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대통령, 16일 저녁 법안에 서명…中관영매체 “대만 무력통일 가능성 커졌다”
  • ▲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대만여행법'에 서명했다. 중국은 이에
    ▲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대만여행법'에 서명했다. 중국은 이에 "대만을 무력통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협박까지 내놓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美백악관 공개사진.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지난 16일 저녁(현지시간) ‘대만여행법(Taiwan Travel Act)’이라고 알려진 법안에 서명했다. 이를 두고 대만(자유중국) 정부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고, 중국은 “대만 무력통일 가능성을 높였다”며 협박하기 시작했다.

    ‘타이완 뉴스’ 등 대만 언론들은 17일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대만여행법’에 서명, 발효됨에 따라 앞으로 대만과 미국 정부 고위층 간의 방문이 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타이완 뉴스’는 “중국 정부가 지난 몇 달 동안 ‘대만여행법’ 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음에도 美상원과 하원은 만장일치로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면서 “이번 ‘대만여행법’ 발효는 1979년 이후 끊어졌던 미국과 대만 간의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되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이완 뉴스’에 따르면, 대만 외무부는 트럼프 美대통령이 ‘대만여행법’에 서명하자 감사의 뜻을 표하며 미국과 대만 간의 우호관계가 더욱 깊어지고 강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고 한다.

    대만 외무부는 또한 “대만은 호혜 원칙에 따라 지역 안정과 평화를 비롯해 모든 수준에서 미국에 대한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처럼 美정부가 ‘대만여행법’을 시행하는 것을 두고 대만 정부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중국은 미국에게 거세게 반발하는 한편 대만을 향해서는 “무력 통일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공개적으로 협박을 해대기 시작했다.

    ‘뉴스 1’ 등 국내 언론에 따르면, 中관영매체 ‘차이나 데일리’는 사설을 통해 트럼프 美대통령이 ‘대만여행법’에 서명하자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면서 거칠게 반발했다고 한다.

    中‘차이나 데일리’는 사설에서 “대만여행법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관계를 망치거나 미국을 무의미하고 상호파괴적인 논쟁으로 밀어넣을 것”이라며 “무역 문제와 달리 대만은 중국에게 주권의 문제로, 이것은 핵심적 관심사이며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中‘차이나 데일리’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집권 후 ‘분리 독립’이라는 기만행위에 미국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면서 “만약 차이잉원이 이를 그만두지 않는다면 중국은 ‘반국가분열법’에 따라 무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때 미국은 국내법에 따라 대만에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고 결국 지옥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한다.
  • ▲ 중국이 '대만여행법'에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뿐만 아니라 시진핑의 '중국몽'을 추진하는 데도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내 친중 매체들은 트럼프 美대통령의 '대만여행법' 서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美뉴스위크의 '대만여행법' 관련보도 화면캡쳐.
    ▲ 중국이 '대만여행법'에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뿐만 아니라 시진핑의 '중국몽'을 추진하는 데도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내 친중 매체들은 트럼프 美대통령의 '대만여행법' 서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美뉴스위크의 '대만여행법' 관련보도 화면캡쳐.
    중국은 왜 ‘대만여행법’에 이처럼 예민하게 반응하는 걸까. ‘타이완 뉴스’에 따르면, 2017년 1월 스티브 샤봇 美하원의원이 발의한 ‘대만여행법(H.R.535)’은 1979년 카터 행정부 당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받아들이면서 대만과의 국가 수준 교류를 끊었는데, 이를 다시 복원하고자 하는 법안이다.

    ‘대만여행법’은 그 내용이 뭔가 거창한 것을 담고 있거나 미국과 대만의 상호방위조약도 아니다. 그저 美행정부 고위 관리, 미군 고위층이 ‘합법적’으로 대만을 방문할 수 있으며 대만 정부의 카운터 파트들을 미국으로 초청하거나 이들이 공식적으로 방미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다. 미국과 대만 정부 간의 공식 회담도 가능하도록 했다.

    대만과 중국은 사실상 2개 국가임에도 중국이 이처럼 과민 반응하는 것은 덩샤오핑 때부터 내려오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함께 시진핑 中국가주석이 추진하는 ‘중국몽’에 상당한 방해가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이 추진 중인 ‘중국몽’은 대만을 완전히 중국 영토로 만드는 것은 물론 남중국해와 한반도를 사실상 ‘속주’로 만들어 동아시아 패권을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대만이 미국과 정상적인 외교 관계를 맺으며 중국의 품에서 벗어난다면 중국의 패권을 남중국해와 한반도 등 주변 지역에 강요할 명분이 크게 줄어든다.  

    중국은 이런 이유로 그동안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국가들에게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말라”고 강요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문제와 중국의 지역 패권 및 무역 불균형 문제가 ‘한 덩어리’라고 간주, 중국의 요구를 호락호락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을 계속 밝혀왔다.

    트럼프 美대통령이 ‘대만여행법’에 서명을 한 것 또한 중국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는 조치 가운데 하나라는 해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