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알래스카 공군기지서 방한 목적 공개…6.25 참전용사 아들로서 北에 반감 커
  • ▲ 2017년 4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아 설명을 듣는 마이크 펜스 美부통령. 가슴에 한미연합사, 유엔군 사령부, 주한미군 사령부 마크가 겹쳐져 있다. ⓒ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4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아 설명을 듣는 마이크 펜스 美부통령. 가슴에 한미연합사, 유엔군 사령부, 주한미군 사령부 마크가 겹쳐져 있다. ⓒ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는 8일 한국에 오는 마이크 펜스 美부통령의 방한 일정이 공개됐다. 문재인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펜스 美부통령은 7일 일본에 도착해 아베 신조 日총리와 회담한 뒤 미군 기지를 찾을 예정이라고 한다. 8일 한국에 와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 및 만찬 외에도 주한미군 평택기지를 방문하고 탈북자들과 함께 경기 평택 제2함대에 있는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펜스 美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엘멘도르프 美공군 기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한 뒤 이번 방한 목적에 대해 밝혔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펜스 美부통령은 이번 방한의 목적이 북한의 유화 공세 차단에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면서 그의 발언들을 전했다.

    펜스 美부통령은 엘멘도르프 美공군 기지에서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가는 것은 북한이 올림픽이라는 강력한 상징성을 그들 정권의 진실을 가리는데 사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며 “우리는 (방한 일정에서) 가는 곳에서 마다 북한 정권의 진실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펜스 美부통령은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간에 단일팀을 구성하는 협력이 있다고 해도 북한 정권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어야 하며,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북한의 대외적 도발을 끝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이 주민들을 폭압하고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한다.

    펜스 美부통령은 또한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자신에게 요청한 ‘임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美대통령이 “한국과 미국, 미국과 일본 관계를 더욱 강화해 줄 것”과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중단할 때까지 일본, 한국, 그 밖의 나라들과 함께 북한을 계속 고립시키겠다는 약속을 거듭 강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펜스 美부통령은 끝으로 “평창에서 북한 측과 만날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나는 (북한과의) 어떤 만남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보자”고 말을 맺었다고 한다.

    마이크 펜스 美부통령은 부친이 1953년 4월 15일 '동성무공훈장'을 받은 참전 용사다. 때문에 어릴 적부터 부친을 평생 괴롭힌 북한에 대한 적개심이 컸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2012년 10월 대선 레이스 중 평택 천안함 기념관을 찾은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2년 10월 대선 레이스 중 평택 천안함 기념관을 찾은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美국무부 또한 지난 6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을 통해 펜스 美부통령의 방일·방한 일정을 공개하며 “펜스 美부통령은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전 세계에 상기시킬 것”이며 “美정부는 올림픽 기간이든 그 이후에든 북한 측과 만날 계획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美국무부의 발표는 펜스 美부통령의 일정에서도 드러난다. 펜스 美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엘멘도르프 美공군기지에서는 F-22 스텔스 전투기 편대와 탄도미사일 방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북미방공사령부(NORAD)’ 전진 기지를 둘러봤고, 7일 일본에 도착해서는 아베 신조 日총리와 함께 대북 대응책을 논의한 뒤 요코다 주일미군 기지를 찾을 예정이다. 8일 오후 한국에 와서는 경기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 있는 ‘천안함 기념관’을 찾아 참배를 한 뒤 주한 美대사관이 주최하는 ‘탈북자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펜스 美부통령의 일정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아베 日총리와의 회담이다.

    美백악관이 브리핑한 내용과 미국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트럼프 美대통령과 아베 日총리는 1시간이 넘도록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한다. 이날 통화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주제는 북한 문제로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활용해 대북제재를 느슨하게 하려는 시도’를 봉쇄하고, 한미일 동맹을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논의했다고 한다.

    ‘TV조선’과 日NHK 등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美대통령은 아베 日총리와의 전화 통화 이후 펜스 美부통령을 불러 한국에 가서 무슨 일을 해야 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을 했다고 한다. 펜스 美부통령이 7일 아베 日총리와 가질 회담은 미일 정상 간 전화통화의 ‘연장선’에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평창 동계올림픽에 온 펜스 美부통령과 아베 日총리가 번갈아 가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과 미국, 북한과 일본 간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 ‘평화 올림픽’으로 빛나게 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계획과 바람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