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민 교수 “기무사 물갈이 주장하는데 기무사가 정보줬다?… 임태훈 주장 일부 각색 분위기”
  •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달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데일리 DB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달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데일리 DB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폭로한 국군기무사령부 기밀이 ‘가공된 진실’일 가능성은 없을까. 최근 임태훈 소장 폭로가 ‘여권의 군 개혁 관련 여론조성’ 일환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의원도 국방부로부터 확보하기 어려운 기무사 문건은 물론, 각색된 문건까지 군인권센터라는 ‘시민단체’가 확보한 점도 이 같은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김병민 경희대학교 행정학과 객원교수는 지난달 31일 밤 YTN ‘나이트포커스’에 출연해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방부로부터 (계엄령 관련) 문건을 받기까지 굉장히 어려운 절차를 거쳤다. 이후 이철희 의원은 8장짜리 평문의 문건을 (지난달 5일) 여론에 공개했다”며 “그러나 군인권센터는 이철희 의원의 8장 문건은 물론, 각색된 문건까지 언론에 알렸다”고 말했다. 임태훈 소장 폭로의 가공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김병민 교수는 계속해서 “임태훈 소장이 (각색된 문건 관련) ‘수많은 군 관련 요원들로부터 내부고발을 받았다’, ‘신원을 밝힐 수 없다’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임태훈 소장은 지난 2012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 현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청년 비례대표를 신청한 이력이 있다. (임태훈 소장 폭로는) 정치적으로도 총체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무사 조직도까지 공개

    김병민 교수 발언처럼 이철희 의원의 계엄령 문건 입수 경로를 살펴보면 복잡한 절차가 존재했다. 이철희 의원은 지난달 26일 이충재 한국일보 논설위원과의 논담에서 “지난 3월 기무사가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계엄 문건을 보고했다는 얘기를 4월 어디선가 전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후 송영무 장관에게 문건을 달라고 했다. 6월말 송영무 장관이 ‘주겠다’고 연락이 왔고 7월 2일 받아서 공개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철희 의원 폭로 다음날인 7월 6일이다. 당시 ‘비정부기관’인 군인권센터는 이철희 의원이 공개한 계엄 문건은 물론, 추가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기무사가 탱크 200여대와 장갑차 550대 등을 동원하려 했다는 주장이 추가 내용이다. 뿐만 아니라 7월 30일에는 베일에 가려졌던 기무사 조직도를 여론에 공개했다.

    임태훈 소장은 언론을 통해 군 기밀을 폭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CBC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무사가 (참여정부 당시) 국방부 장관 전화를 감청하면서 대통령과의 통화내용까지 감청했다. 기존 기무사 직원들을 모두 방출하고 전부 새로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비정부기관이 어떻게 군사기밀 확보했나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군인권센터가 ‘정부기관’이 아닌 ‘비정부기관’인 점이다. 그래서일까. 비정부기관이 국가 기밀문서를 확보한 점은 야권의 논쟁거리로 부각됐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원내대책회의 때 “군사기밀 문서들이 어떻게 군인권센터에 손쉽게 넘어갈 수 있는지 제대로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임태훈 소장은 김성태 원내대표 발언이 있던 날 국회 정론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저는 대통령님 전화번호도 모르는데 (여권과) 무슨 유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문건 제보도 기무사가 반헌법적 쿠데타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이를 참다못한 기무요원들께서 제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임태훈 소장 해명에도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임태훈 소장 해명에는 개연성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김병민 교수는 “임태훈 소장은 자신이 폭로한 기밀 문건은 대부분 전현직 기무요원들이 제보했다고 한다. 문제는 전현직 기무요원들이 ‘기무사 전원 물갈이’를 주장하는 임태훈 소장에게 무슨 이유로 문건을 제공하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무사 물갈이' 주장하는데 기무사가 정보 제공?

    김병민 교수는 “임태훈 소장이 기무사 문건 중 일부 정보만 발췌해서 자극적으로 부풀렸는지, 아니면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계엄령 문건 그대로 공개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임태훈 소장 폭로 몇몇 부분에서 각색한 분위기의 대목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임태훈 소장은 청와대 핵심인사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뉴데일리 취재 결과 확인됐다. 본지는 7월 31일 ▲임태훈 소장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내와 대학원 동기동창이며 ▲임태훈 소장과 임종석 비서실장이 서로 잘 아는 사이라는 사실을 단독으로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