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후보에 박지원-정동영-문병호-김영환 등 거론1인 2표-집단지도체제로 朴 당선 유력하다는 분석도 나와
  • ▲ 내달 15일 국민의당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누가 당권을 거머쥘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다. ⓒ뉴데일리 DB
    ▲ 내달 15일 국민의당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누가 당권을 거머쥘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다. ⓒ뉴데일리 DB

    내달 15일로 예정된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의 승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게 나온다.

    가칭 보수신당의 출범이 다가오면서 정치지형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중도보수'를 표방해온 국민의당으로선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지지층을 끌어와야하지만, 대표적인 호남 정치인이자 스스로도 '헌정치'라고 부르는 박지원 원내대표로는 힘들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적지 않게 제기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대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후보군으로는 호남을 지역구로 둔 박지원 원내대표와 정동영 의원, 안철수계로 불리는 문병호 전 의원과 김영환 전 사무총장이 거론된다. 

    하지만 전체 당원 중 호남 당원이 절반에 육박하고, 수도권에 있는 당원들 상당수가 호남출신이라는 분석도 있어 사실상 전남의 박지원 원내대표와 전북의 정동영 의원 양강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인 2표로 진행되며 최다득표자가 당대표가 되고 2~5위는 최고위원을 맡는 통합선출 방식의 집단지도체제 구조상 정동영 의원이 고전할 것이란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전남을 지역구로 둔 한 의원실 관계자는 "조배숙 의원과 유성엽 의원은 이번에 출마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북은 정동영 의원으로 단일화하는 구조"라면서 "전북에서 한 표는 정 의원한테 갈 것이고 다른 한 표는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갈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반면 "전남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한 표씩 받겠지만, 다른 한 표가 정동영 의원에게 갈 확률은 적을 것이다"라며 "문병호 전 의원이나 김영환 전 총장 등 원외인사나 혹은 전남에서 최고위원으로 출마하는 의원에게 갈 것"으로 분석했다. 

    전당대회 이전에 선출될 국민의당 신임 원내대표로도 호남의 주승용 의원이 유력한 상황이다. 과거 민주당에서 최고위원을 역임하고 국민의당에서도 사무총장이나 정책위의장,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을 두루 거치고 풍부한 당무 경험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실력과 능력을 떠나 '박지원 대표-주승용 원내대표'로 당 지도부가 재편될 경우 결과적으로는 '호남당'이란 이미지가 확고해진다. 이에 당의 확장성 부분에 있어 적지않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영환 전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이 전국정당으로 나가야하는데, 박지원 원내대표나 정동영 의원이 여기에 적합한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외부에서 벌어지는 정계개편도 전당대회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새누리당을 탈당한 비박(非朴)계 의원들은 내달 20일 가칭 '보수신당'을 출범할 예정이다. 

    35명의 의원이 1차 탈당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추가 탈당이 이뤄지면 국민의당으로선 '제3당'의 지위와 '캐스팅보트'의 역할 모두 위태로운 상황이다. 

    전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12월 3주차 정당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은 비박계 신당이 18.7%로 30.3%를 기록한 더불어민주당의 뒤를 이었다. 3위는 친박이 남은 새누리당이 13.2%였고 국민의당은 10.5%로 4위에 올랐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대선 지지도 1위를 이어가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경쟁을 위해서라도 비박계, 보수신당과의 연대에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당이 민주당의 친문(親文) 패권세력으로 인해 창당했고, 보수신당이 새누리당의 친박(親朴)으로 인해 출범할 예정인만큼 '기득권·패권주의 타파'라는 점에서 두 정당의 공감대도 높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박계 탈당에 대해 "새누리당은 말할 필요도 없고 국가적으로 대단히 잘된 일"이라며 "새누리당에서 시작된 계파 패권주의 청산이 다른 당(민주당)으로도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호평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애국의 길이다"라며 환영한 것도 반문(反文)연대의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하지만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국민의당 연대론으로 곤욕을 치렀던 국민의당으로선 이같은 연계론이 오히려 독이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철수 전 대표가 "비박계는 참혹한 현실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지 않는다면 책임 있는 정치세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거리를 뒀고, 문병호 전 의원도 "태생적으로 다르다. 국민의당은 구태 기득권을 혁파하기 위해서 나온 당이고 비박 신당은 정치적 죽음으로부터 도피하는 세력인데 같이 할 수가 없다"며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 당내 관계자는 "보수신당과도 물밑접촉은 있겠지만 아직 윤곽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여론반발도 심각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비박과의 연대나 제3지대론도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다"라며 "새누리당과의 연대에 대해 호남 지역민심의 반발이 클 것이다. 다음 총선 때 악영향이 클텐데 호남 의원들이 이에 응할지는 의문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