보좌진들이 어떻게라도 들을 일이 있었을 텐데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특히 (뉴데일리 기사에서) 청와대 관계자가 언급한 '잘 아는 사이' '부인이랑 임태훈 동기' 얘기도 출처 의심스럽다. 부인이랑 관계까지 알 법한 사람이 예전부터 같이 일한 비서실 사람들 말고 없는데 다 금시초문이다. (임태훈이랑 부인 학교 같다는 거 알고 짜맞춘 거 아닌가 싶다는 뉘앙스)"

    7월 31일자 뉴데일리의 <‘軍 기밀 폭로’ 임태훈, 임종석 비서실장 부인과 대학원 동기> 단독보도 직후 정치권에 유포된 지라시(정보지) 내용이다. 청와대 비서실에서 나온 말이라고 돼 있다. 해당 기사를 통해 본지는 ▲임태훈 소장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내와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 동기동창이라는 사실과 함께 ▲"임태훈 소장과 임종석 비서실장은 서로 잘 아는 사이"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코멘트를 기사화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기자는 지라시에 표현된 ‘금시초문’이란 말에 촉각을 세웠다. 지라시 내용이 맞다면 뉴데일리 취재가 오보가 되기 때문이다. 뉴데일리 기사는 오보였을까. 임태훈 소장과 임종석 비서실장 부인은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 동기동창이 아닐까.

    다시 확인 절차에 들어갔다.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에 2일 전화를 걸었다. 두 명의 교무처 관계자와 통화가 이뤄졌다. 교무처 관계자는 임태훈 소장이 NGO대학원에 다닌 사실에 대해서는 금방 확인해줬다. 이 관계자는 “맞다. (임씨가) NGO대학원에 다녔다”고 밝혔다. 다른 교무처 관계자 역시 “(임씨가) 대학원 졸업생 맞다”고 말했다.

    이제 임종석 실장 부인 김소희씨에 대한 확인이 남았다. 그런데 교무처 관계자는 김소희씨에 대해 다른 말을 했다. 정치권 지라시와 궤를 같이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김소희씨라고? 누군지 잘 모르겠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부인이 (다녔다면) 내가 알았을 것이다. 그런 사람 부인이 우리 대학원에 안 다녔다. 누가 그런 헛소문을 내나. 어떤 기자가 그러나. 확인해주겠다. 다만 지금은 오후 5시가 넘었다. 퇴근 시간 때문에 그러니까 내일(3일) 다시 전화주기 바란다.”

    순간 머리가 어지러웠다. 기자는 과거 언론보도와 주요 포털을 통해 김소희씨가 2000년~2008년까지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을 다녔고 ‘작은도서관운동 마을만들기적 성격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작성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임태훈 소장 역시 2000년~2013년까지 13년간 같은 학교 NGO대학원을 다녔다. 그의 논문 제목은 ‘군 인권실태조사 연구보고서’ 였다.

    김소희씨의 NGO대학원 논문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NGO대학원 측은 “김소희씨가 (학교에) 다닌 적이 없다”고 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학력위조’ 논란이 불거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런데 대학원 측에서는 3일 뉴데일리에 다시 연락을 해서는 “다시 확인해보니 맞다. 그런 졸업생이 있었다”고 정정했다. 본지의 단독보도가 사실임을 시인한 것이다. 

    그런데 왜 ‘임태훈·임종석 실장 부인 대학원 동기 금시초문’이라는 지라시가 정치권에 돌았을까. 본지 기사가 오보였다면 누구보다도 청와대가 먼저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사실관계를 밝히는 반박 자료를 냈을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그러지 않았다. 청와대를 출입하는 다른 언론사 동료들도, 본지 기사를 부인하는 공식 코멘트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누가 거짓 지라시를 뿌려서, 본지 기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려고 했을까?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났다. 생각할수록 머리가 어지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