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밀회를 했다고 하다가 굿을 했다고 하다가 이번에는 성형수술 의혹까지"
  • ▲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인사회ⓒ 청와대 제공
    ▲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인사회ⓒ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인사를 겸한 티타임을 가졌다.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이후 첫 공식 일정이다.

    박 대통령은 일부 언론과 야권이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이었다.

    "소문이나 이야기, 방송을 보면 너무나 많은 왜곡과 허위를 남발해 걷잡을 수 없게 됐다. 혼란을 주면서 오해가 오해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오보가 재생산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

    청와대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본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자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11월 3차 대국민담화에서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질문을 받아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가까운 시일 안에 여러가지 경위를 소상히 말씀 드리겠다"며 별도의 기자회견을 예고했던 약속을 지킨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3차 대국민담화 이후 33일만이고,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지 23일 만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논란이 일고 있고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처음 참사가 벌어졌을 때 대통령이 밀회를 했다는 등 말도 안되고 입에 담기 민망한 이야기를 했다. 그 시간이 지나니 굿을 했다는 이야기가 기정사실화됐다. 이번에는 성형수술 의혹도 있다."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와 특별검사팀의 수사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대외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기회를 살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해 첫날 기자단과 신년인사를 잡은 것은 오는 3일부터 시작되는 헌법재판소 변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박 대통령은 40여분 간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면서 관련 의혹 일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 "기업인들, 국가 위해 동참한 것인데 너무 미안해"

    박근혜 대통령은 티타임이 시작되자 "이번 일이 터지고 나서 여러분들이 많이 힘들어 하시고 걱정도 해주신다는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굉장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를 도와주셨던 분들은 열심히 휴일도 없이 일했고 그렇다고 뒤로 이상한 것 받은 것이 없는 분들인데도, 어떻게 이렇게 말려서 고초를 겪고 있으니 굉장히 많이 마음이 아퍼 요즘은 미소 지을 일조차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사태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인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많다"고 했다.

    "정부가 원래 공약사항을 만들어서 관(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민(民)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같이 이렇게 해서 문화융성이라든가 창조경제라든가 그것을 정부 시책으로 잘 펴 보자, 그리고 또 문화 쪽이나 창업할 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젊은이들이 많이 있어 거기에 지원을 하면... (좋지 않겠나)

    워낙 우리나라가 문화적인 역량이나 소질이 뛰어나니까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고, 그럼으로써 한류도 더 힘을 받고 수 있고, 또 정부 시책도 관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민이 합쳐짐으로써 지금 시대에는 더 창의성으로 나갈 수 있고, 그렇게 하다 보면 국가브랜드도 높아지고.

    그렇게 하다 보면 기업도 더 그 나라에서 호의적인 분위기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여러 가지의 공감을 해서 참여를 하고, 그렇게 동참을 그 분들이 해 준 것인데 압수수색까지 받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많이 겪는 것을 보면서 정말 그것도 제가 굉장히 미안스럽고, 그래서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

    자극적인 보도를 생산하기 바쁜 일부 언론사의 오보(誤報) 논란과 관련해서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여기 출입하시는 분들은 다른 분들보다 더욱 정확하게 아시고 얘기도 많이 들으시니 이해하시는 입장에서 모든 것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계시리라고 저는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부 매체의 사실과 다른) 보도라든가 소문, 방송이 나오는 것을 보면 너무나 많은 왜곡, 오보, 허위가 남발이 되고 있어 종을 잡을 수가 없다"고 개탄했다.

    "어디서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또 보면 '그것도 사실이 아니었어', 조금 있다 보면 '아니 그것도 사실이 아니었어' 이런 식으로 가서 홍보실에서 이렇게 하다가는 한도 끝도 없겠다고 해서 청와대 홈페이지에 '오보 바로 잡습니다'라고 했는데 그것도 다 못잡고...

    지금 있는 것만 해도 수십 개이고, 아마 다 합하면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그게 굉장히 혼란을 주면서 또 오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왜곡된 것이 나오면 그걸 또 사실이라고 만들어 갖고 그걸 바탕으로 또 오보가 재생산되니까... 한도 끝도 없는 그런 일이 벌어져서 참 마음이 답답하고, 무겁고 그런 심정이다."

     

    #. "세월호 사고 당일, 하루 종일 바쁘게 보내"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지금까지는 공개하지 않았던 구체적인 사실을 모두 설명하며 관련 의혹을 전면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먼저 세월호 사고 당일 행적과 관련해 야권과 일부 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언급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참사가 벌어졌는데 대통령이 밀회를 했다는 이런 정말 말도 안 되는, 누가 들어도 얼굴 붉어질, 어떻게 보면 나라로서도 '대한민국이 그래?'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나. 근데 그게 사실 같이, 또 몇달을 기정사실 같이 (보도했는데), 아니 어떻게 밀회를 하겠나?

    입에 담기도 창피한 일이고. 그게 또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더니만 그 다음에는 그 시간 동안 굿을 했다고 또 한참... 또 그게 기정사실로, 그래서 참 너무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 다음에는 수술을 했다고 그래 갖고 한참 지금 (논란이) 되고. 그래서 이건 하다가 또 아니면 말고, 하다가 아니면 말고, 끝도 없다. 그래서 청와대 홈페이지에 '이것이 팩트다'라고 해서 사실은 대통령이 이때 여기를 갔고, 이때 여기 가서 누구를 만났고 (공개했는데), 다 발표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은 "제가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날 저는 정상적으로 사건이 터졌다는 것을 보고 받으면서 계속 체크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날은 마침 일정이 없어서 제 업무 공간이 관저였는데, 제가 가족이 없지 않나. 그런데 거기에는 결재할 수 있는 시스템도 다 되어 있고, 또 필요하면 손님도 만나고, 또 접견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민관에서 할 수도 있고, 본관에서 할 수도 있고, 또 그렇게 좀 일정이 특별하게 없으면 제가 그동안 조금 밀렸던 (업무를 관저에서 하는데), 바쁜 일을 하다 보면 계속 쌓인다.

    보고서라든가 결정해야 될 것, 그러니까 제가 그런 것을 그런 날에 계속 챙긴다. 그래서 저녁 때가 되면 오히려 더 피곤해진다. 왜냐하면 저는 한번 몰두를 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계속 챙기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몇 시간 지나고, 저녁 때가 되면 더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그럴 정도로 (업무를) 챙기고. 또 토요일과 일요일, 어떤 때는 밀렸던 것을 하지 않으면, 자꾸 밀리면 한도 없기 때문에 대개 휴일도 그렇게 보내는 때가 많은데, 그날은 마침 일정이 비었기 때문에 그것을 하고 있었는데 (세월호 사고) 보고가 와서, 제가 재난 전문가는 아니지만 대통령 입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빨리빨리 필요하면 특공대도 보내고 모든 것을 다 동원해서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구조하라'고 하고 보고를 받으면서 이렇게 하루 종일 보냈다."

     

  • ▲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인사회ⓒ 청와대 제공
    ▲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인사회ⓒ 청와대 제공

     

     

    #. "세월호 사고, 최대한 지원할 것이 있으면 하라고 지시"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당시 일을 돌아보며 "그날 참 안타까웠던 일 중의 하나가 전원이 구조됐는 오보가 있었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당시 최초 보고 후) 저는 여러 수석실로부터 보고를 받았고 전원이 구조됐다고 해서 너무 기뻐서, 아주 마음이 아주 안심이 되고, 이렇게 잘 될 수가 있나 그러고 있었는데 또 조금 시간이 흐르니까 그게 오보였다고 해서 너무 놀랐다.

    제가 중대본이라도 빨리 가서 현장에서 어떻게 하는지 그걸 (파악)해야 되겠다고 해서 가려고 했다. 그러나 적어도 경호하는 데는 필수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제가 마음대로 움직이지를 못한다.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중대본에도 무슨 사고가 있었는지 그쪽도 무슨 상황이 생겨서 그렇게 해서 확 떠나지를 못했다.

    (이후) 그 시간 준비가 다 됐다 할 때 그대로 달려갔다. 현장에서 챙겨야 될 것이 있고, 또 거기 119도 있고 다 있지 않겠나? 거기에서 제일 잘 알아서 하겠다 싶었다. 해경이. 저는 최대한 지원할 것이 있으면 하라고 했고 또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구해 달라고 (지시하면서) 제 할 것은 다 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데 그게 어느 날 갑자기 밀회를 했다는 그런 식으로 (보도가) 나가니까 얼마나 기가 막혔는지 말도 못한다. 그래서 이번에 헌재에서도 거기에 대해서 자세한, 상세한 내용을 제출해 달라고 해서 우리 변호인단에서 그걸 다 정리를 자세히 하고, 또 추가할 것이 있으면  하고 지금 만들고 있다. 그것을 제출을 하면 또 헌재에서 재판을 하게 될 텐데 이번만큼은 그런 허위가 완전히 좀 거둬졌으면 하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 

    30~40분 단위로 보도를 받은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 때는 고용복지수석실에서 연락이 왔었는데 그 때가 한창 기초연금을 둘러싼 복잡한 일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보고도 오고, 또 교문수석실에서도 (연락이) 온 것 같다"고 답했다.

    아울러 "그렇게 계속 연락받고 자료 보고서를 챙기고 필요한 건 연락도 하고 이런 식으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처음에는 (전원 구조 보도를 보고) 그렇게 엄청난 참사라는 생각을 못했고, (이후) 해상에서 큰일이 벌어졌구나 해서 계속 귀 기울이면서 어떻게 됐는가를 보고 받고 이렇게 하다가 나중에 알고 나서 그렇게 됐다"고 안타까워 했다.

    '최초 보고를 받고 본관으로 자리를 옮기실 생각은 안했는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선 "사실 현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고를 받으며 세월호 사고 현장으로 가는 준비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산케이 신문 보도와 관련) 법원에서 판결할 때 7시간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판결났고, 정리가 되나보다 생각했는데 다시 똑같은 얘기가 반복돼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이 아닌 게 힘을 갖고 (기사로) 나가고,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귓등으로 흘려버리는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 "세월호 당일 미용시술,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

    이날 일부 기자들은 세월호 사고 당일 미용시술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집중적으로 캐묻기도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그건 전혀 안했다. 그게 어떻게 그게 가능하겠나? 상식적으로도 그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간호장교들에 대해선 "그날 기억을 더듬어보니 머리를 만져주기 위해서 오고, 목에 필요한 약을 들고 온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사람은 어디가 아플 수도 있고, 자기의 어떤 사적 영역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대통령이 여기가 아파서 이렇게 이렇게 해 가지고 이런 약을 먹었고, 그런 것을 다 밝힌다는 것은 너무나 민망하지 그지 없다. 그것으로 인해서 국가에 손해를 입혔다거나 그런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저는 생각한다.

    어떤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아 이거 내가 잘못된 건가 그런 일은 안 하는데' 일일이 이런 병이 있으니까 이렇게 치료했지, 이건 이런 식으로 했지, 그런 식으로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잘못된 것이 아닌가. 어느 나라에서 대통령이 어떤 병을 앓았는가 하는 것을 일일이 전부 리스트를 만들고, 그걸 또 어떻게 치료했는가 다 리스트를 만들고 그러느냐.

    그리고 또 피곤해서, 특히 순방하고 이럴 때는 시차 적응을 못하면서 일정이 굉장히 빡빡하기 때문에 나중에 굉장히 힘들 때가 있다. 그러면 피곤하니까 또 다음 날 일찍 일을 해야 되니까,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영양주사도 놔줄 수가 있는 건데 그걸 큰 죄가 되는 것 같이 한다면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어떻게 되나.

    제가 한 발짝 한 발짝 움직일 때마다 다 기록을 해 가지고, 주사를 무슨 영양주사나 너무 피곤해서 이렇게 할 때에도 그건 의사가 알아서 처방하는 거지. 거기에 뭐가 들어가는지 어떻게 환자가 알겠나? 거기에서 알아서 했을 것이다.

    내가 증상이 이렇다, 너무나 피곤하고 그렇다고 하면 의료 거기서 알아서 처방하는 거지, 거기에 무슨 약이 들어가는지 알 수는  없지 않느냐? 그렇다고 써서는 안 될 약을 썼겠나. 설마하니, 의료진에서. 저는 이상한 약, 그런 건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와의 관계, 중소기업 특혜, 삼성합병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 등에 대해서도 모두 부인했다.

    최순실씨에 대해서는 '몇 십년된 지인'이라면서 "지인이 모든걸 다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통령으로서 철학과 소신 갖고 국정을 운영해왔다"고 역설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대가성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누구를 봐줄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고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어떤 결정이든간에 국가의 올바른 정책판단이었다"고 말했다.

    KD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 김영재 의원 해외진출 특혜 등 의혹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지원이 반드시 그 기업을 지원하라는 게 아니었고, 기술은 좋은데 큰 기업에 가려 명함 한번 내지 못한 조그만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최순실-차은택 등 수사를 받고 있는 이들과의 관계에 대해선 "현재 수사 중인 만큼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면 서로 곤란해지지 않겠나"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질문이 이어지자 "특검에서 연락이 오면 성실히 임할 생각이 있다"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탄핵 사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만큼, 청와대는 당분간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아울러 헌법재판소 변론이 임박한 만큼 청와대와 변호인단은 박 대통령의 이날 입장 설명을 중심으로 대응 논리를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