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야당과 협치" 주문에… 민주 "협치", 한국 "책임", 평화 "회한", 정의 "민심"
  •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8일 4당 원내대표와 만났다. 4당 대표들은 6·13 지방선거 이후 비상사태를 맞은 바른미래당의 비대위원장이 자신을 예방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도 각 당의 입장을 반영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 ▲ 김성태 지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성태 지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추미애 "대립적 시각 대신 협치 응해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동철 위원장과 만나 여야 간의 '협치'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추 대표는 이날 김 위원장에게 "여야적인 대립적 시각에서의 협치가 아니라 과제별 협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추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크게 이기기는 했지만 국민들은 평화와 민생, 경제에 대한 국회의 노력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국회 입장에서만 문제를 꺼내게 되면 국회가 통째로 국민에게 외면 받지 않을까 우려 된다"며 "국민 중심 시선에서 국회가 도리를 다할 수 있는 협치 복원을 위해 분위기를 조성할테니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온 야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김동철 위원장은 "협치는 단순히 통보하고 와달라고 하는 게 아니다"며 "사전에 서로 물밑에서 교환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서 야당의 의견이 국정에 반영되는 것이 진정한 협치"라고 반박했다. 협치를 말하는 정부여당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야당과의 협치로 국정을 운영할 때 문재인 정부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점을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덧붙였다.

    ◆ 김성태 "야당이 신뢰받지 못한데 책임 통감"

    김성태 자유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은 김동철 위원장과 만나 6·13 지방선거에서 보수 정당이 참패한 데 대해 함께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성태 권한대행은 "지난 6·13 지방선거를 치렀지만, 문재인 정부의 독단과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속에서도 야당이 국민에게 신뢰를 얻지 못한 부분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김 권한대행은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장과 야권 공조, 협력을 하며 국회가 국회답게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동철 위원장 역시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여권이 압승한 것은 여권이 잘 한 것도 있겠지만, 저희 야권이 잘못한 데 대한 심판의 성격도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김 권한대행과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저희들은 선거 참패에 따라 혁신에 혁신을 거듭해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하겠지만, 중앙 정치에 이어 지방 정치까지 (장악해) 민주당이 오만과 독선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 ▲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조배숙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선거 결과 아쉬워"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김동철 위원장과 만나 국민의당이 분당되기 전 한솥밥을 먹던 시절을 회상했다. 민주평화당은 지방선거 직후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 영입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표는 "역사적인 상상은 아무 의미 없다고 하지만, 과거 국민의당에 같이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과거에 우리가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선거 결과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며 "여러 아쉬움 많다"고 지난날을 돌이켰다. 

    이에 김 위원장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바른미래당이나 민주평화당이나 추구하는 가치와 노선은 대동소이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부터라도 두 당이 신뢰를 구축하면서 정책 공조 등을 해나가는 게 야권으로서 할 일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정계개편과 관련해선 "여권이 성숙되고 국민들이 동의해주실 때 해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조 대표는 "평가가 주관적인 것 같다"며 "김동철 의원님은 가치나 정책에 있어서 별반 차이를 못 느낀다고 했지만, 저희는 호남정신과 평화의 가치 이런 부분에 간극을 느꼈다"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야권 정계개편에 앞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 이정미 "한반도 평화 바람 체감하지 못했나"

    한편, 이정미 정의당 대표 예방 자리에서도 두 대표 간의 의견 차이가 드러났다.

    이정미 대표는 김동철 위원장에게 "지방선거 진행되는 동안 우리가 체감하지 못했을지 몰라도 한반도에는 평화의 큰 바람이 불고 있었고 민심의 풍향계는 그 변화를 어떻게, 어떤 정치 세력이 제대로 수렴하는가에 놓여있음을 절실히 느끼는 과정이었다"고 했다. 보수 정당들이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읽지 못해 찬물을 끼얹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김동철 위원장은 "이정미 대표 말씀대로 평화와 정의가 지금의 시대 정신이라 생각한다"고 동조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선거에서 압승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사회 경제 정책을 잘했다고 용인한 건 아니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사회경제 정책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커다란 실정이 드러나고 있고, 야권은 힘을 합쳐 견제와 균형이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이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것을 두고 야당으로서 견제의 날을 세워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