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녕 그대들이 바꾼 것은
    장진성 /탈북시인, 뉴포커스 대표

    *아래 시는 자유경제원 주최 파독 관련 세미나에서 읊은 시입니다.*


  • 그 시절엔
  • ▲ 탈북 시인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
    ▲ 탈북 시인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

가장 먼 곳이었다

낯설은 이국 땅에서도

제일 낮은 곳이었다

제일 아픈 곳이었다

그 삶을 기꺼이 선택한

파독광부들이여

파독간호사들이여

 

떠날 때 그대들은

젊음을 가져가지 않았다

소중함은 가족 옆에 남겨두고

그리움만 갖고 갔다

약속만을 지고 갔다

온갖 고난 뻔히 알면서도

희망으로 바꾸어 갔다

 

하늘이 간절했던 지하의 막장에서

쪽잠을 기도하던 병원의 창문에서

버티어 낸 순간들이 얼마나 길었으랴만

허나 그 삶의 조각들마저도

그대들은 제 것으로 살지 않고

편지 속에 다 담아 보냈다

한푼 두푼의 미소로 채워 보냈다

 

가난한 광부 가난한 간호사

그렇게 밖에 달리 부를 수 없는

한국인 광부 한국인 간호사였지만

그대들은 눈물 대신 땀을 흘렸고

그 땀이 모자라면 피를 보탰다

 

정녕 그대들이 바꾼 것은

자신과 가족의 운명만이 아니었다

광부의 한국은 누구보다 근면하고

간호사의 한국은 헌신의 아룸다움을

세계에 보여줬다

역사에 기록했다

 

그때부터

다르게 불려진

새로운 한국이다

‘새마을 운동’의 한국

‘한강의 기적’의 한국

‘서울 올림픽’의 한국

위대한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청춘과 사랑을 아낌없이 다 바친 

그 국민의 아버지는

광부였다

그 국민의 어머니는

간호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