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에 시달리던 필리핀, 돌아온 미군에 기지 8곳 제공…수빅만, 클라크 포함
  • 지난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中공산당의 태도, 대만 출신 가수 ‘쯔위’를 향한 여론몰이 행태는 中공산당 독재 체제의 본질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동북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이라는, 나름대로 강력한 국력의 나라가 있으니 그나마 나은 편. 동남아시아에서 中공산당의 행패는 황당한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뜻도 있지만, 현지 국가들의 강력한 요청이 반영된 것이다.

    필리핀, 루손섬·수빅만 등 8곳 미군기지로 제공 합의


    지난 1월 14일 필리핀에서 뉴스가 하나 나왔다. 필리핀 정부가 미군에게 주둔기지 8곳을 제공하기로 합의, 미군이 24년 만에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미군의 필리핀 재주둔에 대한 이야기는 2년 전부터 계속 나왔지만, 이제는 필리핀이 미군에게 자리를 내주는 게 확실하게 됐다는 소식이다.

    지난 1월 15일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필리핀은 팔라온 섬에 2곳, 루손 섬에 1곳 등 모두 8곳에 기지 부지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수빅만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도 포함돼 있다.

  • ▲ 과거 미군 주둔 당시 필리핀 수빅만 기지의 모습.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과거 미군 주둔 당시 필리핀 수빅만 기지의 모습.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루손섬 남서부 바탄 반도에 위치한 수빅만 해군기지는 1901년 지어진 이래 오랜 기간 美해군이 동남아시아 지역에 군사력을 투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다. 미군이 필리핀 수빅만에 해군기지를 운영할 때 이곳은 美7함대(태평양 함대)의 전진기지이자 해군의 휴양지로도 큰 각광을 받았다.

    수빅만 해군기지는 6.25전쟁과 냉전 시기는 물론 베트남 전쟁, 한반도 긴장 상황 때도 수빅만 기지의 역할은 컸다. 규모도 매우 커 항공모함, 강습상륙함을 포함, 최대 100척의 군함이 정박할 수 있다. 하지만 필리핀 민주화 정부의 요구로 1992년 미군이 떠난 뒤에는 방치됐다.

    마닐라 서북쪽 80km 지점에 있는 클라크 공군기지 또한 수빅만 해군기지처럼 미군의 전진기지였다. 면적이 596㎢로 대전광역시(540㎢)보다 더 크다.

    클라크 공군기지는 베트남 전쟁 당시 군수지원기지 역할을 했으며, 냉전 시기에는 전략 폭격기들이 주둔하는 핵심 전진기지이기도 했다. 하지만 1992년 미군이 철수한 뒤 이곳은 국제공항으로 바뀌었고, 인근 시설은 휴양지로 탈바꿈했다.

    필리핀 정부와 국회, 법원은 미군에게 기지를 내주는 기간을 10년 단위로 하고, 이후 상황에 따라 연장하기로 했지만, ‘지역 내 외부의 위협’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은 사실상 영구주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이 미군을 다시 불러들인 이유


    필리핀 정부와 대법원이 다시 미군에게 주둔을 요청하게 된 이유는 바로 中공산당 때문이다. 中공산당은 미군이 필리핀에 주둔하던 1992년까지는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강하게 주장하지 않았다. 자신들과 전쟁을 벌인 적이 있던 베트남 소유의 섬들을 주로 침공했다. 그러나 미군이 철수한 뒤부터는 필리핀 앞바다에 있는 섬까지도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1994년 9월 필리핀 해군은 불법무기 소지, 불법 입국 등의 혐의로 중국 어부 55명을 체포했다. 현재 中공산당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필리핀 영토를 ‘침공’한 첫 사례였다.

    中공산당은 필리핀 정부에 대응해 1995년 1월 스프래틀리 군도 일대에서 조업하던 필리핀 어부 35명을 체포했다. 불법 입국, 불법 조업 등의 혐의였다. 이와 함께 남중국해 일대에 구축함 3척을 보내 필리핀 정부를 압박했다.

    1995년 11월 필리핀 정부와 중국은 남중국해와 스프래틀리 군도 일대에서 유엔 협약을 준수하겠다는 합의를 했다. 하지만 중국은 1997년 4월에도 필리핀이 소유하고 있던 코타 섬과 파나타 섬을 무력 점령하고 이 지역에 군사시설을 건설했다.

  • ▲ 필리핀 해군의 초계함. 이것도 필리핀 해군에서는 매우 강력한 전투력이다. ⓒ해외 군사커뮤니티 캡쳐
    ▲ 필리핀 해군의 초계함. 이것도 필리핀 해군에서는 매우 강력한 전투력이다. ⓒ해외 군사커뮤니티 캡쳐

    필리핀 정부는 이 문제를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언론을 통해 국민들의 반발 여론을 전달했다. 대규모 반중시위도 벌어졌다. 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자신들에게 쫓겨난 미국이 도와줄 리도 만무했다. 中공산당은 미국이 필리핀을 도와주지 않는 것을 보고선 이후 필리핀 영해를 자신들의 ‘내해’처럼 여기기 시작했다.

    결국 필리핀 정부와 국회, 법원은 미국에 도움을 호소하기로 했다. 2012년부터 미국과 재주둔 관련 협상을 벌였고, 결국 2016년 1월 12일, 필리핀 내 친중 운동권 세력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군 주둔을 위한 법률(EDCA)이 합헌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것이다.

    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우리도, 우리도!”


    필리핀 입장에서 中공산당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생존’이 달린 문제다.

    100년 동안 미국만 믿고 군사적 역량을 키우지 않은 필리핀은 中공산당의 해군이나 공군, 해병대(육전대)에 맞설 수 있는 전력이 전혀 없어, 한 번의 무력충돌로 군대 자체가 소멸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다. 때문에 2015년 11월 한국제 FA-50 경전투기 2대를 인수와 동시에 남중국해에 투입해 초계활동을 맡기고 있다.

    필리핀만 이런 위기감을 느끼는 게 아니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남중국해에서 中공산당과 영유권 분쟁을 겪는 나라들 모두가 위기감을 느낀다.

    말레이시아와 함께 미국에 대해 그리 좋은 감정을 갖지 않았던 싱가포르는 2011년 미국의 설득으로 해군 함정과 항공기의 자국 내 활동을 승인했다. 2014년 11월 美해군은 싱가포르에 최신 연안전투함(LCS) 포트워스를 보낸 데 이어 2015년 12월에는 최신형 P-8 포세이돈 대잠초계기를 싱가포르로 보내 남중국해 초계 활동을 맡겼다.

  • ▲ 美해군이 싱가포르에 순환배치한 최신 대잠초계기 P-8 포세이돈. ⓒ美해군 공개사진
    ▲ 美해군이 싱가포르에 순환배치한 최신 대잠초계기 P-8 포세이돈. ⓒ美해군 공개사진

    세계 최대의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 또한 남중국해 문제로 미국과의 군사적 협력 관계를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2013년까지만 해도 인도네시아는 미군 함정이나 항공기가 자국 영해나 영공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강력히 항의했다. 무슬림 세계의 반미감정을 고려한 것이었다. 하지만 中공산당의 행패가 갈수록 심해지고 테러조직의 위협이 커지자 태도를 바꿨다.

    인도네시아는 미군의 자국 주둔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고 있지만, 합동 군사훈련을 확대하고, 미군이 자국 내에 들어오는 데 대해서는 점차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반미적인 태도를 보였던 말레이시아 또한 소국 브루나이와 함께 미국과의 군사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일본은 ‘선봉장’ 자처…남은 나라는 베트남, 대만


    ‘보통국가’를 지향하며 ‘안보법안’을 통과시킨 일본 아베 정권은 미국의 남중국해 활동 강화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군사협력에서 ‘선봉’에 서겠다고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해적 대응작전을 수행 중인 해상자위대의 P-3C 대잠초계기의 귀국 중간 기착지로 필리핀, 베트남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상자위대의 P-3C 대잠초계기는 작전을 수행한 뒤 석 달마다 일본으로 귀국했는데, 싱가포르, 태국 등을 중간 기착지로 삼았었다. 하지만 ‘남중국해 연합작전’을 위해 이를 베트남 캄란 기지나 필리핀 남부의 공군 기지로 바꾸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는 P-3C 대잠초계기가 귀국 도중 남중국해 일대의 영유권 분쟁 지역을 지나면서, 미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초계활동 중에 있을 수 있는 ‘빈 틈’을 메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이뿐만 아니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中공산당과 영유권으로 갈등을 빚는 나라들과의 군사협력을 위해 이지스 구축함이나 대형 호위함 등을 파견하겠다는 뜻도 누차 밝히고 있다. 일본 정부의 생존에 필요한 ‘무역 통로’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베트남의 경우 1979년 中공산당과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지난 15년 동안 ‘개혁개방’ 정책 때문에 中공산당과 비교적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하지만 中공산당이 스프래틀리 군도 일대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 병력과 장비를 들여오자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中공산당은 남중국해 일대에서 마지막 남은 ‘우군’이 베트남이라고 생각해서인지 2015년 11월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가 직접 베트남을 찾아 향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우호 관계를 유지하자고 설득했다.

    베트남 정부는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미국 또한 남중국해 문제 때문에 매우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 베트남 정부는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 ▲ 지난 16일 총통 선거에서 당선된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 ⓒ대만 총통경선판공실 화면 캡쳐
    ▲ 지난 16일 총통 선거에서 당선된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 ⓒ대만 총통경선판공실 화면 캡쳐

    中공산당에 있어 이들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대만이다. 지금까지 남중국해 문제에 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대만에서는 2016년 1월 16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에 반발하는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이 당선됐다.

    中공산당과 대만의 친중파 가수가 한국에서 활동 중인 걸그룹 가수 ‘쯔위’를 비난하고 억압했던 일로 인해 대만의 젊은 세대와 홍콩의 민주화 세력까지도 차이잉원 총통 당선자와 민진당의 정책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中공산당은 바로 턱 밑에 ‘비수’를 놓고 있는 형국이 됐다.

    여기다 미국 내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中공산당을 긴장케 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美해병대가 사용하던 해리어 전투기를 대만에 판매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오바마 정부가 수직 이착륙 스텔스 전투기인 F-35B를 대만에 판매하지 않는 대신 수직이착륙 전투기인 해리어를 판매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中공산당, 韓의 ‘5자 회담’ 받아들이지 않으면…


    미국이 지금은 中공산당과의 관계를 고려해 대만에 최신 무기를 판매하지 않지만, 이는 2016년 美대선이 끝난 뒤에는 바뀔 수도 있다. 다른 문제가 中공산당에게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바로 북한 핵문제다.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외교안보 분야 업무보고를 받으며, 북한을 제외한 ‘5자 회담 체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美정부는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고, 북핵 문제에 관심을 가진 다른 국가들 또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하지만 中공산당은 이에 반대했다. 아니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제안을 ‘무시’했다. 이 일이 향후 中공산당에는 치명적인 실수가 될 수도 있다.

    中공산당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고 미국과 대립 구도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정부가 中공산당의 편을 많이 대변해줬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과 중국 간의 영유권 분쟁에서 중립적 태도를 보이면서, 中공산당에 강하게 반발하지 않은 것은 中공산당이 남중국해에 가용자원을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줬다.

    하지만 中공산당이 한국 정부의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절하면, 앞으로 中공산당과 한국 정부 간의 밀월관계는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中공산당은 한국군과 이어도, 남제주 해상에서 대립각을 세울 수 있다.

  • ▲ 2013년 11월 9일 신형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CVN-78)'의 진수식 장면. 2016년 태평양에 배치될 예정이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2013년 11월 9일 신형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CVN-78)'의 진수식 장면. 2016년 태평양에 배치될 예정이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中공산당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에 ‘행패’를 부릴 수 있었던 것은 中인민해방군의 동해함대와 남해함대를 모두 동원하지 않아도 인접 국가들의 군사력을 압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이 이어도와 남제주도 해역 문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그 뒤를 미국과 일본이 떠받치게 되면, 남중국해로 투입할 전력은 거의 없어진다. 동해함대와 남해함대는 일본은 물론 한국만을 상대로도 우세를 점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뒤에는 미국이 있다. 미국은 곧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전력을 대폭 증강할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서도 2013년 11월 진수한 뒤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최신형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CVN-78)’도 취역하면 아시아 지역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F-35C 스텔스 전투기에다 스텔스 무인 전폭기(UCAV)인 X-47B까지 탑재할 예정인 ‘제럴드 포드’를 이기려면, 中인민해방군 해군 전력의 절반 이상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있다. 또한 中인민해방군에는 이미 태평양에서 활동 중인 시울프급이나 버지니아급 핵추진 공격 잠수함을 이길 방안도 없다.

    中공산당이 계속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한국 정부를 상대로 ‘위록지마(爲鹿之馬)’의 행태를 보인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미국이 한국, 대만, 일본을 앞세워 中공산당에게 ‘체크메이트’를 외치게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