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인성영재학교 '갭 이어'과정 화제
  • 재수 삼수로 대학을 가서도 진로를 찾지 못해 1~2년씩 휴학을 하고, 졸업 후에도 일단 대학원으로 피신하는 장수 학생들이 늘고 있다. 

    청소년기에 가장 중요한 고민은 자신의 진로를 찾는 것이다. 입시에 떠밀려 짧은 청춘의 시기에 방황을 하는 청소년들을 방치한다면 국가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무작정 입시공부만 시켜서는 본인 스스로 제대로 된 판단과 결정을 하기 어렵다. 

    해법은 새로운 '인성 교육'이다. 중고등학교 시절의 아이들이 상상 이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한다는 것을 깨닫고 대화와 체험으로 인성 교육에 돌입할 부모는 흔치 않다. 

    학교에서 1년쯤 아이들을 입시에서 해방시켜주고 인성 교육만 시켜서 철들게 하면 좋겠다. 소위 청소년기에 갭 이어(Gap Year)를 두는 교육이다.  

    우리나라에선 인성교육 위주의 대안학교 '벤자민 인성 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가 이런 역할을 하고 있다. 벤자민학교는 중고등학생 시절에 1년간 입시 준비를 그만두고 자기 주도적인 공부나 활동을 하다가 자신의 판단으로 공부나 일을 하라고 가르친다.  말하자면 아이들 '철 들여주는' 사관학교다. 

    선진국들은 이미 공교육에 ' 갭 이어'를 활용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서유럽의 경제 강자로 떠오른 아일랜드는 아예 국가가 인성교육을 시킨다. 고등학교 과정중에 1년간 정규수업을 듣지 않고 진로를 고민하는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덴마크의 '애프터 스쿨(After School)'도 정규 수업을 중단하고 6개월에서 1년간 미술, 체육 교육 등 과외 활동만 하는 프로그램이다. 스웨덴의' 프라오'와 영국의 '갭 이어(Gap Year)'도 비슷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마치 중년기의 '안식년'처럼 청소년기에 '갭(Gap)'을 주어 자기 정체성을 찾을 시간을 주자는 것이다. 입시와 취업으로 대부분 재수, 삼수를 하는 게 현실이다. 청소년기에 미리 1년 쯤 시간을 두고 인성 교육을 먼저 하면 보다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독립적인 사람이 될 것이라는 게 '갭 이어' 교육의 취지다.  

    선진국들이 공교육으로 갭 이어 교육을 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도 교육부 지원을 받는 대안학교가 아니다. 입시 과목을 한 과목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정규교육 과정을 벗어난 인성 교육 프로그램으로 대안학교를 이끌고 있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나옥 교장은 뜻밖에도 오랜 세월 교육부에 몸담아 온 교육공무원이자 교사 출신이다. 

  • ▲ 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장 ⓒ뉴데일리
    ▲ 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장 ⓒ뉴데일리


    Q. 아일랜드의 공교육과정인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가 벤자민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벤자민학교에도 아일랜드 사례를 보고 찾아오는 부모와 학생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A. 벤자민인성영재학교도 아일랜드 전환학년제처럼 1년 동안 학업을 중단하고 본인 스스로에 대해 성찰하고 심신을 단련하면서 인생을 계획하는 학교입니다. 처음 아일랜드 정부에서 아이들에게 1년동안 공부를 시키지 말자고 하자 학부모들의 반대가 엄청나게 심했습니다. 처음에는 몇개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했는데, 이 제도에 참여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성적이 더 우수해 졌어요. 

    이후 공교육으로 30년 넘게 운영되고 있고, 작은 섬나라 농업국가였던 아일랜드가 20년만에 IT 강국으로 발전하자, 유럽은 물론 미주에서도 이를 활용해 '갭 이어(gap year)'제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의 공교육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란? 우리나라 중학교 과정에 해당하는 주니어과정을 마치고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시니어 과정에 들어가기 전 1년 동안 운영된다. 1년동안 학업을 중단하고 코디네이터와 함께 진로를 의논하고 지역사회에서 직업을 경험해 보는 것이 주요한 프로그램이다. 대상은 15~16세로 우리나라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된다. 

    전환학년제는 국가 수준의 표준화된 교육과정, 강의계획서나 평가방식이 없고 교육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 내에서 학교의 환경 및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전담인력을 전환학년제 코디네이터라고 하는데 교장, 학교 경영진, 학부모, 지역사회 관련단체, 교사 등과 관계 형성의 상담 역할을 한다. 전환학년제에 관한 정보 제공과 평가에도 책임을 진다. 직업체험과 지역사회 봉사 등과 같은 교외 활동을 시키고 멘토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아이디어를 나누고 문제점들을 논의하도록 한다

    이 인성교육 제도는 참여하는 모든 학생의 잠재력을 키워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지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성적과 관련 없이 학생의 흥미와 재능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모든 학생의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창의적인 수업 과정을 만들고 모든 학생의 잠재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것이 전환학년제의 명시된 목적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프로그램 선택, 수행, 결과에 따른 피드백 등 전환학년제 일련의 프로세스를 통해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 학생들은 한 달 이상 아르바이트 등 직업 활동을 통해 직업 선택 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학년제는 학생들의 계발에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교사와 부모, 지역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교사와 학부모들도 학생과 관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 전문성, 자아개념 등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 ▲ 주 1회 오프라인 수업:체험적 인성교육과 뇌교육이 이뤄진다. 몸과 뇌를 깨우는 뇌체조와 명상(사진제공: 벤자민인성영재학교)
    ▲ 주 1회 오프라인 수업:체험적 인성교육과 뇌교육이 이뤄진다. 몸과 뇌를 깨우는 뇌체조와 명상(사진제공: 벤자민인성영재학교)

    Q. 아이랜드의 전환학기제와 유사한 사례를 또 찾을 수 있나요?

    A. 덴마크에는 애프터스쿨이라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인생을 계획하고 6개월에서 1년 동안 학업에 집중하지 않고 축구학교, 미술학교 등 원하는 활동합니다. 이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자 덴마크에서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애프터스쿨도 생겼습니다. 삶을 돌아보고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행복지수(유엔 통계)가 가장 높은 국가가 덴마크라는 것이 쉬이 수긍이 갈 것입니다. 스웨덴의 프라오, 영국의 갭이어(Gap year)도 전환학년제와 비슷한 맥락의 교육 프로그램들입니다. 

    덴마크의 애프터스쿨이란? 자유학교의 일종으로 공립기초학교를 졸업하고 고등교육이나 직업학교로 진학하기 전 1년 과정의 기숙형 자유학기제도다. 보통 14~18세 청소년을 위한 중등학교로서 공교육제도에 포함돼있다.  

    음악, 체육, 수공예 ,자연, 생태 등 특별한 영역에 재능있는 학생들, 혹은 학교생활에 싫증을 내거나 공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1~2년 간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한 학교를 말한다. 덴마크의 애프터스쿨은 의무교육제도가 가정에 무분별하게 개입하고 아이에 대한 부모의 권리를 제한한다는 여론에 따라 1815년 처음 설립됐다. 

    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여유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아를 찾고 진로를 탐색하거나 친구들과 깊은 우정을 나누기 원하는 학생들이 애프터스쿨을 선택한다.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 스스로 선택해 다닐 수 있는 학교형태다. 

    애프터스쿨은 일반교육을 제공하고 기초 과제를 다루며 개인의 전인적 발달을 목적으로 한다. 주로 음악, 미술, 체육 등 감성교육과 단체활동이 주를 이루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학교마다 다양하다. 

    Q. 벤자민을 졸업한 학생들이 변화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A. 기존 교육의 틀에서는 우수한 아이와 덜 우수한 아이의 차이를 성적으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벤자민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그 능력을 꽃피우도록 도와줍니다. 누구도 잠재력에 우열은 없습니다. 

    특출한 학생들 몇 명만의 결과가 아닙니다. 벤자민학교를 거치고 나면 문제 아이, 평범한 아이, 모범생 아이 모두 좋아지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경험한 졸업생들은 대부분 스스로가 홍보대사가 돼 다른학생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올 2월에 졸업예정인 2기 학생들이 과정을 마무리하고 있는데 열정이 뜨겁습니다. 본인의 변화에 스스로 기뻐하고 다른 아이들도 함께 변화하기를 바라며 나누고 싶다는 마음을 갖기 시작합니다. 이미 졸업해 학교로 돌아간 1기 졸업생들은 주변 친구들을 도와주려는 마음이 커서, 동아리 리더가 되고 친구들 상담자가 되어 봉사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엔 기가 죽어있는 고등학생들이 많습니다. 성적 스트레스를 벗어나 하고 싶은 활동을 하다보면 내면의 본질적인 자신감이 살아나고 거침없고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벤자민학교에서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주인공입니다. 담임선생님의 수업은 일주일에 2번 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주도하는 프로젝트의 친구들과 멘토가 함께 모여 자신들이 정한 시간 수업을 합니다. 아르바이트도 함께 하며 사회를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입니다. 

    스펙이 아니라 '본인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졸업할 때가 되면 벤자민 학교 학생들은 모두 자신감이 넘치고 밝으며 발표 잘하는 학생으로로 변화합니다. 

  • ▲ 주 1회 오프라인 수업:체험적 인성교육과 뇌교육이 이뤄진다. 몸과 뇌를 깨우는 뇌체조와 명상(사진제공: 벤자민인성영재학교)

    Q.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인가받지 않은 대안학교이기 때문에 이른바 '문제 학생'들이 일부 오는 것 아닐까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있습니다. 

    A. 입시 과목을 가르쳐야 대안학교 인가를 받는데 벤자민학교는 입시 과목을 가르치지 않는 게 목적입니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틀의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공교육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라고 해서 모두 학업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벤자민 학교 학생중에는 전교석차를 자랑하는 학생이지만 공부의 의미를 찾지 못해 힘들어 하는 학생도 있고, 더러는 보호감찰 대상자 학생도 있습니다. 벤자민학교를 찾아왔다는 것은 제대로 살려는 의지가 있는 아이입니다. 모두들 졸업할 때면 예외없이 자기 자신감에 넘치는 모범적인 청소년으로 거듭나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영리하고 성실하고 열정적인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Q.고등학생만 입학할 수 있나요?

    A. 벤자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1년동안 수업이 이뤄집니다. 고등학생이 본인의 삶에 대해 고찰하고 진로를 준비하는 적기이기 때문입니다. 1년의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빡빡하게 주어진 생활에 익숙해 있다가 벤자민 학교로 오면 해방감이 몰려오면서 한달정도는 이불 속에서 나오지 않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그런 시간도 역시 중요한 시간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생각하고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벤자민학교에 입학하고 한 두달만 지나면 약속잡기도 힘들 정도로 바빠집니다. 박물관, 법원, 경찰서 등 지역사회 기관들을 활용해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Q.벤자민학교는 정부의 인가를 받은 대안학교 인가요?

    A. 국,영,수 교과과정이 없기 때문에 비인가 대안학교죠. 인가를 받으면 교사지원금을 국가로 받을 수 있는 등 학교 운영이 쉬워지지만, 벤자민학교의 취지가 학업을 쉬고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인 만큼 현재로선 '인가'를 받지 않아야 '갭 이어' 교육의 취지에 맞습니다.  


  • ▲ 주 1회 오프라인 수업:체험적 인성교육과 뇌교육이 이뤄진다. 몸과 뇌를 깨우는 뇌체조와 명상(사진제공: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보호관찰'까지 받아야 했던 배형준 학생이 이젠 친구들을 교육하는 강사로 변신했다]

    '문제아'로 찍혀 방황하던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사고를 쳐 경찰의 보호관찰까지 받아야했던 형준이.

    형준이를 걱정하던 어머니는 인성교육의 명문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의 입학을 권유했고 형준이는 '나같은 아이도 바뀔 수 있을까?'라는 걱정반 설레임반으로 입학을 했다고 한다.

    1년 간 매 달 성장스토리 발표, 멘토와 만남, 개인 프로젝트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형준이는 자신도 몰랐던 '발표력'을 발견했다. 또래 청소년들 앞에서 진솔하고 감동적인 강연으로 꽤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배형준 군에게 청년 강연자의 꿈은 이제 먼 일이 아니다.

    Q. 벤자민학교의 교육이념은 무엇입니까?

    A. 홍익정신을 기반으로 학교를 설립한 만큼, 스스로를 가치있다고 생각하고 행복해지는 '인성영재'를 양성하려는 것이 설립 목적입니다. 벤자민학교가 기존 교육과 가장 다른 점은 인성교육, 즉 뇌교육입니다. 인성교육에 핵심을 두어 심신수련과 명상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뇌교육은 앉아서 하는 교육이 아니라 심신수련을 거치면서 스스로를 통제하고 조절하고 집중력을 기르는 과정입니다. 화를 조절하고 폭발하지 않을 수 있는 힘과 긍정적인 힘을 기를 수 있어요. 

  • ▲ 주 1회 온라인 수업:독서토론, 주제토론, 멘토특강 등이 이뤄진다.(사진제공: 벤자민인성영재학교)
    ▲ 주 1회 온라인 수업:독서토론, 주제토론, 멘토특강 등이 이뤄진다.(사진제공: 벤자민인성영재학교)


    Q. 벤자민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학생들이 어떤 길을 선택하나요?

    A. 2014년 1기 학생들이 27명 입학해서 27명 모두 졸업했습니다. 적은 숫자이지만 성과가 알려져 2기인 2015년엔 470명이 입학해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2016년 신입생은 1천명 정도 예상합니다.  

    졸업생들의 진로는 크게 복학하는 학생과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으로 나눠집니다.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본인의 진로를 찾아가거나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복학하는 학생들보다는 조금 더 많습니다. 복학한 학생들의 경우 성적이 눈에 뛸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일부 학부모는 복학 후 후배들과 함께 수업하는 것에 대한 불안해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힘들어하는 벤자민 졸업생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목표가 분명해지면서 동생들과 함께 수업받는 데 큰의미를 두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적응된 것이죠. 

    또한 학교로 돌아가서도 친구들과 신뢰가 깊어졌다고 합니다. 같은 반 친구에게 필기노트를 빌려달라고 하면 망설이거나 보여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지만 벤자민학교 졸업생들은 친구들끼리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응원해주는 관계로 변화합니다. 

    자기를 조절하는 힘이 생기고 목적이 분명해지면서 집중력이 높아집니다. 한 벤자민학교 졸업생의 경우 그 고등학교 교장께서 "1년 동안 무슨일이 있었냐"며 뇌교육 과정 중 하나인 벤자민 '12단 체조'를 도입해 동아리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검정고시를 본 아이들은 대학으로 바로 진학하거나 유학을 가기도 하고 바로 취업으로 뛰어들기도 합니다. 학생들이 진로를 찾는 공통된 기준은 '세상에 도움을 주고 이롭게 하고 싶다'라는 기본 철학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이를 위한 방법을 연구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뜻입니다. 

  • ▲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프리절을 시작한 2기 김은비 학생(가운데)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프리절을 시작한 2기 김은비 학생(가운데)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공부만 잘하는 자퇴생-김은비 학생]

    고등학교 2학년, 전교 2등이라는 높은 성적이었지만 꿈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학교를 자퇴한 김은비 양.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입학하면서 은비의 꿈 이야기는 시작했다.

    은비는 1년 간 '한복입고 절하는 소녀'로 유명할 만큼 전통문화와 바른 역사를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우리나라 전통인사 '절'을 누구나 쉽게 하도록 알리는 '프리절', 직접 만든 부채로 세계 위안부의 날 '기림일'을 알리는 모금활동 등 당찬 여고생 은비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Q. 벤자민학교가 비인가 대안학교인 만큼 학부모의 결단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A. 최근 글로벌인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학부모들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존 정규교육 시스템에서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지, 아이들의 인생이 행복해 질 수 있을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찾아오십니다. 입학한 학생들 중에는 대낮까지 잠만 자며 휴대폰만하고 아무 것도 하지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부모가 믿고 기다려주면 아이가 변화하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성적에만 관심을 갖던 부모들도 인사를 잘하는 모습을 칭찬하고 어떤 부문에 노력하는 모습에도 관심을 갖으면서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변화하고 성장합니다.

    1년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무례했던 아이들이 태도가 바뀌고 대화가 없었던 집안 분위기가 바뀝니다. 졸업생 부모님들은 아이가 먼저 말 걸고 대화하고 스스로 뭔가 하고 싶다고 말한 적 없던 아이가 미래에 대해 말할 때 뿌듯하고 대견하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 ▲ 벤지민학생을 위한 멘토 특강은 워크샵에서 진행된다.(사진제공: 벤자민인성영재학교)
    ▲ 벤지민학생을 위한 멘토 특강은 워크샵에서 진행된다.(사진제공: 벤자민인성영재학교)


    Q. 멘토교육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 궁금합니다.

    A. 학생당 멘토가 2명씩 배정돼 학생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도와줍니다. 현재 1천여명의 멘토들이 벤자민학교 학생들을 도와주고 계십니다. 사진작가, 화가, 가수, 교수, IT전문가, CEO, 가정주부, 학부모 등 다양한 분들입니다. 멘토제도는 우리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고 있는 벤자민학교의 자랑입니다. 

    아이들은 세상 곳곳을 다니며 성장을 합니다. 멘토가 직접 학생들을 데리고 현장을 보여줍니다. 지역마다 18개의 학습관이 있는데 담당 선생님이 가까운 지역사회에서 멘토를 연결해줍니다. 

    이렇게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아 교육을 진행하면 가족의 범위와 공동체가 확대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워크숍을 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해서 멘토와 만남을 수시로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본교는 압구정에 있지만 실제 수업은 전국에 18개 학습관에서 이뤄집니다. 지역마다 학생들이 만나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공연이나 강연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Q. 2014년도에 개교한 벤자민학교가 성과를 인정받으면서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A. 전세계 학생들이 벤자민학교 프로그램을 인성영재 과정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직접 보여줄 자신이 있습니다.  

    2016년 안에 일본에 벤자민학교를 설립합니다. 지난 2015년 11월 한국 커리큘럼을 그대로 적용한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협약식을 체결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올해는 국제 프로젝트가 많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일본인 멘토도 역시 섭외하고요. 1년동안 아이들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변화합니다. 몇몇 아이들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변화합니다. 우리는 이를 '기적의 1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