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親문재인 패권주의, 무너뜨려야 할 한 축"

국민의당이 최대 지지기반이었던 호남 민심 회복에 나섰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광주에서 회의를 개최해 정권교체를 위한 당의 비전을 설파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견제에도 힘을 쏟았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제왕적 대통령제와 적대적 공생의 양당체제, 계파패권주의가 활개치는 정권교체라면 제2의 박근혜, 제2의 새누리당, 제2의 친박(親朴)정권의 부활이자 연장이다"고 밝혔다. 

김동철 위원장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중진회의를 열고 "당내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파괴했던 새누리당 내 친박과 비박(非朴)의 균열로 (거대 양당구조의) 한축이 무너졌지만 아직도 무너뜨려야 할 또다른 한 축이 남아있다"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김동철 위원장은 "촛불민심과 호남민심의 요구는 정권교체지만 어떤 정권으로 교체를 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적대적 공생관계의 거대 양당구조는 대화의 타협의 협치를 제도화하는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당은 국가대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광주시민, 호남민과 함께 친박과 친문(親文) 등 패권주의를 배제한 중도개혁세력의 중심이 돼 호남이 계파 패권주의 희생양의 제물이 됐던 불행의 역사를 끝내겠다"며 "시대교체와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탄핵 정국 이후 정치권의 혁신을 바라는 촛불민심에도 불구하고 대선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지지도 선두를 달리고 있어 개헌이나 대선 결선투표제 등 정치개혁에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한 셈이다. 

이날 회의에는 김동철 위원장을 비롯해 유성엽·장병완·정동영·조배숙·천정배·황주홍 의원 등 호남을 지역구로 둔 중진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당초 국민의당은 4·13 총선 직후 호남 전체 의석 28석 가운데 23석을 차지하며 야권의 텃밭이라 불리는 호남을 석권했으나,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동 이후 지지도가 점차 하락했다. 

탄핵 정국을 거치며 지지율은 더욱 낮아졌고, 이제는 '호남 1당'이라는 명칭도 무색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당 안팎으로 제기됐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당지지도에 따르면 국민의당 호남 지지율은 27%로 여전히 민주당(42.5%)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당내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발표,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심위 참조> 

황주홍 의원은 "핵무기보다 더 무서운 것은 생각의 낙후다. 생각의 낙후 때문에 경제의 낙후도 온 것이고 정치의 낙후도 오는 것"이라며 "국민의당 이대로는 안 된다. 바뀔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황주홍 의원은 이어 "낡은 생각, 낡은 정치, 헌정치 이제 국민의당의 전면에서 조용히 사라질 것"이라며 "이제 새로운 생각으로, 새로운 사람으로 저희 국민의당을 새롭게 일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내달 15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호남 의원 다수가 출마하고, 천정배 전 대표가 이날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등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또한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김철주 무안군수와 군의원 입당 환영식도 하는 등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선다.

한편 박지원 원내대표는 "개헌을 안 하면 자기들이 대통령 선거에 유리하니까 그런 말씀을 하는 게 아니냐"라며 "개헌을 안 하려고 하면 호헌세력"이라고 문재인 전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를 거듭 힐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촛불의 광장에서 국민의 민심을 정략적으로, 마치 대통령 선거가 끝난 것처럼 아전인수하면 4·19가 박정희, 5·18이 전두환, 6·10이 노태우를 불러오듯 굉장히 불안에 혼란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