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전 마지막 TV토론회...김태호 vs 김경수, '드루킹 게이트' 놓고 격돌
  • ▲ 경남도지사 후보들이 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KBS 창원홀에서 열리는 생방송 경남도지사 선거 후보자 토론회를 앞두고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 바른미래당 김유근 후보. ⓒ연합뉴스
    ▲ 경남도지사 후보들이 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KBS 창원홀에서 열리는 생방송 경남도지사 선거 후보자 토론회를 앞두고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 바른미래당 김유근 후보. ⓒ연합뉴스

    "경남 경제가 위기인데 선거가 끝나자마자 드루킹 특검을 받아야 하는 후보와, 바로 일할 수 있는 후보 가운데 누가 더 적임입니까?"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후보가 8일 경남 합천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한 발언이다. 그는 "어제 특검이 임명돼 민주주의를 파행시키고 있는 자들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은 '매크로'라는 기계로 여론조작을 가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전날 밤 선거관리위원회 주관 경남지사 후보 TV토론회에서 김태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는 '드루킹 게이트'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두 후보와 바른미래당 김유근 후보 3명은 KBS 창원홀에서 밤 11시 15분부터 90분 동안 생방송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투표일 전 마지막으로 실시된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학교 무상급식 확대 등 현안을 두고도 기싸움을 이어갔다.

    먼저 공약 검증 상호토론에서 주도권을 쥔 김태호 후보는 드루킹 사건을 들고 포문을 열었다.

    김태호 후보는 김경수 후보를 향해 "오늘 드루킹 특검이 임명됐다는 뉴스가 있었다. 드루킹 의혹과 관련해 김경수 후보는 차고 넘칠 정도로 증거가 있는 게 사실이고, 선거가 끝나면 특검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현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드루킹 사건에 관계된 사람으로서, 최소한 사과하는 것이 예의"라며 "사과할 용의가 없느냐"고 압박했다.

    이에 김경수 후보는 "특검은 제가 요구했고, 지금은 야당이 추천하는 특검이다. 제가 문제가 있었다면 그런 특검을 요구했겠느냐"라며 "차고 넘칠 만큼 증거가 있다는 그 발언을 거꾸로 김태호 후보가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 근거 없는 정치 공세, 낡은 정치는 도민이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태호 후보는 다시 "김경수 후보의 '말 바꾸기'는 어디가 끝인지 모를 정도다. 드루킹이 옥중편지를 통해 처음부터 지시한 책임자가 김경수 후보라고 밝히지 않았나. 그런데도 도민께 사과를 안 하실 거냐"고 재차 다그쳤다.

    그러자 김경수 후보는 "제가 책임져야 할 법적인 문제가 나온 부분이 없고 주장만 있을 뿐이다"며 "또 다시 네거티브 정치를 한다"고 했다.

    김태호 후보는 "국민의 알 권리를 말씀드린 것이고,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라며 "도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 ▲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KBS 창원홀에서 열리는 생방송 경남도지사 선거 후보자 토론회를 앞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KBS 창원홀에서 열리는 생방송 경남도지사 선거 후보자 토론회를 앞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코너로 몰린 김경수, '무상급식' 카드로 반격

    김경수 후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도지사 재임 시절 실정을 부각하면서 김태호 후보의 공동책임론을 제기했다.

    김경수 후보는 "홍준표 지사 시절 아이들 밥그릇을 차버리는 불행한 사태와 비교하면 김태호 후보가 무상급식 확대 공약을 내서 감사하다. 그러나 무상급식은 홍 전 지사도 선거 때 공약했지만, 당선 이후 무상급식 지원을 거부했다"며 "도민들이 김태호 후보의 무상급식 공약을 믿을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태호 후보는 "무상급식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의 먹는 문제는 이념적으로 볼 게 아니다. 무상급식을 고등학교까지 확대 추진하겠다"고 자신의 공약을 재확인했다.

    김태호 후보는 "김경수 후보 선거공보물을 보면 5년 동안 낸 세금 총액이 138만원으로 되어 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적이 있는데 선거공보물에는 민주화 유공자로 포장돼 있다. 그리고 군대에 안 간 문제 등 3가지에 대해 해명 기회를 드리겠다"고 했다.

    그러자 김경수 후보는 "오늘 TV토론이 경남의 미래를 걱정하고 경남경제와 민생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토론회가 되기를 바랐다"며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네거티브로 일관하는 이런 토론이 된 것에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마지막 지지 당부에 나선 바른미래당 김유근 후보는 "그동안 경남도지사 자리를 정치인들에 맡겨왔다. 기호 1번, 기호 2번에도 맡겨 보았으나 바뀐 게 없다. 이번에 기호 3번 김유근 후보를 선택하시면 바른 미래, 바른 경남이 올 것이다. 저를 밀어주시면 경남경제를 확실하게 살리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