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블룸버그 통신, 소식통 인용해 “집권 7년 만에 깜짝 방중” 보도
  • ▲ 美블룸버그 통신은 27일
    ▲ 美블룸버그 통신은 27일 "김정은이 중국을 깜짝 방문한 것 같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美블룸버그 통신 관련보도 화면캡쳐.
    김정은 방중설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사실 여부를 두고 다양한 추측과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 고위층이 26일 중국을 방문한 것 같다는 첫 소식은 日교도통신이, 김정은이 방중했다는 설은 美블룸버그 통신에서 나왔다. 김정은이 방중한 것은 맞을까? 무슨 일로 간 걸까?

    베이징 도착 북한특별열차 김정은이 탔나?

    美블룸버그 통신은 27일 오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중국을 깜짝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의 방중은 2011년 집권한 이래 처음 외국으로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美블룸버그 통신은 “김정은이 중국에서 어디에 머무는지, 누구와 만나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 수가 없다”면서 “소식통들은 매우 민감한 정보여서 확인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美블룸버그 통신뿐만 아니라 일본 언론들도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이는 보도를 지난 26일 내놨다. 日교도통신은 “中베이징에 북한 고위급 인사가 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中북서쪽 국경도시인 단둥에서 김정은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북한 특별열차가 중국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日니폰TV는 북한 특별열차의 중국행과 관련해 2011년 김정일이 생전에 특별열차를 타고 中베이징을 찾았던 상황과 이날 오후 3시 경 베이징역에 도착한 북한 특별열차를 함께 보여주며 그때와 매우 비슷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日니폰TV는 이어 북한 특별열차에서 내린 일행들이 벤츠 S클래스 리무진을 타고 20여 대의 경찰차 호위를 받으며 中공산당의 영빈관인 ‘댜오위타이(조어대)’로 이동했고, 만찬 시간에 맞춰 中인민대회당에 갔다가 오후 10시 30분 무렵 다시 ‘댜오위타이’로 돌아갔다고 관련 영상과 함께 기사를 내보냈다.

    미국과 일본 언론의 보도 내용이 알려지자 한국과 미국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일부 한국 언론은 “청와대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이 중국에 간 것”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 ▲ 中베이징역으로 향하는 북한특별열차. 2011년 김정일이 방중할 때 탔던 열차와 매우 흡사하다. ⓒ日니폰뉴스 네트워크 관련보도 화면캡쳐.
    ▲ 中베이징역으로 향하는 북한특별열차. 2011년 김정일이 방중할 때 탔던 열차와 매우 흡사하다. ⓒ日니폰뉴스 네트워크 관련보도 화면캡쳐.
    김정은 방중설, 美 “확인할 수 없다” 靑 “아마 맞는 듯”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7일 “美백악관은 김정은 방중설에 대한 논평 요청에 확인할 수 없으며 확실한 사실인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이날 라즈 샤 美백악관 부대변인은 “북한 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상황이 예전보다는 좋아졌다”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압박 정책에 세계 각국이 동참하면서 효과를 나타냈고 그 결과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됐기 때문”이라면서 김정은 방중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화춘잉 中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고위관리가 중국에 도착한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대답했고, 백태현 한국 통일부 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북측도 정상회담 관련 준비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했다는 사실은 확인 안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다”고 한다.

    한편 한국 언론들은 27일 현재 중국을 방문한 것이 김정은인지 아니면 김여정인지를 두고 여러 가지 추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북한특별열차는 김씨 일가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추측에는 일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왜 중국을 찾은 것일까.
  • ▲ 베이징 역에서 中공산당 영빈관 '댜오위타이(조어대)'로 이동하는 벤츠 행렬. 앞뒤로 경찰차 20여 대가 경호하며 교통신호까지 잡았다고 한다. ⓒ日니폰TV 뉴스네트워크 관련보도 화면캡쳐.
    ▲ 베이징 역에서 中공산당 영빈관 '댜오위타이(조어대)'로 이동하는 벤츠 행렬. 앞뒤로 경찰차 20여 대가 경호하며 교통신호까지 잡았다고 한다. ⓒ日니폰TV 뉴스네트워크 관련보도 화면캡쳐.
    추측 가능한 김정은 방중 목적 세 가지

    김정은 또는 북한 최고위층이 중국을 찾았다면 이유는 뭘까. 국내 언론에서 가장 많이 제기하는 김정은의 방중 목적은 “美-北 회담에 앞서 중국 공산당 측에 재가를 받고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2016년 1월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해 수많은 대북제재 조치가 이뤄진 뒤 중국은 여러 가지 조치를 통해 김정은 정권이 숨을 쉴 수 있도록 도왔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대북석유수출금지, 북한 석탄 및 광물 수출금지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 중국은 “전면적인 대북금수조치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황폐하게 만들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아닌 민간용 품목은 수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나온 대북제재는 모두 ‘민간용 품목’은 예외로 했고, 석유나 석탄 수출입 금지 또한 연간 상한선을 정하는 식으로 약화됐다.  

    미국 등 서방 진영은 중국 측이 공식적으로는 대북제재에 동참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 선박과의 공해상 불법 환적, 압록강과 두만강을 통한 밀수, 북한 정권의 외화벌이 조직 영업 허용 등을 통해 김정은 정권에게 숨통을 틔어주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런 보이지 않는 관계 때문에 김정은이 미국, 한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中국가주석을 찾아가 사실상 ‘재가’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김정은이 미국, 한국과의 정상회담을 앞세워 중국에게 돈을 얻으러 간 것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정일 집권 말기부터 북한에서는 반중감정이 매우 커졌고, 장성택을 시작으로 친중세력이 거의 제거당한 현실에서 김정은이 시진핑의 ‘재가’를 받는다는 것은 현실성이 적다는 지적이 이 같은 주장의 근간이다.

    즉 김정은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세워 중국의 요구사항을 대신 강력히 제기할 테니 경제적·군사적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시진핑을 만나러 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美-北회담·남북정상회담에서 소외당한 중국의 조바심을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외화가 고갈된 김정은 입장에서는 무엇이든 돈으로 바꾸려 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다.

    소수이지만 다른 주장도 있다.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북한과 중국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때부터 이미 ‘반미전선’을 구축해 협력하고 있었으며, 김정은의 이번 방중은 美-北 회담과 남북정상회담, 한일중 정상회담 등 앞으로 일어날 이벤트에 대한 역할을 서로 논의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이다.

    김정은과 시진핑이 역할 분담을 하는 목적은 한국과 미국, 일본을 서로 떼어놓아 각개격파를 하고, 궁극적으로는 한반도를 북한 주도로 통일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니면 앞서 말한 세 가지 이유 모두가 해당될 수도 있다. 아무튼 지금 현재로서는 북한의 어떤 인사가 중국을 방문했는지, 中공산당의 누구와 만났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북한 측의 일반적인 방중 일정이 2박 3일 또는 3박 4일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방중은 오는 29일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과 겹치기 때문에 ‘남북정상회담’ 대책 때문은 아닌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27일 현재 중국에 간 북한 인사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28일 또는 29일이면 방중 인사의 정체와 의제 등에 대한 소식이 흘러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