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 "문화는 인간이 희노애락을 나누는 것"
  • 깊어가는 가을, 서울 거리가 흥미진진한 예술로 무르익는다.

    서울문화재단과 서울시가 주최하는 '서울거리예술축제 2016'이 오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5일간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 광장, 플랫폼창동61, 망원시장, 길음1동 등 도심과 마을 곳곳에서 펼쳐진다.

    '서울거리에술축제'는 2003년부터 시작된 '하이서울페스티벌'의 명칭을 변경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종석 서울거리예술축제 예술감독은 21일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정체성 논란이 있었다. 더 많은 시민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것이 거리예술이라는 의견을 모으고 축제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름을 바꿨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에서는 국내뿐 아니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핀란드, 뉴질랜드, 호주, 폴란드, 벨기에 등 9개국에서 온 공연팀이 현대 서커스, 이동형 거리극 등 47개 작품을 126회에 걸쳐 무료로 선보인다.

    개막작은 프랑스 극단 까라보스(Carabosse)의 설치형 퍼포먼스 '흐르는 불, 일렁이는 밤'이다. '도깨비설화'의 근원지였던 청계광장-광교 약 400미터 구간에 다양한 구조물과 와이어를 설치하고, 1700여 개의 불꽃을 심어 악사의 수상연주와 함께 몽환적인 불꽃정원을 만든다.

    한국과 호주의 극단이 2년 넘게 준비해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시간의 변이'(Frameshift)는 서울 근대화 역사를 담은 서울역(문화역서울284)을 재조명한 작품이다. 버티컬 퍼포먼스, 현대 무용, 비보이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영상 미디어 파사드와 인터랙티브 디지털 프로젝션을 접목했다.

  • '시간의 변이' 연출을 맡은 데이비드 클락슨 스토커씨어터 대표는 "역사적인 기억을 가지고 있는 건물로 작업하고 싶었는데, 문화역서울284 공간이 가장 적합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담고 있다. 역사성을 가지고 새롭게 재현하는 것에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현대 서커스 예술을 만끽할 수 있는 '소다드, 그리움(Sodade)', 베스트셀러 작품을 거리예술로 승화시킨 '눈먼 사람들(The Blind)',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한 이동형 거리극 '미션 루즈벨트(Mission Roosevelt)', 현대인의 삶을 그린 폴란드 극단 KTO의 '순례자들(Peregrinus)' 등이 주목할 만한 작품들이다. 

    폐막작 '길&Passage'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만든 한국과 프랑스 예술단체의 공동작품으로 오는 12월 리옹 빛축제에도 초청돼 공연을 이어나간다. 이 작품은 인류 공통의 주제인 삶과 죽음에 관해 불꽃의 강렬한 이미지를 길 위에 그려낸 이동형 거리극이다.

    폐막일인 10월 2일에는 세종대로에서 종일 놀고 공연을 즐기는 '끝.장.대.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날은 행사를 위해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광화문사거리와 대한문 앞 세종대로까지 차량이 통제된다.

    예능PD 출신의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여의도의 벚꽃축제나 불꽃축제는 소문을 내지 않아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서울거리예술축제'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과거 좋은 방송은 '짱'이면서 '찡'한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는 눈이 번쩍 뜨이게 하고 가슴에 울림을 주는 거다. 문화 예술 역시 인간이 함께 살아가고 희노애락을 나누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뉴데일리 공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