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운동가에서 정치인으로… "도전 앞에 장사 없다"
  • ▲ 김익환 국민통일방송·구로미래포럼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익환 국민통일방송·구로미래포럼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총 한 자루없이 김정일 체제를 뒤엎으려 했다. 국회의원 도전은 이 보다 무모하지 않다"

    대학 시절 주사파 주사를 맞고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오해했던 인물이 있다. 이내 곧 정신이 든 그는 반대로 북한 체제의 부당성을 북한 주민들에게 고발했다. 오는 20대 총선에서 구로갑에 도전하는 국민통일방송 김익환 대표다.

    김 대표는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회복시키기 위해 청춘을 바쳤다고 한다. 그는 또 북한 체제를 바꾸려 했던 열정으로 구로갑을 개선해보겠다고 말한다. 탈북자들과 밤낮 호흡했던 것처럼 구로 주민들의 풍요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심산이다. 〈뉴데일리〉는 지난 8일 김 대표의 도전기를 듣고 왔다.


    -국민통일방송을 모르는 독자들이 많다. 소개해달라

    ▶심리전의 일편인 대북 방송이 지난 2004년도 전면 중단됐다. 군사 당국자간에 협의로 멈춘 것이다. 그리고 2005년 11월, 민간 차원의 대북 방송을 시작했다. 당시 열린북한방송과 자유조선방송이 있었다. 열린북한방송은 국제회의 개최나 국경없는 기자회와의 연대로 세미나, 국제네트워킹 사업 등을 했고, 자유조선방송은 북한 지식인과 청년들에게 방송을 한 곳이다.

    비슷한 두 단체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통합했다. 현재 국민통일방송은 라디오 송출을 주로 한다. 외부 사회의 정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생활과 애환, 한류 문화 등이 주 아이템이다. 반응도 괜찮다. 청취율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는 없지만, 일부 조사기관에 따르면 적지 않은 분들이 라디오를 청취하더라,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듣는 청취지가 많다.

    사람들이 송출소가 한국에 있는 줄 아는데, 한국에 없다. 물론 북한과 가까운 중국도 아니다. 중국은 외교 문제가 걸려서 힘들다. 우즈베키스탄 등 제 3국에서 보낸다. 북한에서 잘 들리는 송수신소를 옮겨다니면서 방송한다.


    -수익성이 없는 사업 같다. 후원금으로 유지하는 건가

    ▶미국 의회에서 1년 단위로 기금을 확정해서 지원해준다. 미국은 자금을 지원하지만 내용과 운영에 대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해주는 편이라 좋다. 대신 지원금액이 잘 사용되는지에 대한 체크는 확실히 한다. 한국 정부의 지원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입맛에 맞게 조정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우려는 된다. 또 북한 인권문제를 다루다보니 여야 정치권의 민감한 사항이라 장애도 많다.


    -중국에서도 북한인권활동을 했다고 들었다.

    ▶연길에서 3년 가까이 있었다. 그 전엔 한국에서 활동했다. 나도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했다. 주사파 활동을 하다가 21살 때부터 수배 생활을 하기도 했다. 주사파 주사를 몇 대 맞았지만, 그게 잘못됐다는 걸 바로 느꼈다. 1995년도 이후 탈북자들이 몰려오기 시작할 때 그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북한 사회를 알겠더라, 이후 북한인권활동을 시작했다.

    중국에선 탈북자들과 직접 만나 민주주의와 한국 사회에 대해 알려줬다. 다시 북에 들여보내 북한 체제를 밑에서부터 변화시키기위한 일을 하기도 했다. 북한 체제를 직접적으로 타격하는 각종 선전과 조직활동을 할 수 있는 교육 훈련이었다.


    -북한 인권실태가 심각한데도, 북한인권법이 11년 째 통과되지 못한 상황이다. 왜 그렇다고 보나

    ▶아직도 과거의 낡은 프레임에 갇힌 사람들 때문이다. 1980년대에 민주화 활동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대단한 공을 이룬 것처럼 말한다. 나는 그들이 북한인권 개선에 제일 먼저 나설 거라고 생각했는데, 반대로 그들이 가장 반대한다. 소위 진보라고 자칭하는 사람일수록 이상하게도 북한인권법에 대해서 비판적이고 비협조적이다.

    특히 야당의 주류를 형성한 사람들의 북한 체제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고 있다. 과거처럼 노골적인 친북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북한 사회에 대한 동경이 남아있는 건 맞는 것 같다. 이들의 반대가 아직까지 제정되지 못한 이유다. 

    북한 체제는 김정은의 공포와 억압, 폐쇄된 사회로 유지된다. 나는 북한 주민들을 억압하는 저 체제가 붕괴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 김익환 국민통일방송·구로미래포럼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익환 국민통일방송·구로미래포럼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줄 곧 북한 인권 운동을 했왔는데, 정치권에 도전하는 이유는?

    ▶북한인권 활동을 하기 위해 정치를 하려는 게 아니다. 그랬다면 비례대표를 도전했을 거다. 한국의 정치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진당은 해산됐지만 아직 국가발전을 저해시키는 개인이나 세력이 있다고 본다. 정치를 통해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구로갑을 선택한 이유는 마음으로 고향삼은 곳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강제 추방된 이후 2009년에 결혼했고, 이 곳에 터를 잡았다. 당시 신혼여행 다녀와서 다시 중국으로 나갔지만 당일날 또 추방당했다. 이후로 구로에서 지내고 있다.

    또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구로갑 국회의원이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이다. 이 의원은 386 정치인의 상징적 존재이고 80년대 운동권의 상징이기도 하다. 나는 과거 프레임과 미래 사회로 발전시킬 새로운 프레임의 경쟁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인영 의원은 최근 화두인 노동개혁에 대해 노동악법이라고 한다. 정치권의 대립은 협력과 타협으로 이뤄져야 한다. 재야에서 투쟁하는 게 아니라면 국회에서 논의를 해야 맞다. 그런데 이 의원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 모습들은 80년대 운동 시절엔 정당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가 과거 프레임에 갇혔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다른 분들은 신인에게 버겁고 무모한 도전이라고도 말하지만, 도전앞에 장사없다. 중국에서 김정일 체제를 뒤엎으려고 할 때 나에게 탱크 하나 총 한 자루 없었다. 그럼에도 탈북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일을 했다. 그게 더 무모한 일이지 구로갑에서 이 의원에게 도전하는 게 더 무모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역구에 필요한 정책은 뭐가 있나

    ▶구로는 공단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과거엔 한국 경제의 큰 엔진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 상대적으로 구로을 지역은 신도림 등의 디지털화로 많이 변했다. 안양천 건녀편에 위치한 우리 구로갑은 아직도 발전이 정체된 상황이다. 구로을에 대한 역차별도 있다. 이 곳이 인구가 더 많은데도 모든 관공서가 구로을에 있잖나, 주변 양천과 부천, 광명도 큰 발전을 이뤘다.

    정치인이 팔을 걷어부치고 영업을 뛰어서라도 구로갑 개발을 위한 각종 노력을 해야 한다. 나는 그 일에 몰두하고 싶다.

    구로갑에는 영등포 교도소가 이전하면서 남은 10만 평방미터의 부지가 있다. 서울 시내에 이 정도 크기의 부지는 거의 없다. 여기에 서남권의 상징적인 건물과 주택단지, 공원단지를 조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문제는 현재 LH 땅이기 때문에 즉시 착수하기는 어렵다. 이 부분은 적극적인 설득으로 해결 해야 한다. 이 큰 부지가 슬럼화 우범화되기 전에 바꾼다면 지역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천과 연결된 지역에는 규제도 많다. 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필요한 규제는 존속시켜야겠지만 불필요한 규제들은 재검토해야 한다. 개발을 위해서 기초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 ▲ 김익환 국민통일방송·구로미래포럼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익환 국민통일방송·구로미래포럼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인영 의원은 지역 발전에 신경을 덜 썼다고 봐야하나

    ▶이 의원도 나름의 일들은 했겠지만, 지역 민심 중에는 불만도 있는 걸로 안다. 이 의원은 당 대표도 나가고 최고위원도 했다. 중앙 정치에 바빴는지 지역일은 너무 등한시 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주민들은 이제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젊고 패기있는 사람을 원한다. 나는 지역 슬럼화 문제에 대해 개발 촉구 서명운동과 캠페인을 한 적이 있다. 경로당과 통장 분들이 사무실로 찾아와 함께하겠다고 동참하더라. 주민들의 지지가 많았던 기억이 난다.


    -구로미래포럼 대표다. 시민들의 참여를 도모하는 일도 하는 단체인데, 지역 발전을 위해 구로 시민들이 어떤 행동에 나서야 하는가

    ▶지역 대표를 교체하는 것과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결국 시민들 스스로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역은 앞으로도 낙후될 수밖에 없다. 데모를 하자는 게 아니다. 다양한 현안에 대해 애정을 갖고 민원을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선을 촉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20대 총선에서 주민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어떤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가

    ▶정직한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 나 스스로 정직할 뿐 아니라 주민과의 약속에서도 정직하고 싶다. 주민들이 바라는 것을 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는데, 모든 부분을 정직하게 말하고 함께 힘을 모아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부터 주민들과의 소통을 넓혀나갈 생각이다.

    주민들은 내가 지역 사회의 대표자로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북한인권과 통일 등 거시적인 차원의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처음 북한인권활동한 게 15년 전이다. 당시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지식인인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 일이 어려웠어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서 견뎌왔다. 중국에서 추방당하고도 다시 들어가려 했던 의지말이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반드시 이루고자 노력하고 도전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