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탈자 정의당으로 이동… '민주+정의' 지지율 1년새 급등 "보수 정당 존재감 잃어"
  • ▲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 ⓒ뉴데일리 DB
    ▲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 ⓒ뉴데일리 DB
    ‘집권당’ 더불어민주당의 견고했던 50%대 지지율이 40%대로 주저앉았다. 민주당 지지층은 어디로 이동한 것일까. 정치권의 시선은 군소진보정당인 ‘정의당’에 쏠렸다. 정의당 지지율이 사상 첫 두 자릿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정의당 모두 진보적 이미지가 짙은 정당이며, 민주당 일부 지지층이 정의당으로 이동했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5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민주당은 전주대비 6.3%p 하락한 47.8%를 기록했다. 반면 정의당은 전주대비 2.1%p 상승한 10.1%를 기록했다. 더욱이 정의당 지지율은 지난달 4주차(4.8%)를 기준으로 5주 연속 상승한 수치다. 

    리얼미터는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 “자유한국당(전 집권당)의 민심 이반에 따른 반사효과 퇴조와 주요현안에서 집권당 책임성 평가가 본격화한 데 따른 것”이라며 “(정의당은) 수도권과 경남·부산, 20대 등에서 (지지율이) 상승했다. 민주당 이탈 유권자 일부를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민주당·정의당의 엇갈린 지지율 관련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그 가운데 설득력 있는 분석은 현재 국내 정치지형이 ‘진보진영’ 확대 및 ‘보수진영’ 축소로 요약된다는 것. 실제 이번 리얼미터 결과에서 민주당·정의당 지지율은 60%를 육박하는 반면,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지지율은 25%에 불과했다.

    그래서일까. 다가올 전국단위 선거인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오는 2020년) 때 ‘정치적 왼쪽에 가까운 정당’들이 ‘정치적 오른쪽에 가까운 정당’들보다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러한 전망이 나온 배경은 최근 치러진 전국단위 선거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제19대 대선(2017. 5.9)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2018. 6.13)가 그렇다.

    제19대 대선 때 민주당(문재인)·정의당(심상정) 대선후보 득표율 총합은 47.25%인 반면, 한국당(홍준표)·바른정당(유승민) 대선후보 득표율 총합은 30.79%에 그쳤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도 17곳 시도지사직 중 민주당은 14석을 차지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2석을 차지했을 뿐이다.

    특히 지난 6·13지방선거 땐 정의당 이외에 또 다른 군소진보정당인 ‘녹색당’이 약진했다. 원외정당이자 생태주의·여성주의 가치를 지향하는 녹색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4위(신지예)를, 제주지사 선거에서 3위(고은영)를 각각 기록했다. 원외정당이 기성 원내정당들을 상대로 이 같은 성적을 낸 것은 괄목할만한 일이라는 평가다.

    존재감 드러낸 정의당과 녹색당

    더욱이 최근 선거 흐름을 살펴보면 기존 선거 흐름과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대안세력’이다. 이전 선거 땐 집권당의 대안세력으로 ‘집권당 반대정당’이 부상했다. 참여정부 당시 한나라당이 그 예다. 반면 현재 선거 흐름은 ‘집권당과 궤가 같은 정당’이 대안세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정의당과 녹색당이 그 예다. 이를 비춰볼 때 대한민국은 지금 천천히 '더블 좌클릭시대'(집권당도 대안정당도 궤가 같은 구도)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김지윤 녹색당 정책기획팀장은 2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최근 녹색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의 약진은) 페미니즘 및 미투운동(성범죄 피해 사실 폭로) 등 사회적 열풍과 연관시켜야 한다. 녹색당 후보들은 관련 문제를 비롯해 생활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부분이 (선거 때) 유의미한 득표를 이끌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윤 정책기획팀장은 현재 유권자들의 투표가 ‘정치적 왼쪽’으로 향하는 흐름과 관련해서는 “(논란이 되는 사회적 문제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정당까지 거론할 게 없다. 여성 문제를 보자.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조차 이번 선거에서 여성 후보들을 찾기 어려웠다. 유권자들의 이러한 열망이 대안정당을 찾다보니까 진보정당에 모인 것 같다”고 논평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역시 같은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대 시대적 요구, 이 요구에는 진보적인 사회문제도 포함돼 있다. 이런 문제를 보수정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이 경우) 유권자들은 진정 보수정당들이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정당인가’를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