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 “시리아의 이란 군 시설 대부분 파괴”…전투기 28대로 50여 곳 공습
  • ▲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에 떨어지는 이스라엘 공대지 미사일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에 떨어지는 이스라엘 공대지 미사일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리에게 비를 뿌린다면 너희는 홍수를 맞게 될 것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아비고르 리버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시리아에 주둔 중인 이란 군 시설을 박살낸 뒤 이란 정부를 향해 던진 경고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이날 이스라엘 방위군이 시리아 내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난 9일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시리아에 있는 이란 군 시설을 공격, 대부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리버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또한 “이란이 시리아를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의 기지로 삼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과 시리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이스라엘 방위군은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을 돕고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주요 기지를 철저히 파괴한 것으로 보인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영국 소재 ‘시리아 인권관측소’를 인용해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으로 알 아사드 정부군과 동맹군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최소한 23명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 18명은 외국인, 5명은 알 아사드 정부군 병사라고 한다. 외국인 사망자 가운데 이란 혁명수비대가 몇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그러나 시리아 군 당국은 ‘시리아 인권관측소’의 주장을 부정하며 이스라엘 방위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사람은 3명, 부상자는 2명에 불과하며, 레이더 기지와 탄약고, 여럿의 대공 방어망이 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공군의 F-15와 F-16 전투기 28대가 시리아에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 기지 12곳에 70여 발의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10기 이상의 지대지 미사일도 쏘았다”는 러시아 군 당국의 발표도 전했다.
  • ▲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공개한 시리아 내 공습 목표 위치. 실제로는 50여 곳을 공격했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 관련보도 화면캡쳐-IDF 제공.
    ▲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공개한 시리아 내 공습 목표 위치. 실제로는 50여 곳을 공격했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 관련보도 화면캡쳐-IDF 제공.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은 “시리아에 있는 거의 모든 이란 군 기지를 파괴했으며, 우리의 공습에 대항해 이란 혁명수비대가 20여 발의 미사일을 쏘았으나 ‘아이언 돔’이 이 가운데 4발을 요격했으며, 나머지 미사일은 시리아 영토에 떨어졌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스라엘의 공습에 맞서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는 ‘그라드’ 미사일과 ‘파지르-5’ 미사일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또한 이번 공습은 시리아 내에 있는 50여 개의 이란 군 기지를 목표로 했으며, 이 가운데는 정보센터, 무기고, 보급창고, 관측소, 물류센터, 그리고 이스라엘을 공격했던 미사일 포대 기지가 포함됐다고 밝혔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이란 혁명수비대와 이스라엘 방위군 간의 쌍방 공격은 1973년 욤 키푸르 전쟁(제4차 중동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공격”이라며 “이스라엘 방위군은 SA-5, SA-2, SA-17, SA-22 등의 대공 미사일 방어망이 위험할 것이라는 아랍 언론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공습을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방위군의 시리아 공습은 지난 10일 오전 0시부터 시리아에 주둔 중인 이란 혁명수비대 예하 쿠드스 부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이었다. 이란 쿠드스 부대는 골란 고원 일대를 향해 20여 발의 미사일-정확히는 무유도 대구경 로켓-을 발사했다. 이스라엘 방위군이 ‘아이언 돔’으로 대부분을 요격해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국내외 언론들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교전’이 전면전으로 번질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씽크탱크와 군사 전문가들이 지적한 것처럼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면전 가능성은 높은 편이 아니다.

    이란은 정확도가 높지 않은 탄도미사일 외에는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단이 없다. 이마저도 세계 최초로 4중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한 이스라엘에게는 큰 위협이 아니다. 반면 이스라엘은 공군기와 탄도미사일, 포병, 기갑전력을 통해 보복이 가능하다. 게다가 최소 100기 이상의 핵무기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이란이 ‘결전병기’라며 핵무기나 화학무기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러시아조차도 이를 봐주지 못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걸프협력회의 6개국의 참전까지 불러올 수 있어,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대등한 전쟁은 사실상 어려운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