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난민’ 무분별 수용은 주권 포기하는 일”

김진태 의원실 주최 난민법 토론회 “출국·송환 조치 배제해선 안돼... 국제정치적 접근 필요"

김태영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7.12 15:08:10
▲ 지난 18일, 예멘 국적 난민신청자들이 제주출입국과 외국인청에서 열린 취업설명회에 참여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뉴시스 DB

“난민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염려하며 난민 수용 반대를 표방하는 여론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당합니다. 정치권과 언론은 이런 국민들의 정서와 여론에 겸허히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무분별한 난민 수용을 거부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즉시 수용, 이행해야 합니다.”

최근 난민 문제가 국내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들이 대한민국 정부에 난민 지위 인정을 요청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제주도 무사증 입국의 근거가 된, 난민법 개정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63만명의 국민이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63만명은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 도입 후 역대 최대 규모다.

난민 문제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지난달 27일 여론조사기관 공정이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예멘 입국자들 때문에 외출 시 불안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이 85.7%에 달했다. 지난 5일 나온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3.4%는 난민 수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들의 난민 신청 건수가 급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난민 포비아’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난민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을 뜻하는 이 말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정부가 국민 여론을 무시한 채 난민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11일 오후 국회의원 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난민법 개정을 위한 국민토론회'에서도 참석자들은 정부의 현실 인식에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가 난민 인권 보호라는 이상만을 쫓아,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우리 사회가 난민을 수용한 경험이 부족하고, 난민 수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나 공감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 정부의 난민 정책은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김진태 의원실이 주최하고, 우리문화사랑국민연대와 자유와인권연구소가 공동 주관했으며, 신만섭 서경대 외래교수, 류병균 우리문화사랑국민연대 대표, 고영일 변호사(자유와인권연구소 소장)가 발제를 맡았다.

난민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정도를 보여주듯 이날 토론회에는 김진태 의원을 비롯해 심재철 유기준 김도읍 원유철 정진석 윤상직 김기선 이주영 윤영석 김한표 이종명 박완수 추경호 곽대훈 엄용수 박순자 전희경 의원 등 다수의 현역 국회의원이 자리했다.

김승규 前 법무장관, 박성제 변호사. 홍지수 작가, 현정은 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 대표, 이향 나라사랑어머니회 제주지부 대표, 이광윤 성균관대 교수, 김윤생 한국적 외국인 정책 세우기 운동 대표 등 학계와 시민단체 대표들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정부에서는 김정도 법무부 난민과장이 행사장을 찾았다.

전문가들은 국가적 난제가 된 유럽의 난민 사태에 주목했다. 지난 2015년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적극적인 난민 수용 정책을 시행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관념에 비중을 둔 유럽의 난민 수용 정책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았지만 내부적으론 상당한 갈등을 초래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지금도 난민 관련 범죄 증가 등 역기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정치적 사안인 난민 문제를 감성적으로 접근하려는 시각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난민법 일부 조항이 안고 있는 내재적 위법성을 지적하는 발언도 나왔다.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는 신청만 해도 강제출국이나 송환을 할 수 없도록 한 난민법 규정은, 모법이라 할 수 있는 국제 난민협약과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 난민은 전쟁이 주요 원인, 내전 개입국들이 결자해지(結者解之) 해야

신만섭 서경대 외래교수는 ‘유럽의 난민문제와 한국에 주는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난민 수는 6,850만 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3분의 2는 ▲시리아(630만명) ▲아프가니스탄(260만명) ▲남수단(240만명) ▲미얀마(120만명) ▲소말리아(98만명) 등 5개국에서 발생했다. 신 교수는 난민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 전쟁(내전)과 경제적인 빈곤을 꼽았다.

신 교수는 “난민이 가장 많이 발생했던 시리아 내전은 유럽이 카타르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하기 위해 시리아에 송유관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와 갈등을 빚었고, 이로 인해 발생한 전쟁”이라고 정의했다. 난민이 유럽에 건너가고, 유럽 또한 이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이유는, 유럽이 내전을 일으킨 원인 제공자의 지위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신 교수는 최근 제주 예멘 난민 논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규모 난민이 발생한 예멘 내전과 우리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정작 예멘 내전에 원인을 제공하고 개입한 미국, 영국,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난민의 자국 입국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지구 정 반대편에 위치한 대한민국이 왜 예멘 난민을 책임져야 합니까?”

그는 “난민 문제는 국내 사회적 문제가 아닌 국제정치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예멘 난민 문제 해결은 내전에 개입한 국가들이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국제 난민 협약 탈퇴할 수 있어...도의적 문제는 평화유지군 파견 방식으로 해결

류병균 우리문화사랑국민연대 대표는 “주권과 국익 관점에서 본 난민법의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류 대표는 “주권과 국익 관점에서 볼 때, 최근 제주도에 무사증으로 입국해 집단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들은 강제 출국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대표는 “국민의 요구가 국익이고, 주권자인 국민의 요구대로 이 사태를 처리하는 것이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는 일”이라며 강제 출국 조치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난민을 수용하지 않으면 마치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말하지만, 난민 수용이 국익에 맞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든지 난민 협약을 탈퇴할 수 있고, 유엔에 법 개정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난민 문제의 도의적인 부분은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거나, 일본처럼 난민 분담금을 내는 방식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 1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김진태 의원이 주최하고, 우리문화사랑국민연대와 자유와인권연구소가 주관한 <난민법 개정을 위한 국민토론회>가 개최됐다.ⓒ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난민신청자에게 법적지위 부여 등 특혜 금지, 강제 송환 또는 추방 할 수 있도록 난민법 개정해야 

'난민법 어떻게 개정해야 좋은가'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 고영일 변호사(자유와인권연구소 소장)는 현행법이 안고 있는 독소조항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우선 그는 “현행 난민법은 유럽에서 겪고 있는 심각한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분별한 수용을 전제로 한다”고 지적하면서, 독소 조항의 시급한 개정을 요구했다.

고 변호사는 난민법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제2조를 들었다. 그는 “난민 인정 신청자, 인도적 체류허가자, 재정착 희망 난민 등까지 난민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체류자격과 생활비 등까지 보조하는 것은 국제난민협약 취지와 난민법 제정 목적에 모두 배치된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난민 인정 신청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출국 또는 송환조치를 못하는 것은 대한민국 주권을 스스로 제한하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난민심사절차와 이의신청기간은 신속하게 진행돼야 하고, 특히 통역 등 비용은 본인이 부담 해야 한다”고 곁들였다. 

참고로 스위스는 48시간 안에 난민임을 입증하지 못하면 추방하는 엄격한 난민심사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고 변호사는 “출석 및 자료 제출 책임 해태(懈怠)에 대해 엄격한 책임을 물어 위장난민신청자는 추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출입국관리법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일방적 무사증 제도 인정은 반드시 철회돼야 하고, 무사증제도를 통해 난민 신청을 하는 사람은 강제추방해야 한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