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中장백현서 촬영…北양강도 혜산시서 중국으로 가려던 모녀 모습 촬영”
  • ▲ '자유아시아방송'이 공개한 영상 가운데 숨진 여성을 둘러싼 북한군들의 모습. 등 위로 총이 보인다. ⓒ美RFA 관련보도 공개영상 화면캡쳐.
    ▲ '자유아시아방송'이 공개한 영상 가운데 숨진 여성을 둘러싼 북한군들의 모습. 등 위로 총이 보인다. ⓒ美RFA 관련보도 공개영상 화면캡쳐.
    美‘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압록강을 통해 중국으로 넘어가려던 여성이 북한군의 총에 맞아 숨진 영상을 지난 2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공개한 영상은 한 탈북자가 중국에 거주하는 동생으로부터 받은 메시지와 동영상이라고 한다. 영상은 中장백현에서 찍었으며, 강 건너로 혜산시가 보인다.

    영상을 보면 얼어붙은 강 위에 한 여성이 쓰러져 있고, 그 옆의 여성이 시신을 붙들고 오열하고 있다. 쓰러진 여성은 살아남은 여성의 모친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설명했다.

    영상을 계속 보면 쓰러진 여성에게 곧 북한 군인들이 달려가는 모습도 보였다. 북한군은 쓰러진 여성을 일으켜 세우려 하지만 무게를 못 이기고 다시 놓아 버린다. 살아남은 여성이 울부짖지만 북한 쪽 강변에서 지켜보는 사람 어느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이 영상을 ‘자유아시아방송’에 제공한 탈북자는 “중국에 사는 동생과 하루에 한 번 씩 연락하는데 어느날 문득 이 영상과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나도 북한에 남은 가족들을 데려오려 했는데 이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아 포기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탈북자는 해당 영상 속의 피해 모녀가 대낮에 탈북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이런 사례가 적지 않은데 북한군이 총을 쏴 살해했다는 점, 그리고 살아남은 딸이 겪을 고통을 생각하며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영상 속 모녀는 분명 탈북하려 했던 것 같다”는 다른 탈북자의 의견과 함께 “북한의 국경 경비가 강화됐지만 탈북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특히 김정은이 집권한 뒤 외부 정보의 유입과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국경경비 강화, 불법전화 통화단소은 물론 국경 지역의 압록강과 두만강을 따라 전기 철조마까지 설치했다”면서 “이제는 강을 건너는 데만 한국 돈으로 약 1,500만 원의 비용이 들 정도로 탈북 자체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영상 속 숨진 여성의 시신은 북송된 것으로 알려졌고, 북한 당국은 현재 내부 강연에서 ‘한국 정부가 탈북자를 더는 받아들이지 않고 북송하고 있다’면서 탈북하지 말라는 선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해당 영상에 대한 북한전문가들의 의견도 곁들였다.

    그렉 스칼라튜 美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목격자 말로는 탈북이었다, 도강(渡江)이었다 라는데 밀수를 저질렀다 해도 총으로 살해하는 것은 심각한 인권 유린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고, 이시마루 지로 日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뒤 국경 경비가 매우 강화됐다”면서 “이제는 중국을 통한 탈북이 불가능해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다고 한다.

    북한군이 탈북자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일은 20년 전에는 흔한 일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국경경비대에게 뇌물을 쓸 경우에는 안내까지 받으며 탈북하거나 중국을 오갈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 속 사건은 김정은이 체제 유지를 위해 얼마나 병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