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초청장 전달… 文 특사 만나서도 ‘아시안게임 참석 여부’ 언급 안해
  •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를 만난 모습.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를 만난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내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리는 ‘8·18 아시안게임’에 불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서일까.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이 ‘특사’를 청와대에 보내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을 재차 당부했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니 대통령 특사는 27일 오전 청와대 접견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마르수디 특사는 이 자리에서 “위도도 대통령 특사로 문재인 대통령을 뵈러 오게 됐다. 제가 온 이유는 자카르타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안게임 공식 초청장을 전달하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마르수디 특사는 “저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남과 북이 몇몇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한다고 들었다. 정말 다행이고 축하드린다”며 “그렇기 때문에 인니 대통령과 인니 국민 열망을 담아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아시안게임에 참석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성공을 기원한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남북한 사이는 물론, 아시아 모든 나라들 사이에서 스포츠를 통한 외교협력이 더욱 증진되는 좋은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힐 뿐,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마르수디 특사가 우리나라를 방문한 이유와 관련 다양한 이유가 나온다. 그중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아세안 외신 보도와 연관이 깊다는 게 중론이다. 인니 대통령은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각각 아시안게임 초청장을 발송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이렇다 할’ 입장을 듣지 못했다.

    혹시... 북한 눈치 보는 것 아닌가? 

    더욱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시안게임 참석 여부’ 관련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다.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22일 춘추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니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아시안게임에 초청한 것은 맞다”며 “다만 아시안게임에 대통령이 참석한 전례가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인니와의 관계를 놓고 이중성을 보인다”고 꼬집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정책인 ‘신남방정책'의 핵심국가로 인니를 꼽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11월 인니를 방문하면서 “인니와의 관계를 주변 4강(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국가 관계 수준으로 격상할 것”이라고 밝힌 바다. 진정 주변 4강 국가와의 관계처럼 인니와의 관계를 생각했다면 아시안게임에 필히 참석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이 같은 모습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 행보와도 대조를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1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세네갈, 르완다 등 아프리카 주요국을 순방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1일 세네갈을 방문해 아프리카 주요국 정상과 만나 ‘일대일로(중국발 육해상 실크로드)’에 서명하게 했고, 지난 22일 르완대를 방문해 1억2600만달러를, 지난 24일 남아공에서는 147억달러를 각각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16년 주요20개국 회의 때 “아프리카 산업화 지원을 약속한다”고 언급한 말을 행동으로 선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