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 쟁탈전…민주, 국회의장-법사위 다 요구

국회 원내대표 원구성 협상 진통… 한국당 "민주, 최소한의 견제장치마저 눈독 들이나" 반발

이상무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7.09 17:57:26
▲ 교섭단체 여야 4당 원내대표들(장병완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이 9일 오전 국회에서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열린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갖고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여야가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서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 '알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 의원모임 등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 회동에서 원구성 협상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과 한국당이 기 싸움을 벌이면서 전날에 이어 또 합의점 도출에 실패해, 이날 오후 수석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현재 여야 구도에선 의석수와 관계없이 법사위원장직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 돌아갈 공산이 크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여전히 미련을 못 버리고 버티는 모양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중으로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고, 이번 주 중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주당은 끝까지 대화와 양보를 통해 협상에 임하겠다. 야당도 국회가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전날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을 끝내고 "민주당은 운영위원장을, 한국당은 법사위원장을 맡기로 가닥이 잡혔다"고 말했다. 이에 홍영표 원내대표는 "사실과 다르며, 법사위를 양보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박경미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비효율적인 상임위 운영의 극치를 보여준 한국당은 법사위를 맡을 자격이 없다. 김 원내대표의 사실과 다른 합의 내용 발표에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해당 회동에서 법사위원장이 여당에 돌아가야 할 이유로 "개혁 입법의 원활한 통과를 위해서 여당이 맡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지난 전반기에는 한국당이 맡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여당이 맡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당 국회의장·2당 법사위장' 관례 깨려는 與

법사위원장은 법안 심사 사회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상임위원장이기 때문에, 그동안 국회의장이 속한 정당이 아닌 정당에서 맞는 것이 관례였다. 전반기 국회의장(정세균 의원)을 민주당에서 맡았으므로 법사위원장은 여야 입장을 떠나서 다른 당인 한국당에서 맡은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하반기 국회의장에 문희상 의원을 앉히려고 하면서, 법사위까지 차지하려고 하는 것을 두고 야당은 '협치를 무시한 행태'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은 9일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가뜩이나 이른바 '입법연대'를 한다면서 국가권력과 지방권력에 이어서 입법 권력마저 독점하려는 민주당이 최소한의 견제장치인 법사위마저 눈독을 들이면서 일방 독주체제를 갖추려는 탐욕적이고 비민주적 발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사위를 놓고 민주당 당내 내부 반발이 있어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반발이 청와대로부터 시작된 반발이라면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심각한 정국 상황에 대해서 우려한다"며 "더 이상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는 그만하고 떼쓰기가 아니라 합리적인 협상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이 야당의 반발에도 법사위원장 차지에 미련을 못 버리는 이유는, 한국당이 갖게 되면 그동안 여권 중심으로 거론돼 온 '개혁입법연대' 자체가 무력화될 우려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법사위원장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최종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한다는 중요성이 있어, 협상 전에 당내 의견도 수렴해야 하고 청와대와도 사전 교감을 해둘 필요가 있어 쉽게 내주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김성태 "청와대 때문에 그러나?"

하지만 법사위원장 자리가 현실적으로 한국당에 몫이 될 가능성이 크기에 여당 입장에선 법사위원장을 넘겨주되, 국정운영에 유리한 다른 옵션을 최대한 챙기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0대 국회 전반기를 겪은 여야 의원들은 법사위원회가 다른 상임위원회에서 전원 일치로 통과된 법에 대해서도 '체계 심사'라는 이유로 과도한 권한을 행사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 소속 의원 1명만 반대를 해도 법이 통과가 안 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에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된 법도 다시 한번 법사위에 가게 되는 일종의 '로비 창구'가 되고 있다는 우려다.

이날 여야 회동에서는 '국회의장 민주당, 국회부의장 2명 한국당·바른미래당'과 '18개 상임위 민주당 8곳, 한국당 7곳, 바른미래 2곳, 평화와 정의 1곳'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사위원장이 아직도 쟁점으로 남아있어, 국회 정상화가 실현될 최종 합의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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