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들, 약간 손상된 100달러를 50달러로 환전해줘…소액 달러 받지도 않아
  • ▲ 미국은 북한이 만든 100달러 위조지폐 등으로 골머리를 앓다 2013년 10월 새 지폐를 발행해 통용하기 시작했다. ⓒMBC 관련보도 화면캡쳐
    ▲ 미국은 북한이 만든 100달러 위조지폐 등으로 골머리를 앓다 2013년 10월 새 지폐를 발행해 통용하기 시작했다. ⓒMBC 관련보도 화면캡쳐

    최근 북한과 중국 접경 지역에서 낡은 달러는 통용이 되지 않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에서 수령님, 장군님보다 위대하다는 美달러화가 조금이라도 손상되었거나 너무 낡으면 화폐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은 “낡은 달러를 내밀면 사람들이 받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은 “낡거나 손상된 美달러를 소지하고 중국을 찾는 북한 주민들이 中-北접경지역의 환전상에서 中위안화로 바꾸려고 하지만, 중국 환전상들 역시 환전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환전상들은 낡은 100달러 지폐는 50% 감액해 50달러어치의 위안화로 바꿔주고, 50달러 이하의 소액 달러는 아예 환전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소식통에 의하면, 중국 환전상들이 ‘낡은 달러’의 환전을 거부하는 이유는 중국 은행들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 은행들이 낡았거나 조금이라도 훼손된 달러의 환전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좀 낡았거나 훼손된 달러라도 한국 등 다른 외국 은행에서는 별 문제 없이 환전해주는 것으로 아는데 유독 중국 은행만 까다롭게 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中단둥의 한 조선족 상인의 이야기도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평양 소식통은 “낡은 美달러를 손에 넣은 북한 주민들은 써먹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고 그냥 장롱에 보관해 놓고 있다”면서 “북한 전역에서 이런 화폐를 다 모으면 액수가 상당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中위안화는 찢어져 테이프로 이어 붙여도 통용에 문제가 없는데 오직 美달러 지폐만 문제”라면서 “특히 북한 내부에서 많이 유통되는 50달러 이하 소액권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대북무역을 하는 중국 상인은 “낡았거나 작은 손상이 있는 달러를 왜 환전해주지 않는지 중국 은행 직원에게 문의했지만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 은행들이 북한 사람들이 소지한 달러의 환전을 이처럼 까다롭게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유아시아방송’ 또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몇 가지 가능성은 있다.

    우선 북한의 ‘위조지폐’에 대한 우려다. 북한은 지폐를 만드는 당국 차원에서 ‘위조지폐’를 생산한다. 美정부는 북한이 제조하는 ‘슈퍼노트’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 2013년 10월부터 위조방지기술을 더욱 강화한 신권을 유통해 왔다. 따라서 북한 사람들이 지닌 낡은 지폐는 ‘슈퍼노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북한과 中공산당 간의 ‘밀약’에 따라 북한 주민들이 지닌 돈을 묶어두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북한에서 중국으로 자주 가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장마당이나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무역상이다. 이들의 자금력은 김정은의 지배 체제가 부실해지는 것에 비례해 갈수록 커져가고 있어, 북한 체제에 위협이 된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북한의 체제 유지가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한 中공산당이 은행들에 ‘외화벌이 사업’ 등을 통해 새 달러를 사용할 수 있는 노동당 간부와 평양 고위층들의 돈만 환전해주라고 지시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 은행들이 왜 낡은 달러를 환전해주지 않는지 명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중국 금융계는 공산당의 지배를 받는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정치적인 문제가 그 배경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