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북한 입장 대변하다 미국 신뢰 잃어… 성김 대사 면담계획도 없다니" 질타
  • ▲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제공
    ▲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북한을 대하는 방식을 놓고 문재인 정부와 미국이 엇박자를 내며 이른바 '코리아 패싱'이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유럽을 순방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27일(현지시각) 순방 기자들에게 "미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 한국에 너무 깊게 들어가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기자회견에서 비핵화 방안에 대해 자세히 밝히지 않은 이유를 이낙연 총리가 대신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 총리는 해당 발언이 불러올 파장을 의식한 듯 판문점에서 진행된 미북 간 실무협상을 언급하며 "결정은 협의 당사자인 북미가 하겠지만 (회담) 위치 자체가 한국의 일정한 역할을 용인한 것으로, 한국이 협의의 직접적 당사자는 아니지만 우리의 역할이 수용될 여지가 조금씩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총리의 발언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많았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29일 이 총리의 발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어설픈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의 당사자로서 중재 역할은커녕 북한에 대한 입장만 대변하다 미국으로부터 신뢰를 상실하고 문재인 패싱의 굴욕만 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워싱턴에서) 귀국한 지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미북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지만 청와대는 사전 통보조차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재자니 운전자니 하던 문재인 대통령이 제 역할을 잃고 사면초가에 빠진 것"이라며 "결국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우리가 담보하고 핵폐기에 대한 모든 방법은 미국의 하명만 기다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이 미북 간 실무협의에서 미국 측 협상팀을 이끄는 성 김 주필리핀 대사를 면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문 대통령이 한반도 외교전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성 김 대사를 면담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북을 교차방문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또 성 김 대사가 청와대 차량을 타고 판문점을 갔다는 보도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전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점점 멀어지는 한미관계와 관련해 "결국 대한민국이 미국 동맹국이 아니라 김정은과 한편이 되어 미국에 맞서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만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심지어 김정은에 부족한 것은 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비핵화 할 경우 적대관계 종식, 체제안정 보장이라는 미국 적대시 정책이 문제라는 북한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