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갑 재선거, 女후보 전략공천 추진에 지역 男후보 반발
  •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광주 서갑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을 전략공천 대상지로 결정하자, 출마를 희망하는 예비후보의 반발이 일어 '시름'을 앓고 있다. 당헌상 공천에 여성을 30% 이상 포함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이 민주당 전략공천의 이유다.

    한편 20대 총선 전 같은 의무 공천 요구를 받았던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은 김무성 전 대표가 여성단체와 설전을 불사하면서까지 반대해둔 바 있어,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공천 잡음이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18일 광주 서갑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을 전략공천 대상지로 전날 결정했다고 밝혔다.

    광주 서갑은 현재 박혜자 전 의원과 송갑석 광주학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공천을 신청한 곳이다. 공관위는 지난 16일 이들에 대한 서류 및 면접심사를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면접 후 하루 만에 전략공천 대상지 결정이 내려지자, 송갑석 예비후보는 경선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송갑석 후보 측은 이날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갑 국회의원 재선거 밀실 전략공천 시도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사실상 박혜자 전 의원을 염두에 두고 전략공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의원의 전략공천을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건강 상의 이유로 불참해 논의가 보류됐다.

    광주 서갑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에도 여성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돼 박혜자 전 의원이 단수추천됐었다. 동일인이 한 지역구에서 거듭 전략공천을 받는다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송갑석 후보는 "2년 전 국민의당 바람에 산화한 뒤 수년간 권토중래한 후보가 있고, 복수의 예비후보가 나선만큼 경선을 실시하는 게 타당함에도 어떻게 두 번이나 같은 선거구에서 전략공천한다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무성 의원.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무성 의원.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이같이 민주당이 공천 과정에서 '여성 30% 의무화' 규정에 몸살을 앓고 있는 반면, 한국당의 상황은 달라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 2015년 8월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등 30여 명은 김무성 전 대표를 찾아가 여성 공천 비율 30% 이상을 골자로 한 정치관계법을 개정해 달라는 1만 인 서명 명부를 전달했다. 과거 문재인 대표 시절의 새정치민주연합도 같은 건의문을 받아 의무화시켰다.

    하지만 김무성 당시 대표는 의무화에 난색을 표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이미 혁신위가 여성의 정치권 진출을 돕기 위한 안을 발의했다"면서 "우리는 관철시킬 의지가 있기 때문에 나한테 가져올 게 아니라 야당에 가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이유를 들었다.

    이에 최 회장은 "현재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한국당의 안은 속임수 같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자 김무성 대표는 '속임수'라는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말씀 삼가시라. 이제 만남 안 하겠다"며 "지역구에서 경쟁력 있는 여성을 추천하면 얼마든지 당선될 수 있다. 당선될 노력부터 하라"고 일축했다.

    해당 사안이 일어난 뒤 약 2년이 흐른 지금, 한국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 의무화 조항 없이도 배현진 전 MBC 앵커를 서울 송파을에 공천했다. 광주 서갑에도 여성인 권애영 전남도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당은 기초단체장의 경우 청년·여성 50% 이상 공천 기준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