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상회담 사전 교섭서 북한에 요구” 아사히 보도
  • ▲ 마이크 폼페오 美국무장관과 김정은. 최근 억류 미국인 석방을 교섭하러 방북했던 미국 대표단이 북한에 핵기술자 수천여 명의 해외이주와 핵실험 데이터의 폐기를 요구했다고 한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마이크 폼페오 美국무장관과 김정은. 최근 억류 미국인 석방을 교섭하러 방북했던 미국 대표단이 북한에 핵기술자 수천여 명의 해외이주와 핵실험 데이터의 폐기를 요구했다고 한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美北정상회담 시간과 장소에 대한 사전 교섭을 하기 위해 방북한 미국 측이 북한 측에 핵무기 개발 기술자를 모두 해외로 이주시키고 관련 자료를 전량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고 日아사히 신문이 지난 10일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日아사히 신문은 “미국이 美日정상회담 이전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을 해결하기 위해 방북했지만 핵폐기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의견 차이가 메워졌는지는 의문”이라며 이 같이 전했다.

    日아사히 신문은 “미국은 북한 측에 핵개발 관련 데이터의 폐기와 핵 기술자들의 해외 이주를 요구했다”면서 “미국 측의 요구 수준이 높아 북한 측은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日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에게 6번의 핵실험을 통해 얻은 관련 데이터와 폐쇄할 예정인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얻은 데이터의 폐기, 그리고 핵무기 개발에 참여한 수천여 명의 기술자들을 모두 해외로 이주시키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미국의 이 같은 요구에 북한은 핵무기 개발 기술자의 이주에는 난색을 표시했고 핵실험 데이터 폐기에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런 미국의 요구에 북한이 난색을 표하면서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PVID)가 美北정상회담에서 합의될지 의문이라는 것이 日아사히 신문의 지적이었다.
  • ▲ 지금까지 알려진 북한 내 핵무기 관련 시설들. 이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시설이 수천 곳으로 추정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금까지 알려진 북한 내 핵무기 관련 시설들. 이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시설이 수천 곳으로 추정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日아사히 신문은 같은 날 다른 보도를 통해 트럼프 美대통령과 시진핑 中국가주석이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이 핵무기를 영구적으로 폐기할 때까지는 경제 제재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에 일치를 봤다”는 소식도 전했다.

    日아사히 신문의 보도는 미국이 북한에게 요구하는 PVID가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주요 외신 보도와 美정부 발표를 종합해 보면, 미국이 요구하는 PVID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운반수단(탄도미사일) 폐기뿐만 아니라 풍계리 핵실험장, 영변 핵시설, 비밀 군수공장 등 북한 전역에 산재한 핵무기 관련 시설의 폐쇄와 보관 자료의 폐기, 핵무기 개발에 참여했던 과학자와 기술자의 해외 이주 등이 모두 포함된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이 우라늄 농축과 핵시설의 평화적 이용, 탄도미사일 폐기 제외 등을 허용한 ‘이란핵협정’을 왜 “최악의 협상 결과이자 끔찍한 협정”이라고 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만약 북한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핵실험 데이터와 핵개발 종사자들의 해외 이주에 동의한다면, 국제사회의 사찰을 받지 않은 비밀 핵시설과 핵물질이 존재한다고 해도 북한이 다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은 최소 몇 년으로 늦춰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