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측에서도 지방선거 출마 요구, 지지 기반 바꿔 대선 노려라?
  • ▲ 유승민-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위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유승민-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위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의 지방선거 출마 요구가 당사자의 거듭되는 거부에도 불구하고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주목된다.

    앞서 유승민 공동대표는 자신을 향한 당내 출마 요구에 상당히 민감함 반응을 보이며 여러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유 공동대표는 "만찬 자리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참석한 의원들에게도) 경기지사든 서울시장이든 대구시장이든, 앞으로 제 출마 이야기를 절대 꺼내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쐐기를 박았다.

    유 공동대표의 이같은 경고성 발언은 서울시장 출마를 노리는 안철수 대표 측이 자신을 지방선거에 같이 끌고 들어가려는 것으로 보고 안 대표 측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 공동대표의 지방선거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주로 국민의당 출신에서 나왔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당 출신 지역위원장들은 안철수·유승민의 지방선거 동시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출신 지역위원장은 한 명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명서에 참여했다는 한 국민의당 출신 지역위원장은 "당 지지율이 낮다는 것은 당을 이끄는 대표들이 뭔가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라며 "본인이 지방선거에 출마해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의 출마 압박이 커지자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은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바른정당 출신 당 관계자는 "국민의당 측에서 유승민 대표를 폄하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며 "누군가는 남아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 해야 한다"고 부정적 반응을 드러냈다.

    하지만 유승민 공동대표의 출마 요구는 전 국민의당 측뿐만 아니라 전 바른정당 측에서도 일부 거론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유승민 대표가 서울시장에 나오고 안철수 대표가 대구나 부산 시장에 출마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하 의원은 "대구에선 유승민보다 외려 안철수의 확장성이 더 클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리는 2년 뒤 총선 때 대구에서 낙선하느니 차라리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으로 지지 기반을 갈아탄 다음 대선을 겨냥하는 게 좋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유승민 공동대표가 대구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힌 뒤 지역에서 인기가 없다. 다음 총선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하태경 의원이 괜히 유승민 대표에게 지방선거에 출마하라고 권유하는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실제 지금까지 전례를 보더라도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는 강력한 대권 후보로 부상해왔다. 만약 유 공동대표가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다음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2022년에 치르게 돼 있어 임기를 거의 채울 즈음 대선을 노려볼 수 있다.

    다만, 대구에서 4선을 지낸 유승민 대표는 자신이 2020년 총선 때 대구에서 낙선하리라 생각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이러한 제안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 정치권 관계자는 "유승민 대표와 하태경 의원의 전제가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며 "그러나 지지율 부진과 인재난 등 당내 여러 요인으로 볼 때 앞으로도 유승민 출마 요구 불씨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