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반공주의자 처칠, 히틀러와 싸우기 위해 스탈린과도 손 잡아"민주당 "朴, '똥볼'? 적당히 하시라… 부역자와 손잡고 싶은가"
  •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추진을 위해 손을 맞잡았지만, 서로를 향한 비난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도 격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어 탄핵 정국 이후 본격적인 야권 간 주도권 다툼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지금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잘못하면 바가지 쓴다"고 경고했다. 탄핵 국면에서 특히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추미애 대표를 향해 자중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 및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 출연해 "지금 이렇게 정치권에서 계엄령이니, 2천억 화장품이니, 망명이니 하는 것은 조금 성급한 (발언이자) 정제된 발언이 아니라서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추미애 대표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고 비난한 데 대해서도 "우리를 도와주는 분을 추 대표가 비판하고, 민주당 친문(親文) 원내 세력들이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험난한 고개를 넘을 때에는 악마의 손을 잡고서도 넘는다. 세계적 반공주의자인 처칠 수상은 히틀러와 싸우기 위해 소련의 공산주의자인 스탈린과 손을 잡고 무찔렀다"라며 "탄핵을 가결하려면 표가 필요한데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을 비난하면 도와주고 싶겠나"라고 질타했다. 

    추미애 대표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향해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고 비난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박지원 위원장은 전날에도 "추미애 대표가 똥볼을 찰 것이라는 예측이 적중했다"고 추 대표의 잦은 실언을 원색 비난한 바 있다.

    문병호 전략홍보본부장도 가세,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문병호 본부장은 "문재인 전 대표가 '다른 사람이 다 실패해도 나는 성공할 수 있다, 나는 예외'라고 생각한다면 참으로 국가지도자로 자격이 없다"고 정면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표가 개헌에 반대하며 이번 국정농단 사건 문제는 헌법이 아니고 개인이라고 했다"며 "참으로 안이하고 오만한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같은 국민의당의 집중포화에 민주당도 응수하고 나섰다. 


  • ▲ 더불어민주당.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지원 위원장의 왼손은 야권과 잡고 있지만 오른손은 박근혜 부역자와 잡고 싶은지 의심된다"며 "양손 모두를 야권을 잡는 것이 호남 민심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새누리당에 탄핵을 찬성한 의원들은 고해성사의 당사자이지 연대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새누리당을 향해 비난을 멈추라는 박지원 위원장의 주장에 반박했다. 

    민주당은 전날 박지원 위원장이 추미애 대표를 향해 "'똥볼'을 찰 것이란 예측이 적중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정진우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 없다"며 "적당히 하라"고 원색 비난했다. 

    정진우 부대변인은 "아침에는 야권 공조를 강조하고, 저녁엔 추미애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를 힐난한다. 아침저녁으로 입장을 바꿔야 하니 참 바빠 보인다"며 "박지원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다 된 것처럼 행동한다'고 가르치니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따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색이 '정치9단'인 박지원 대표가 국가적 혼란사태 속에서 야권의 우군인 민주당 대표와 유력 대권후보를 향해서 날 선 비난을 계속하는 모습은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계승자라고 자처하는 당신의 스타일과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늦어도 내달 9일을 목표로 박 대통령 탄핵안 본회의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야권은 그간 '총리 탄핵' 등의 무리수를 던지면서까지 황교안 총리의 교체를 요구해왔다. 대통령 퇴진 후 거국내각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총리를 내세우고 정국을 주도하고자 하는 속셈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황교한 체제'가 가시화되면서 당초 '선(先) 총리 선임'을 주장해온 국민의당과 몰아붙이기식으로 극단적 상황을 자초한 민주당이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일 공산도 커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