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위급 인사 베이징 방문설에 청와대 진위 파악 비상한미일 - 북중러 구도 초래 우려… 한-미 소통채널도 '멈춤'
  • ▲ 베이징 도심에서 검은색 차량들이 오토바이 경호대와 함께 지나가는 모습. ⓒ뉴시스 DB
    ▲ 베이징 도심에서 검은색 차량들이 오토바이 경호대와 함께 지나가는 모습. ⓒ뉴시스 DB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최근 중국으로 향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남북고위급회담을 앞두고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미북정상회담까지 내다보고 사전에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 정부는 미국과 가까워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7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베이징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간 관계 개선이 이뤄지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의 발언은 앞서 지난 26일, 외교가를 중심으로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가 전격 중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에 대한 설명이다. 이날 오후 베이징 역에는 북한제로 보이는 열차가 도착했다. 또한 중국 베이징은 인민대회당 반경 100m 이내 접근이 차단되는 등 삼엄한 경비가 유지됐다.

    이례적인 삼엄한 경비에 해석은 엇갈렸다. 북한 김여정이 미북 정상회담 준비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는 관측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직접 방문했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이처럼 남북정상회담,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긴박하게 움직이는 북한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이 움직임에 대해서는 며칠 전 파악을 하고 있었고, 그와 관련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실제 북경에 어느 분이 와있는지, 누가 와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확인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구체적 내용과 관련된 부분은 말할 수 없다"며 "한반도 주변 상황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선입견을 가지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같은 청와대의 반응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과 미국과의 소통은 순탄치 않은 것처럼 보여서다. 그간 한국과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해온 북한이 중국과 비밀스럽게 문제를 의논한 것은 향후 대화가 한미일·북중러 구도로 흐를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일 수 있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같은 문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미국과 소통채널을 더 견고히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최근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고 이 자리에서 존 볼튼 전 유엔대사를 내정했다. 그간 정의용-맥마스터 대화라인으로 긴밀하게 미국과 소통해온 청와대는 '대북 초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튼 신임 보좌관과 새롭게 긴밀한 소통을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관련 소식은 없는 상태다.

    지난 23일 청와대는 "우리 입장에서는 새로운 내정자와 같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긴밀한 협의들을 진행할 예정"이라면서도 "아직은 내정자이기 때문에 지금은 통화를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존 볼튼 보좌관이 강경파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미북 정상회담을 주도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이전에 어떻게 해오셨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에도 청와대는 미국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렇다할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상황에 대해서는 미국도 주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면서도 "(미국이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는지는) 제가 확인하지 않았다"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