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전문가 “北외교관, 내부 기밀 많이 알 것…망명 사실이면 김정은에 큰 타격”
  • 英BBC는 현재 런던 주재 北대사관 소속 외교관의 망명 소식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英BBC 관련보도 화면캡쳐
    ▲ 英BBC는 현재 런던 주재 北대사관 소속 외교관의 망명 소식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英BBC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16일 영국 런던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한 외교관이 가족과 함께 망명했다는 ‘중앙일보’의 보도가 나온 뒤 망명한 北외교관이 ‘태용호’라는 英BBC의 보도가 나왔다.

    같은 날 한국과 영국 외교 당국은 북한 외교관의 망명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내놨지만, 만약 북한 외교관의 망명이 사실일 경우 그 파장은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6일 “영국 주재 북한 외교관의 망명이 사실이라면, 김정은 정권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영국 씽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존 닐슨 라이트 박사의 의견을 인용 보도했다.

    존 닐슨 라이트 박사는 “북한 외교관 망명과 관련해 지금까지 많은 오보가 나왔던 만큼 아직은 사실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만약 북한 고위급 외교관이 가족과 함께 제3국으로 망명했다면, 북한 당국은 이 사건에 대한 보도가 ‘정치적 피해’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해 애쓸 것”이라고 분석했다.

    존 닐슨 라이트 박사는 영국에 10년 이상 머물렀던 북한 고위급 외교관의 경우 북한이 유럽에서 저지르는 각종 불법사업과 북한 김정은 집단 내부의 동향 등 예민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英런던에서 제3국으로 망명한 북한 외교관 ‘태용호’는 가족들과 함께 탈출하기 위해 치밀한 사전 준비를 한 뒤 8월 초에 망명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BBC 등에 따르면, ‘태용호’는 英런던 대사관에서 10년 동안 근무했으며 주 업무는 북한 체제와 김씨 일가에 대한 대외선전이었다고 한다.

    ‘태용호’는 이런 영사 업무 외에도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의 동태 파악, 영국 정부와 NGO들의 북한인권유린 비판에 대한 대응책 마련 등을 담당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편 ‘태용호’의 망명에 ‘외부세력’이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2015년 4월 카타르 ‘알 자지라’와 英‘가디언’이 공동취재한 자료에 따르면, 과거 英해외정보국(MI6)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북한 핵전문가를 포섭하기 위한 공작을 펼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번 ‘태용호’의 망명에도 미국이나 영국, 또는 한국의 ‘지원’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