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NSC 보좌관 존 볼튼 등장에 전세계 좌익·종북들 초긴장

NYT·CNN 등 反트럼프 언론 “초강경파, 매우 위험”…우파·親이스라엘 유대인 “강력히 지지”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3.25 19:23:59
▲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맥마스터 대신 존 볼턴 前유엔 대사를 새 NSC 보좌관에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美대통령 트위터 캡쳐.
지난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맥마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물러나고 4월 9일자로 존 볼튼 前유엔 대사가 그 자리를 맡을 것”이라고 밝힌 뒤 미국보다 한국이 더 난리다. 그가 ‘강경파’ 수준이 아니라 ‘초강경파(Super-hawk)’라는 한국 언론들의 보도 때문이다.

존 볼튼 前유엔 대사가 새 NSC보좌관에 임명된 이후 한국 언론들이 보도한 수천여 건의 기사 대부분이 그가 초강경파로 북한과의 대화나 협상에 부정적이어서 5월 전후로 열릴 美-北간 대화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25일에는 “제임스 매티스 美국방장관이 볼튼 前대사 내정 이후 측근들에게 ‘그와 같이 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는 기사와 “존 볼튼 前대사가 NSC 내부의 오바마 인맥들을 쳐내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주류를 이뤘다.

이전 사흘 동안에 나온 기사들 또한 “볼튼 前대사의 회고록이나 과거 그의 발언을 보면 북한에 대해 매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거나 “볼튼 前대사를 NSC 보좌관에 내정함으로써 전쟁이 다가왔다”, 또는 “볼튼 前대사 내정 때문에 동맹국들마저 불안해하고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볼튼 前대사는 미국 메이저 언론과 한국 언론이 전한 것처럼 북한이라면 앞뒤 안 가리고 때려 부수고 싶어 하고,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며 다른 사람들과 전혀 융화될 수 없는 그런 고집불통일까.

언론이 말하는 볼튼 前대사의 과거 발언들


볼튼 前대사는 1948년 11월 메릴랜드州 볼티모어에서 태어났다. 1970년 예일대 법대를 수석 졸업했고, 1974년에는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 미국 내 10위권 로펌에서 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불과 마흔 살이던 1988년 美법무부 차관보로 기용된 뒤 1989년에는 美국무부 국제기구 담당 차관보가 됐다.

부시 행정부 시절까지만 정부에서 일한 뒤 클린턴이 집권하자 다시 대형 로펌으로 돌아가 몇 년 동안 변호사로 생활했다. 아들 부시 행정부 때인 2001년 5월 다시 정부로 돌아가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을 맡아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막는데 앞장섰다. 2005년에는 유엔 주재 대사를 맡아 ‘테러와의 전쟁’과 대북제재 등을 이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 2005년 8월 유엔 주재 美대사에 임명될 때 모습. 오른쪽으로 조지 W.부시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美NSC 보좌관이 서 있다. ⓒ美백악관 아카이브.
볼튼 前대사에 대한 비난은 사실 그가 공화당 내에서도 ‘정통 우파’로 분류되며, 극우세력과는 달리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라는 점, 동맹국과 아군에 대해서는 관대하지만 좌익 세력이나 무정부주의자, 해외 독재정권 지지자처럼 적으로 분류되면 인정사정 보지 않는다는 점, 美국무부 조직 자체가 ‘리버럴’을 지향하며 좌익 세력에 우호적인 면을 비판한 것 등이 가장 큰 원인이다.

볼튼 前대사는 2002년 8월 美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 신분으로 한국을 찾았을 때 “악의 축으로 분류되는 국가에는 이라크, 이란, 북한뿐만 아니라 리비아, 시리아, 쿠바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국내 일각에서는 “볼튼 前대사가 ‘악의 축’ 정책을 이끌었다고 주장한다. 그가 방한 때 한국 고위층에게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을 만들고 있어 제네바 합의를 어겼다”고 말했고 두 달 뒤 美백악관이 “제네바 기본합의는 무효화됐다”고 밝힌 것을 두고 북핵 위기를 만든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기사도 있다.

2005년 9월 한국과 미국 등이 6자 회담을 통해 북한과 ‘9.19 합의’를 맺은 뒤에 100달러짜리 위조지폐(슈퍼노트)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를 내세워 美정부의 BDA 제재뿐만 아니라 첫 유엔 대북제재 결의 1718호를 이끌어 낸 것도 볼튼 前대사라고 지적하는 언론도 있다.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을 처음 주장한 것도 볼튼 前대사라고 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24일 “볼튼 前대사가 북한 문제로 주목 받은 때는 2002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그의 과거 발언을 일부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2002년 10월 당시 볼튼 前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정권이 합의를 어겼다”면서 “북한이 농축 우라늄 생산을 분명하고 명확하게 제거할 때까지는 협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는 또한 “부시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해결하기를 원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에 최대한의 외교적 압박을 가할 것이고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美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당시 “볼튼 前대사가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북한 정권교체를 추진하는 정책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도하기도 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의 불량 정권과는 대화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을 이용하거나 무력을 사용해 북한 정권 교체를 추진해야 한다는 볼튼 前대사의 입장은 이때부터 최근까지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볼튼 前대사가 2015년 2월 美워싱턴 D.C. 강연 이후 인터뷰와 2017년 9월 美폭스 뉴스와의 인터뷰 등에서 “북한은 지난 25년 동안 핵포기 약속을 한 뒤 경제적 지원을 얻기 위한 조치만 했고 그들의 거짓 행태는 이미 드러났기 때문에 비핵화의 유일한 해법은 한반도 통일, 즉 북한 김씨 정권을 끝내는 것”이라는 주장을 거듭해 왔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볼튼 前대사는 특히 2017년 말부터 최근까지 언론 기고와 연설을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군사적 해법을 자주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 2015년 2월 美공화당의 '보수주의 정치행동(CPAC)'에 참석, 연설하는 존 볼턴 前유엔 주재 대사. ⓒ위키피디아 공개사진-플릭커.
美언론들은 이밖에도 IAEA가 이란 핵시설을 사찰한 뒤 핵무기 개발을 찾아내지 못했음에도 이란의 핵시설과 핵물질을 모두 수거해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일(2005년 8월 美워싱턴 포스트)이나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옹호하거나 이란의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한 발언(2018년 3월 美CNN과 타임 오브 이스라엘) 등을 지적하며 볼튼 前대사에 매우 부정적인 보도를 내놓고 있다.

한국 언론들은 매체 신뢰성을 이유로 ‘뉴욕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 CNN 등의 보도를 주로 인용한다. 그런데 인용하는 매체가 거의 反트럼프 논조이거나 美민주당 또는 좌익 진영에 매우 관대한 편인 매체에 편중돼 있어 볼턴 前대사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들이 넘쳐나는 것이다.

다른 시각 “볼튼은 우리 편” “볼튼이 트럼프 위인가”


반면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볼튼 前대사의 NSC 보좌관 임명에 기대를 하는 나라나 사람들도 있다. 미국의 유대인 커뮤니티 내에서는 볼튼 前대사가 NSC 보좌관이 되면, 그동안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등 아랍 진영의 편만 들고 이란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철폐하는 것이 아니라 ‘동결’만 하려는 美국무부의 정책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볼튼의 임명이 왜 미국 내 유대인들에게 격렬한 자극을 불러 일으켰나’라는 분석 기사를 통해 다수의 미국 내 유대인 커뮤니티들이 볼튼 前대사가 NSC 보좌관이 되면 이란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존 볼튼 前대사의 NSC 보좌관 내정 소식에 극단적으로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면서 “많은 우파들은 그의 임명이 좌익 진영에게는 종말적 수준이 될 것이며, 좌익을 천국에 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진보 성향의 유대인 커뮤니티’에서는 볼튼 前대사의 NSC 보좌관 임명을 두고 “미국은 물론 이스라엘을 포함한 동맹국의 안보를 근본부터 뒤흔들 것”이라면서 “그의 부정적 영향이 미국 사회 전체에 스며들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볼튼 前대사가 팔레스타인에는 이스라엘이나 미국 등과 조약을 체결하고 이를 준수할 수 있는 기관이 없다고 보고 있으며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 점이 이스라엘 좌파 진영을 불안하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트럼프 美대통령은 2017년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 문제를 언급하며 이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 볼턴 前대사가 늘 주장하던 내용과 거의 같았다. ⓒ美폭스뉴스 당시 보도화면 캡쳐.
이들과 달리 ‘이스라엘 공공정책협의회(AIPAC)’ 같이 이스라엘 정부를 지지하는 단체에서는 볼튼 前대사의 NSC 보좌관 임명을 조용히 지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과거 유엔 대사를 지낼 때 유엔에서 매우 효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했고, 동시에 이스라엘 정부를 이해하고 지원하는 주장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시각도 있다. 볼튼 前대사가 NSC 보좌관이 되면 트럼프 美대통령을 이리저리 흔들며 미국의 대외전략을 모두 뒤바꿀 것이라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美대통령의 성격이나 태도 등으로 볼 때 볼턴 前대사가 과거와 같이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꺽지 않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볼튼 前대사도 트럼프 美대통령의 명령을 충실히 따를 것임을 암시하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NSC 보좌관 내정이 알려진 지난 22일(현지시간) 美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앞으로 할 일은 정직한 정책 중개인으로 대통령이 대외전략에서 폭넓은 선택안을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내가 한 발언은 모두 지나간 일”이라고 밝혔다.

볼튼 前대사가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은 나이와 경험이 늘었다는 점도 작용했겠지만 그가 2016년 대선 전부터 트럼프 美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실, 러시아 문제를 제외하고는 트럼프 美대통령과 성향이나 신념 등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7년 말부터 맥마스터 보좌관의 경질을 계속 보도해 온 미국 언론들은 “볼튼 前대사와 트럼프 美대통령 간의 호흡(Chemistry)이 잘 맞는다”고 보도해 왔다.

볼튼 前대사는 이처럼 북한과 이란, 러시아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지만, 피아 식별이나 대외전략 면에 있어서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국내 일각에서 주장하는 “볼튼 前대사가 NSC보좌관이 되면 美-北 간 회담이 틀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틀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볼튼 前대사의 언론 인터뷰나 발언을 보면 김정은이 먼저 제시한 ‘북한 비핵화’를 확인하고 대북 강경조치에 대한 명분을 얻기 위해서라도 美-北 회담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볼튼 前대사가 NSC보좌관이 되면, 미국을 비롯해 동맹국, 나아가 전 세계 좌익 진영과 무정부주의자, 종교 근본주의자들은 상당히 곤란한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2006년 4월 미국 내 북한인권단체들이 연 행사에도 참석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가진 그여서 북한인권증진에 부정적인 국내외 '종북세력들'에게는 매우 난감한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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