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도 캠프도 단일화 필요성 공감... 투표용지 인쇄되는 27일이 1차 데드라인
  • ▲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왼쪽)과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오른쪽) ⓒ뉴데일리 DB
    ▲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왼쪽)과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오른쪽) ⓒ뉴데일리 DB
    김문수-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물길을 열어준 사람은 다름 아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다. '후보간 단일화'에 대해 반대하지 않겠다고 발언, 사실상 김문수-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를 기대한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다.

    23일 천안의 남산중앙시장을 찾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단일화는 정당 차원에서는 생각하지 않고, 후보들끼리는 (단일화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개인적으로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대당 차원의 단일화는 없겠지만,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는 사실상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최근 김문수·안철수 두 후보 모두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을 표해왔기 때문이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측도 홍준표 대표의 발언을 반기는 분위기다. 

    안철수 캠프 측 핵심 관계자는 24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캠프 안팎에서) 이대로는 이기기 힘들기 때문에 연대나 단일화 구도로 정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그는 "노력은 해봐야 하겠지만 답은 그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만만한 것은 아니겠지만 결국 후보 당사자 간 어떤 정치적 결단이 있어야 하고 (잘 정리가 된다면) 마지막 순간에 공식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로서는) 탐색 수준의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어차피 투표용지 인쇄 전에는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단일화의 물꼬를 튼 홍준표 대표에게 화답한 셈이다.

    후보 간 공감대 형성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연 김문수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공감 연대'라는 표현을 썼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박원순 시장의 3선을 막는 데 '공감'을 한다는 뜻이다. 23일에는 또 다시 "안철수 후보가 저와 입지와 생각이 같다면 깨끗하게 단일화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 역시 단일화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경전은 여전하다. 김문수 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이념과 가치관을 문제 삼으며 '보수 단일 후보'로서의 자격론을 문제삼고 있다. 그리고 사실상 김문수 후보의 일방적인 사퇴 및 양보만이 단일화 방안이라고 주장하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 역시 '표심에 의한 단일화'를 언급하며, 김문수 후보의 양보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안철수 후보는 "나만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라며 경쟁력 면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두 후보 중 누군가가 먼저 양보를 할 가능성은 요원해 보인다. 만약 경선 방식의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여론조사 대상, 방식, 기간 등을 둘러싼 치열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서로 엎치락 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결국 두 후보의 단일화 물꼬는 당대당 차원의 협의를 통해 가능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서울 뿐만 아니라 대구, 부산, 경남, 울산, 충청권 등 광역단체장 선거는 물론 열 두곳에서 열리는 국회의원 재보걸 선거에서도 보수층 표심이 갈라져 있다. 당대당 차원의 전체적인 단일화 그림이 그려지지 않으면 후보 차원의 개인적 단일화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시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편 24일 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시작된 가운데 이번 주말이 단일화 논의의 '데드라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8~9일 양일간 사전선거가 실시되고 이달 27일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될 것으로 보여, 그 전에 극적인 단일화가 있어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