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지는 기업들...강성 노조 ‘생존권 사수’만이 정답인가

노조할 권리 중요하지만 기업할 권리도 보장돼야
강성 노조, 적자 기업에 과도한 복지혜택 요구...기업 바라보는 인식부터 바꿔야

정호영 칼럼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3.11 13:41:16

▲ 지난달 20일 한국GM 노조는 국회에서 민주당 '한국GM 대책 태스크포스'(TF)와 간담회를 마치고 '한국GM 사태 해결을 위한 노조 요구서한'을 홍영표 TF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사례1# 지난 6일 오전 한국GM 노조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산공장 폐쇄 철회와 정부차원의 고용생존권 보장을 요구했다. 이 회사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돼 있다.

사례2# 해외매각을 추진 중인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에 2조원 대에 이르는 빚을 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매각을 강력 반대하며 총파업을 계획 중이다. 이 회사 노조 역시 민노총 금속노조 산하단체다.

한국GM 보다 부실이 더 심각하다는 평가를 받는 금호타이어가 채권단에 갚아야 할 채무액은 2조4,000억원, 최근 3년 누적 적자만 1,940억원이다. 이 회사의 임금 상승률은 연평균 13%를 상회한다.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도 노조의 태도는 강경하다. 해외 매각을 할 경우 노조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강성노조로 악명이 높은 한국GM 군산공장 역시 고비용 저 생산, 판매량 감소 등으로 오랜 기간 진통을 겪었다. 한국GM의 경영 악화를 노조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노조의 강성 투쟁과 이에 따른 고임금 구조가 회사의 경쟁력을 회복 불능 상태로 떨어트리는데 한 몫 했다는 비판을 마냥 외면할 수도 없다. 회사는 존폐 기로에 서 있는데, 한국GM노조는 지난해 임금 이외 근속수당·자녀학자금 등 3,000억원 상당의 복리후생 혜택을 누렸다. 이 회사 단체협약에는 신입사원 채용 시 노조원 가족을 우선 채용하는 고용세습 조항까지 들어있다.

군산공장 폐쇄가 결정될 경우 협력업체 근로자까지 1만3,000여명, 가족까지 합하면 약 5만명이 타격을 입게 된다고 한다. 이는 군산 시민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로, 지역경제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이 살든 말든 노조의 생존이 먼저라는 인식 아래, 상품 경쟁력의 가치가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이 갈수록 자주 벌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GM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이윤만을 생각해 공장을 폐쇄한다는 식의 시각은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든다. 우리 정부와 지역 경제계가 GM에 정당한 요구를 하기 위해서라도, 균형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리만 살면 된다’는 식의 강성일변도 노조의 폐쇄적 행태가 바뀌지 않는다면 한국을 떠나겠다는 기업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여기에는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이 따로 있을 수 없다. 판매량이 감소하고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임금과 복지혜택을 그대로 누려야 한다는 노조의 요구는 분명 과하다. 기업의 ‘코리아 패싱’을 막기 위해서는 노조의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 

노조의 인식 전환과 함께 노동법의 조속한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현행 노동법 아래서, 노조는 ‘합법적으로’ 직장점거 파업을 벌일 수 있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기업이  대체인력을 채용, 이들을 생산현장에 투입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이런 상황은, 가뜩이나 강성노조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기업 입장에서 본다면, 한국을 떠나라고 등을 떠미는 것과 다름이 없다. 노조에 친화적이고 기업에 적대적인 노동관계법령의 합리적 개정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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