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아니 국제연맹 회장 "강신성 들여보냈는데, 일행 따라들어가"
  • ▲ 강신성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회장(사진 맨 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원내대표(사진 왼쪽)가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개인 스켈레톤 종목이 펼쳐지는 현장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방송화면 갈무리
    ▲ 강신성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회장(사진 맨 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원내대표(사진 왼쪽)가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개인 스켈레톤 종목이 펼쳐지는 현장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방송화면 갈무리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개인 스켈레톤 종목에 출전한 윤성빈의 금메달 획득 당시 통제구역인 썰매픽업존에 난입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원내대표를 둘러싼 미스테리가 미궁 속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고 있다.

    이보 페리아니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회장이 자신이 박영선 전 원내대표를 통제구역으로 안내했다는 주장을 직접 부인한 가운데, 그의 입에서 구 마포민주당 대표이며 현재 민주당 광명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신성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회장의 이름이 언급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른바 '박영선 미스테리'와 관련해, 페리아니 회장은 19일 국내 한 지상파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박영선 전 원내대표를 통제구역으로 안내했다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설명을 직접 부인했다.

    페리아니 회장은 "(내가 박영선 전 원내대표를) 안내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박영선 의원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일축했다.

    그 대신 페리아니 회장은 중대한 시사점을 던졌다. 그는 "윤성빈 선수에게 축하 인사를 하라고 강신성 회장을 (통제구역인 썰매픽업존으로) 들여보냈다"며 "그랬더니 함께 있던 일행들이 따라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미궁에 빠져 있던 국내 정치권 인사와의 접점의 실마리가 풀린 것이다.

    페리아니 회장이 거명한 강신성 회장은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회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치권에도 몸담고 있다.

  • ▲ 강신성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회장(사진 오른쪽)이 김민석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구 마포민주당 당시 새로운시작위원회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강신성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회장(사진 오른쪽)이 김민석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구 마포민주당 당시 새로운시작위원회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김한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새정치민주연합 통합출범 당시 무주공산이 됐던 민주당 당명을 선점해 김민석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이른바 '마포민주당'을 창당하고 대표를 맡았다.

    이후 마포민주당과 민주당이 합당하면서 민주당으로 넘어가 다문화위원장 등을 지내다가 지난해말 경기 광명을 지역위원장을 맡았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초청게스트로 경기장에 가게 됐고, 올림픽 패밀리 라운지에서 다른 분들과 함께 그곳(통제구역)으로 안내받아 이동했다"고 전후 사정을 해명한 바 있다.

    초청의 주체가 누구인지, 함께 있다가 이동했다는 '다른 분들'이 누구인지가 지금까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었는데, 페리아니 회장이 강신성 회장을 통제구역으로 안내했다는 설명과 맞춰보면 아귀가 들어맞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같이 가라고 해서 같이 있었던 것밖에는 없다"며 "일부러 가려고 그랬던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뒤에 있었는데 막 누가 등을 떠밀었다"며 "오히려 거기에 있는 누군가가 (윤성빈이) 금메달을 따면 나가서 칭찬해주라고 했다"고도 했다.

    △같이 있었다가 같이 가게 된 인물이 누구인지 △등을 떠민 인물이 누구인지 △금메달을 따면 나가서 칭찬해주라고 종용한 인물이 누구인지, 또 이 인물은 전부 동일인인지 아니면 각자가 다른 사람인지가 불분명했던 것이 '박영선 미스테리'의 핵심이었다.

    아직까지 실명이 언급되지 않고 있는 이 인물이 페리아니 회장의 안내를 받아 통제구역으로 일행과 함께 진입한 강신성 회장일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 ▲ 윤성빈이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개인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강신성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회장이 등 뒤에서 윤성빈을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윤성빈의 전면에 서 있는 인물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원내대표이지만, 윤성빈의 시선은 박영선 전 원내대표를 향해 있지 않다. ⓒ방송화면 갈무리
    ▲ 윤성빈이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개인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강신성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회장이 등 뒤에서 윤성빈을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윤성빈의 전면에 서 있는 인물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원내대표이지만, 윤성빈의 시선은 박영선 전 원내대표를 향해 있지 않다. ⓒ방송화면 갈무리

    실제로 윤성빈이 금메달을 획득할 당시의 방송화면을 보면, 강신성 회장과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함께 이동한 일행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지근거리에 위치해 있다. 흥분으로 소란스러워진 현장 분위기 속에서도 서로 의사를 주고받거나, 손으로 떠미는 등의 행동이 가능할 정도로 가까운 위치에 있다.

    윤성빈이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강신성 회장이 윤성빈을 박영선 전 원내대표에게로 향하게 하는 듯한 모습도 방송화면 도중 눈에 띈다는 지적이다.

    강신성 회장은 7~8대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회장을 지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구속된 뒤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차관과의 갈등으로 일시 연맹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나, 이후 연맹이 극심한 내홍에 빠지자 다시 회장으로 복귀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단체 임원으로서는 나무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왔으나, 구 마포민주당을 창당한 이래 정치권에도 깊숙이 몸담아왔기 때문에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접점이 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다만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초청의 주체 문제에 대해서는 일관해서 함구하고 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와달라고 초청한 사람을) 누구라고 이야기하기엔 좀 그렇다"며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영선 미스테리'의 전모가 결국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검사 출신인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박영선 전 원내대표에 대한 형사고발을 공언했다.

    김진태 의원은 같은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영선 의원이 이번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갔던 일에 대해서 (국민들께)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 한 형사고발할 계획"이라며 "위계·위력으로 거기(통제구역)에 들어가 업무방해와 직권남용, 건조물침입에 김영란법 위반까지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