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회담에 민주 "평화 달성" 한국 "北 주장 그대로"…종전 세번의 합의 되풀이 비핵화 말잔치 우려
  •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남북정상회담 앞에 신장식 작가의 그림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남북정상회담 앞에 신장식 작가의 그림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여야가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에 대한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이라며 격양된 모습을 보인 반면, 자유한국당은 "북한 김정은이 불러준 대로 박아 적은 것"이라고 혹평했다. 바른미래당은 "구체적인 실천 로드맵이 담긴 추가합의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7일 합의문 발표 직후 현안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은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정세의 대전환점을 만든 역사적 사변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 대변인은 "남북의 정상이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천명한 것은 매우 뜻 깊다"며 "이제 더 이상 분열과 갈등의 한반도가 아니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가 왔음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올해 남과 북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을 개최키로 한 것은 전쟁종식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밖에도 ▲남북의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이산가족 상봉 ▲서해북방한계선의 평화수역 조성 등 모든 합의문 내용에 동의하며,  "더불어민주당은 남북정상의 선언문이 온전히 실현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뒷받침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번 합의문에 대해 "김정은이 불러준 것을 적어온 수준"이라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남북 정상회담은 김정은과 문재인 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평화쇼에 불과했다"며 "북의 통일전선 전략인 우리 민족끼리 라는 주장에 동조하면서 북핵 폐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 하고 김정은이 불러준대로 받아 적은 것이 남북정상회담 발표문"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참으로 걱정스럽다"며 "대북문제도 대국민 쇼로 일관하는 저들이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깨어 있는 국민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킨다"고 강조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오늘 발표된 판문점 선언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내용으로 북한의 핵포기 의사는 발견할 수 없었다"며 "오히려 대한민국의 안보, 경제 면에서의 일방적인 빗장풀기에 지나지 않음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반발했다. 
    전 대변인은 "이전정부가 북한에 약속한 6.15 선언 및 10.4선언으로 인한 청구서를 다시금 받아들게 되었으며 당시 논란이 되었던 서해 NLL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그리고 북한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대북확성기 및 대북전단 살포 중단의 약속해주고야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 핵포기 없이 진행되는 군축 및 자주통일 논의는 그동안 북한이 지속해온 통일전선전술에 지나지 않는다"며 "우리가 보지 못한 북한의 핵포기 약속이 문재인 정권에는 보인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오늘 한반도의 운명 및 세계평화의 길목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끝까지 지켜보며 그동안 우리 당이 염려하고 국민들께 드려왔던 말씀이 틀리지 않았음을 재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자유한국당은 북한이 핵포기를 통한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평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바른미래당은 합의문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합의된 내용 상당 부분이 과거에도 합의되었던 사항임을 고려하면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실질적 이행"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은 당의 입장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진전시키는 구체적 실행방안 합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며 핵무기, 핵시설, 핵물질 처리방법·처리시한·폐기 검증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들어간 추가 합의문을 요구했다. 

  •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다음은 이날 판문점에서 발표된 남북 정상간 공동선언문 전문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와 번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을 담아 한반도에서 역사적인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뜻깊은 시기에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했다.

    양 정상은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일어나가며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아 역사의 땅 판문점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1. 남과 북은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절박한 요구이다.

    ⓛ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하였으며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 써 관계 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로 했다.

    ② 남과 북은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실천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했다.

    ③ 남과 북은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했다.

    ④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안으로는 6·15를 비롯하여 남과북에 다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여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밖으로는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했다.

    ⑤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남북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여 이산가족·친척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협의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당면하여 오는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했다.

    ⑥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

    2.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①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당면하여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②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했다.

    ③ 남과 북은 상호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이 활성화 되는 데 따른 여러 가지 군사적 보장대책을 취하기로 했다.

    남과 북은 쌍방 사이에 제기되는 군사적 문제를 지체 없이 협의 해결하기 위하여 국방부장관회담을 비롯한 군사당국자회담을 자주 개최하며 5월 중에 먼저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했다.

    3.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다.

    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이다.

    ① 남과 북은 그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을 때 대한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기로 했다.

    ②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

    ③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④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했다.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하여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당면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

  •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