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군 시설이용, 안보 이미지 포석?…朴 전 대통령은 대부부 관저서 휴식, 조기 복귀하기도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경북 안동 봉정사를 방문한 모습.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경북 안동 봉정사를 방문한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30일부터 8월 3일까지 4박 5일 간 여름휴가를 보낸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휴가의 대부분 시간 동안 군 휴양 시설에서 지낼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군 시설은 경호도 용이하고 만약의 긴급상황에도 신속히 보고가 가능하다"며 휴가지로 군 휴양시설을 택한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청와대는 비록 "(대통령의 이번 휴가는) 말 그대로 휴가"라고 했지만, 이같은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은 문재인 정부의 안보 이미지를 재고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 2년 연속 휴가지로 군 시설 지목

    문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 휴가의 대부분도 경남 진해 해군기지 근처에서 보낸 바 있다. 2년 째 휴가를 통해 '안보행보'를 하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작년 여름 휴가 때는 북한의 도발이 빗발치며 긴장감이 돌던 상황이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정점에 달하면서 문 대통령이 휴가중 조기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돌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평창 올림픽 계기 이후 북한의 도발이 잦아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휴가지로 군 시설을 택한 것이다.

    여기에는 1차적으로 보안상 문제가 걸려있다. 대통령 경호 문제 때문에 처음부터 장소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설명으로는 최근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것도 휴가지 선정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것. 문 대통령은 7월 27일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서 이례적으로 참석자들에 '충성'을 구호로 거수경례를 받기도 했다. 군 기강확립 의지를 보여준 예시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국방부로부터 국방개혁 2.0 보고를 받았다. 국방개혁 2.0에는 육군을 중심으로 하는 국군 장성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과 사병의 군 복무 기간 단축이 들어있다. 여러모로 국방부에는 힘이 빠지는 결정일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됐던 국군 기무사령부의 개혁 문제도 국방개혁에 들어간다. 이럴 때 휴가지로 군을 선택함으로써 직접 안보 문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휴가의 정치학… 박근혜 전 대통령은 관저서 휴식

    휴가를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드러낸 것은 문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과거 대통령도 휴가로 정치적 메시지를 드러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7월 28일부터 8월 1일까지 휴가를 사용했지만 외부일정보다는 청와대에서 보내기로 한 바 있다. 세월호 문제가 진행 중인 데다 미니총선 격인 7.30 재보궐 선거까지 껴있어 대통령이 챙겨야 할 사안이 많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후 휴가 기간이 남았음에도 7월 31일에는 조기 복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에도 메르스 여파로 휴가를 관저에서 보냈다.

    한편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휴가 동안 임종석 비서실장도 자리를 비운다. 과거에는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순차적으로 휴가를 써왔지만 올해엔 같이 휴가를 쓰기로 한 것이다.

    청와대는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순차적으로 휴가를 가면 2주간 대면 논의를 못 하게 되는 걸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면보고를 잘 받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차별점을 두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장하성 경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다른 실장들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