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애틀랜틱’ 등 美언론들, 이란·북한·러시아·시리아·중국 해법 갈등에 무게
  • ▲ 2017년 10월 美국방성 회의 이후 틸러슨 美국무장관이 트럼프를 향해 '멍청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논란이 일었다. 당시 美CNN의 인터뷰 모습. ⓒ美뉴스위크 관련보도 화면캡쳐.
    ▲ 2017년 10월 美국방성 회의 이후 틸러슨 美국무장관이 트럼프를 향해 '멍청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논란이 일었다. 당시 美CNN의 인터뷰 모습. ⓒ美뉴스위크 관련보도 화면캡쳐.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을 경질한 것을 두고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그 배경과 후폭풍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저마다 트럼프 美대통령이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한 이유를 분석해 내놓고 있다.

    美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날 트럼프 美대통령이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한 데에는 5가지의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첫째는 틸러슨 美국무장관이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대선 캠프와 내통했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내놓으며 러시아를 맹비난한 것이 원인이라고 봤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최근에는 영국에서 일어난 화학무기 암살과 관련해서도 배후가 러시아 정부라며 맹비난한 것이 트럼프 美대통령의 비위를 거슬렀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틸러슨 美국무장관이 2017년 10월 트럼프 美대통령을 가리켜 ‘멍청이(Moron)’라고 부른 뒤부터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도 문제라고 봤다. 당시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트럼프 美대통령이 ‘핵무기 감축조약’을 위반하면서까지 핵무기 보유량을 늘리라는 지시를 듣고서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셋째는 북한 정권과 그들의 핵실험을 해결하는 접근 방식에 있어 틸러슨 美국무장관과 트럼프 美대통령 간에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한다. 2017년 8월 김정은이 ‘괌 포위타격’을 선언하고 트럼프 美대통령이 ‘어디 한 번 해보라’며 언쟁을 주고받을 때에도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대화로 해결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었고, 김정은이 ‘비핵화 논의’를 제안했을 때도 트럼프 美대통령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라고 강조했지만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협상’으로 간주하는 등의 시각차가 존재했다고 한다.

    넷째는 중동 문제 해결의 접근법 차이라고 한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갈등의 중재, 2015년 7월에 맺은 ‘이란 핵합의’에 대한 의견에서도 트럼프 美대통령과 충돌했다고 한다.

    다섯째는 2017년 초 트럼프 美대통령이 대선 캠프와 러시아 정보기관 간의 ‘내통’ 문제와 관련해 제프 세션스 美법무장관에게 “조사에서 물러나라”고 말한 이후의 실망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트럼프 美대통령의 행동이 전문가답지 않다며 실망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美언론들은 이 밖에도 그동안 틸러슨과 트럼프 사이에 있었던 여러 갈등들이 경질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 2017년 6월 24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주한 美대사관 포위 시위 현장. 반미시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美국무부의 도움을 얻어 미국 유학 또는 연수를 다녀왔다고 한다. ⓒ뉴데일리 DB.
    ▲ 2017년 6월 24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주한 美대사관 포위 시위 현장. 반미시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美국무부의 도움을 얻어 미국 유학 또는 연수를 다녀왔다고 한다. ⓒ뉴데일리 DB.
    일각에서는 美언론들과는 조금 다른 분석도 내놓고 있다. 북한과 이란, 러시아, 중국 문제에 있어서의 해법을 두고 시각차가 있었다는 점은 맞지만 트럼프 美대통령이 틸러슨에게 원했던 일을 그가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트럼프 美대통령이 틸러슨을 장관에 임명하면서 주문한 것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비롯해 좌파 성향에 물들어 있는 국무부를 바꿔 놓으라고 지시했는데 1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국무부의 모습은 변하지 않고 오히려 틸러슨이 美국무부의 ‘진보 성향’에 물든 것 같다는 판단이 경질 이유”라고 주장한다.

    사실 일부 미국 우파는 美국무부를 ‘빨갱이 소굴’이라고 부르며 싫어한다. 미국의 이익과 국민 보호 보다는 자신들의 경력과 정치적 영향력에 더욱 관심을 가진 ‘귀족주의 관료들’로 북한이나 이란과 같은 적대세력이 협박을 해와도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비판한다.

    일부 미군들은 해외에 주둔하면서 현지 美대사관과 영사관 직원들의 태도, 외교관들이 현지에서 “정보를 얻어야 한다”며 반미세력과 만나고 이들을 지원해주는 행태를 비판하기도 한다.

    한국 또한 이런 비판이 나오는 곳 가운데 하나다. 과거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시절 주한 美대사관과 美국무부를 통해 미국 연수를 다녀온 사람들의 다수가 당시 정권과 ‘코드’를 맞추면서 ‘반미 운동’에 열성적으로 나서거나 호의적인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은 美정부 예산으로 미국 곳곳을 다니며 공부를 했지만 귀국한 뒤에도 반미 활동은 줄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부 주한미군 관계자들은 “국무부는 왜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트럼프 美대통령의 정책기조는 “아군과 친구에게는 최대의 혜택을, 적이나 기회주의자에게는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다. “좋은 게 좋은 거니 웬만한 일은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美국무부의 보편적인 정서는 트럼프 美대통령의 성향이나 기조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트럼프 美대통령이 취임 이후 중국·한국과의 무역수지 적자 문제, 이란 핵합의의 부당함,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 등을 계속 문제 삼는 것은 틸러슨 美국무장관 개인 문제라기보다는 美국무부에 팽배해 있는 ‘진보적 성향’이 그동안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 보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