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분 쏟은 경성현 선수…상처만 남긴 '평창 올림픽'

경성현 "10년간 국가대표로서 스키탄게 제일 후회"…SNS 통해 심경 고백

박영근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1.31 07:53:57

▲ ⓒ사진=연합뉴스

"이제 스키 안탈 생각입니다…다시 타더라도 협회에서 절 가만 두겠습니까"

시작 전부터 평창 올림픽이 삐걱이고 있다.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으로 논란이 뜨겁더니, 이번엔 대한아이스협회의 황당한 실수로 알파인 스키 대표팀 선수가 출전권을 박탈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24일 경성현 선수는 선수단 결단식에 단복까지 입고 자리에 참석했다. 하지만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국제스키연맹(FIS)이 기본 2장(남1여1)과 개최국 2장(남1여1), 총 4장을 한국에 제공하면서 9명 가운데 5명이 짐을 싸야 했기 때문이다.

협회는 규정 변경된 사실을 모른 채 9명을 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협회는 이같은 사실을 선수들에게 설명하지 않은 채 기술쪽인 정동현·강영서·김소희와 스피드·기술을 모두 뛸 수 있는 김동우 선수를 선발했다. 

알파인은 스피드 종목(활강·슈퍼대회전)과 기술 종목(회전·대회전)으로 분류된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는 활강과 슈퍼대회전, 복합이 진행된다. 정동현, 강영서, 김소현이 모두 기술쪽이기 때문에 경성현이 뽑힐 경우 이곳에서 뛸 선수가 없어진다.

경성현은 올해 전국동계체육대회 회전과 복합 금메달을 목에 걸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 순위도 경성현 181위, 김동우 412위로 무려 300위 이상 차이가 났다. 


▲ ⓒ사진=경성현 SNS 캡처

그럼에도 자신이 출전 선수 명단에 오르지 못하게 되자, 그는 29일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냈는데도 불구하고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리는 스피드 종목에 나갈 선수가 필요해서 탈락시켰다는 협회의 해명은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고 SNS를 통해 잘못을 꼬집었다.

이어 그는 "스키를 타면서 그 선수에게 져본적도 없고, 경쟁자라고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을 만큼 실력차이가 확실히 났다"고 말했다.

경성현은 스키협회의 이런 결정을 '밥그릇 챙기기'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스피드종목에서 선수를 내보내지 않으면 (협회)밥그릇이 날아갈 것 같아서 내린 결정이 아니냐"면서 "룰도 제대로 모르고 지금까지 돈을 쓰고 외국인 코치까지 고용했으니 감당하려면 어떻게든 스피드 참가를 시켜서 명분을 쌓으려고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10년간 국가대표로서 스키탄게 지금 이 세상에서 제일 원망스럽다"며 "태극기가 뭐라고 그렇게 스트레스 받고 추위에 떨며 고생한건지…참 후회만 된다"고 절규했다.

스키협회 측은 논란이 불거지자 "올림픽 출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성현 선수를 결단식에 참석케 한 것은 잘못된 처사였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경성현은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 없는 너희는 진짜 잘못돼도 너무 잘못됐다"면서 "후배들이 벌써부터 걱정된다. 잠시나마 올림픽에 나간다는 헛된 꿈에 부풀어 좋아하고 다짐했던 나 자신이 참 불쌍하고 한심스럽다"고 호소했다.

지상욱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에 따르면 스키협회가 경성현 선수에게 그간 연락하지 않은 이유가 사과하기 힘든 부분이라서 경성현 선수에게 연락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서울에 따르면 그는 최근 대표팀에서 나와 서울 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당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하면 스키를 보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 무엇을 하면서 먹고 살아야 할지 고민중이다"고 말했다. 경성현 선수는 이날 대한스키협회를 상대로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기간이 짧은 만큼 그가 평창 올림픽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란 쉽지 않을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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