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작성 날짜 4월로 썼다 3월로 오기 실수… 세월호 사고와 헷갈려?
  •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이종현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이종현 기자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가 탄핵 직후 보여준 팽목항 방문이 계속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있던 지난 10일,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찾은 문 후보의 방명록이 화근이 된 것이다.

    문 후보는 대통령 탄핵 후 첫 행보로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됐다. 미안하다. 고맙다. 2017. 4. 10. 문재인"이라고 방명록을 적었다.

    그러나 문 후보의 방명록은 여론의 공분을 유발했다. 그가 적은 "고맙다"는 부분이다. 유가족들은 헌법재판소의 세월호 판결과 관련 '억울함'이 가득하다. 이는 당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낭독한 판결문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권한대행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여 304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당시 피청구인(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러 있었다. 피청구인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 보호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행사하고 직책을 수행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재난상황이 발생했다고 해 피청구인이 직접 구조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피청구인은 헌법상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그런데 성실의 개념은 상대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성실한 직책수행의무와 같은 추상적 의무규정의 위반을 이유로 탄핵소추를 하는 것은 어려운 점이 있다"고 했다.

    즉 헌재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 대통령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유가족의 마음이 편치 못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 탄핵을 주장한 이들은 참사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머리 손질을 하느라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같은 정황을 비춰볼 때, 문 후보가 쓴 "고맙다"는 방명록은 유가족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문 후보의 자중을 촉구하는 여론의 반발도 상당하다. 네티즌 cda6****은 "고마워? 불쌍한 아이들 그만 이용해라.. 당신만 안타까워하는 거 아니다"라고 촉구했다. 네티즌 elec****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를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네티즌 save****은 "'고맙다'는 말에는 아침부터 분이 난다. 세월호 엄마들이 그랬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고. (문 후보가) 정말 미안하면 '세월호 진상규명'에 올인해달라. 그렇게 못할 것을 알지만"이라고 분노했다. 네티즌 junh****은 "참 어이없다. 대통령 후보가 이런 실수를 하면 굵직굵직한 현안은 어떻게 맡길 수 있나"라고 했다.

    한편 문 후보는 방명록 작성 당시 날짜를 오기한 실수도 범했다. '3월 10일'을 '4월 10일'로 잘못 쓴 것이다. 이와 관련 문 후보 측은 "팽목항에서 4월 16일에 몰두해 4월로 쓴 것 같다. 다시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 ▲ 문재인 전 대표 "고맙다" 발언에 분노한 네티즌들. ⓒ인터넷 화면 캡처
    ▲ 문재인 전 대표 "고맙다" 발언에 분노한 네티즌들. ⓒ인터넷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