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옥, '이부망천' 발언으로 논란 일파만파… 표창원은 '묻지마 1번 투표' 논란
  • 6·13 지방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부 정치인의 발언이 구설에 올라 판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주목된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의 이른바 '이부망천' 발언이 한국당 인천 선거에는 물론 전국적으로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표창원 의원의 트위터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 정태옥의 '이부망천' 발언에 한국당 '부글부글'…논란 차단에 총력

    선거전이 막판을 향해가는 가운데 정태옥 의원의 인천·부천 비하 발언으로 알려진 이른바 '이부망천'의 파장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정 의원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인천과 부천에 대해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데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거나 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갔다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나 이런 쪽으로 간다"고 발언한 것이 화근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당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인천 선거에서 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상당한 악재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한국당의 유정복 후보는 "인천에 대한 이해와 사랑도 없이 함부로 발언한 정태옥 의원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며 강수를 들고 나왔다.

    한국당 지도부 역시 정 의원에 '철퇴'를 가할 계획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경박한 잘못된 발언을 했다"며 11일에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징계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어떻게든 정 의원 발언의 파장을 막겠다는 의도다.


    ◆ 이번에는 표창원의 '손가락'이… '허위사실 공표'에 '묻지마 투표' 권유 논란까지

    그런 가운데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트위터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평소 SNS를 활발하게 활용해 온 표 의원이 결국 또 한 번의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표 의원은 지난 8일 같은 당 소속의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면서 "세월호 노란 리본, 백남기 농민 물대포 규탄, 국정농단 박근혜 탄핵현장에 이재명은 있었고 남경필은 없었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남 후보 측은 즉각 반발했다. 표 의원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것이다. 실제 남 후보는 2주간이나 진도 팽목항에 머물렀고, 도지사 재임 동안 4년에 걸쳐 세월호 합동 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했다. 또 백남기 농민을 조문하기도 했다. 남 후보는 표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표 의원의 답변은 다소 궁색했다. "다른 새누리 사람들과 달리 당시 조문과 분향소 운영 등은 평가받을 만하지만 그것이 진실 규명, 규탄과 탄핵 투쟁 '현장' 동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내용이 '묻지마 투표'를 권유한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캡쳐]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내용이 '묻지마 투표'를 권유한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캡쳐]
    표 의원의 SNS 발언이 구설에 오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여배우 스캔들', '형수 욕설'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에 대해 소위 '묻지마 투표'를 권유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표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경기도지사 후보 관련 우려와 걱정과 문의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혼란과 상처 어려움 끼쳐 드린 점 민주당 경기도당 의원 자격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선거 후 자세한 말씀 드리겠다. 일단은 한반도 평화, 문재인 정부 성공, 경기도 행정혁신과 공정한 도정 위해 #기호1번 투표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다수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1번을 찍으라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인터넷에서 "이보다 더 추할 수가", "일단은 1번 찍어라 동의할 수 없습니다. 자격 미달입니다"라는 등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표 의원은 결국 "여러분의 요청에 따라 선거 끝까지 경기도 이야기는 안 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 측 홍기원 대변인은 "표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논란에 대해 '일단 1번 투표하고 선거 후에 말하겠다'며 유권자들에게 묻지마식 투표를 강요하고 있다. 실망을 넘어 지탄을 금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 '악재' 혹은 '호재'… 선거 직전 정치인의 '입'은 늘 변수

    선거 직전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가 판세를 뒤바꾼 사례는 다양하다. 결정적 '발목잡기'가 됐던 사례도 있는 반면, 말 한마디로 지지층을 결집시킨 효자 노릇을 한 적도 있다.

    선거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실수 사례'는 바로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의 '노인 비하' 논란 발언.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 던진 말 한마디는 선거판을 뒤흔들었다.

    정 의원은 당시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투표일에)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발언해 거센 역풍을 맞았다. 이 발언의 여파로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정국이라는 우호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과반이 겨우 넘는 152석을 얻는 데 그쳤다는 분석이다.

    2012년 총선에서도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은 반복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통합민주당의 김용민 당시 서울 노원병 후보는 "노인네들이 시청에서 시위하지 못하도록 시청역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면 된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그 해 치러진 대선에서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박근혜 떨어뜨리러 나왔다"고 발언해 보수층 결집 명분을 제공하기도 했다.

    한편 정치인의 말 한마디가 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한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커터 칼 피습 사건'을 당했을 당시 병실에서 측근을 만나 "대전은요?"라고 물어 당 대표로서의 책임감을 보인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당시 한나라당의 대전 선거에 결정적 호재로 작용했다는 것이 정치권 중론이다.

    이처럼 선거 직전 정치인의 말 한마디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해온 만큼, 여야는 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철저한 '입단속'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