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암호화폐 돈세탁 한국이 막아라”…이유는 ‘이것’

‘동아일보’, 맨델커 美재무부 차관 방한 때 요구 보도…美상원 은행위도 문제 지적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2.07 12:30:40
▲ 지난 5일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보고에서 "북한이 2017년 4차례에 걸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를 해킹했다"고 밝혔다. ⓒTV조선 관련보도 화면캡쳐.
미국이 한국 정부에게 “북한이 암호화폐를 통해 비자금 돈세탁을 하는 것을 막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美상원 은행위원회에서도 북한의 ‘암호화폐’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美정부가 한국 정부에게 ‘암호화폐’ 제재를 요청한 것은 혹시 ‘중국산 암호화폐를 이용한 돈세탁’ 때문은 아닐까.

‘동아일보’는 7일 “미국 정부가 ‘북한이 암호화폐를 이용해 자금을 세탁, 달러로 가져가는 것을 한국 정부가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여권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지난 1월 25일 시걸 맨델커 美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이 방한했을 때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북한이 자금세탁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한국 정부의 대응 방안을 문의했다”면서 “맨델커 차관은 ‘암호화폐 거래실명제’ 관련 자료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당시 맨델커 美재무부 차관이 금융위원회를 찾았을 때 북한의 ‘암호화폐’ 관련 거래에 대한 논의를 했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동아일보’는 이후 한국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실명제’ 확대를 추진하고, 2,000만 원 이상의 고액 거래나 여러 번에 걸쳐 쪼개서 거래하는 사례를 ‘금융정보분석원(FIU)’ 통보 대상에 추가시키기로 하는 내용을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한다.

미국이 북한의 ‘암호화폐 돈세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정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7일 美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나온 ‘북한 암호화폐 돈세탁’ 관련 발언들을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로버트 메넨데즈 의원(민주, 뉴저지)은 6일(현지시간) 열린 美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기자와 만나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여러 수단을 고안해 낼 역량이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면서 ‘특히 암호화폐를 악용하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메넨데즈 의원은 “북한이 외화벌이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했다는 정황을 美의회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금융감독당국과 정보기관을 통해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메넨데즈 의원은 지난 1월 19일(현지시간)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 플로리다)과 함께 스티븐 므누신 美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베네수엘라 정권의 암호화폐 악용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북한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이 외화벌이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했다는 주장은 2017년 12월 말 美백악관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면서 “당시 백악관은 2017년 5월 세계 150여 개국에서 발생한 ‘워너 크라이’ 사이버 공격을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지었다”고 덧붙였다.

▲ 2017년 11월 1일 검찰에 기소된 '중국산 비트코인 환치기 조직'의 작업 흐름.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美정부가 이처럼 북한이 ‘암호화폐’를 새로운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보는 이유는 ‘워너크라이’ 사이버 공격과 2017년에 일어난 ‘암호화폐 거래소 사이버 공격’ 때문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국내 보안전문매체들이 보도한 내용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2017년 10월과 11월,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다른 ‘암호화폐’의 가격까지 급등하는 추세를 보일 때 국내 보안전문매체들은 “중국에서 채굴한 암호화폐가 한국의 거래소를 통해 외화로 빠져 나가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는 ‘암호화폐’를 전문적으로 채굴하는 업체가 없고 중국에는 있는데 엄청난 양의 ‘암호화폐’가 한국의 거래소로 유입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을 비롯해 중국인들이 밀집 거주하는 지역에서 ‘암호화폐’를 돈으로 인출한 뒤 중국에서 다시 되찾는 방식의 ‘암호화폐 돈세탁’이 대규모로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2017년 11월 1일에는 현직 경찰관이 낀 120억 원대 ‘암호화폐 환치기’ 조직이 검찰이 기소됐고, 2018년 2월 5일에는 400억 원대의 ‘암호화폐 환치기’를 포함해 1,700억 원대의 불법외화거래를 한 조직이 검찰에 기소됐다.

사법당국 발표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한국에서는 ‘암호화폐’가 다른 나라보다 20% 이상 비싸게 거래되는 것을 이용하기 위해 중국 ‘암호화폐 채굴업체’로부터 암호화폐를 사서 한국에 있는 거래소에서 한국 원화로 인출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다시 환치기 조직을 이용해 중국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했다고 한다.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 일본, EU 등의 대북제재는 국제기축통화로 꼽히는 달러, 유로, 엔 등이 북한으로 유입되는 것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위안화나 러시아 루블화의 경우에는 국제사회의 감시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김정은 정권이 외화벌이의 전진 기지로 중국을 이용하고, 중국 위안화가 북한에서도 널리 통용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암호화폐’가 한국을 거쳐 중국 위안화로 바뀌는 과정에 북한이 개입해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런 ‘암호화폐 돈세탁 흐름’ 때문에 美정부가 한국 측에 “북한의 암호화폐 돈세탁을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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