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성사되면 선거구도 뒤바뀔 수도'..."야권통합 꼼수, 국민 우롱행태" 강력 비판
  • ▲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이종현 기자
    ▲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야권 통합' 발언이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여야는 3일 야권연대와 관련된 발언을 일제히 쏟아내며 새롭게 떠오른 이슈에 집중했다.

    야권 갈등의 불씨와 필리버스터 실패 비판 여론을 무마시키고 선거 주도권 확보를 노린 김종인 대표의 셈법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야권연대 이슈 급부상에 새누리당은 긴장하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야권연대 논의 본격화로 실제 야합이 성사될 경우 여당에 유리한 현재의 선거 판세가 한순간에 뒤집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는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에 대해 '과대망상', '국민 우롱'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이질성 때문에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갈라진지 겨우 반년도 안 지났는데 야권연대 구태가 고개를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원내대표는 "선거을 위해서만 뭉친다면 야권 분열은 처음부터 연대 염두로 선거보조금을 노린 위장이혼이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야권 통합 주장은 분명한 꼼수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렇게 합치면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과대망상이다.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정치를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진하 사무총장도 "분열된 야권이 선거야합이라는 습관적 정치 꼼수를 다시 시작했다"며 "애당초 야당 분열 원인은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는데 이합집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당의 비난에도 불구, 실제 야권연대가 성사될 경우 국민적 여론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분열과 통합을 반복한 야당이 또다시 선거 승리, 의석수 확보를 위해 연대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식상하다는 여론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3월 총선을 앞두고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통진당 후보만 전략지역 16곳에 출마하는 야권연대 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운동권 출신 인사들과 종북 논란의 인사들이 대거 국회로 입성하는 계기가 됐다. 

    여당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 연대 논의 과정에서 종북(從北)정당 논란을 빚고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된 구 통진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각 지역별 후보들이 선거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 또 '묻지마 연대'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연대는 없다고 주장했던 야당은 총선-재보궐선거가 다가오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한지붕 한가족'이 됐다"며 "여론의 흐름이 예전과는 다르지만, 이번에도 각 지역 후보들이 선거승리를 위해 단일화 하는 과정에서 구 통진당 인사들과 손을 맞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