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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일본 교도통신이 예고한 대로 미국과 북한이 싱가포르에서 ‘비공개 접촉’을 가졌다. 이 ‘접촉’에는 미국 전직 고위관리와 북한 현직 고위관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만난 미국과 북한 측 관계자들은 전직 고위관료와 학계 관계자들이라고 한다.
미국 측에서는 리언 시걸 美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담당 국장, 스티븐 보즈워스 前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조셉 디트라니 前국가정보장(DNI) 비확산센터 소장, 토니 남궁 前UC 버클리 한국학 연구소 부소장이 참석했다.
북한 측에서는 리용호 외무성 부상 겸 6자 회담 수석대표,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 장일훈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등이 참석했다.
‘싱가포르 비공식 접촉’에 참가한 미국과 북한 측 인사들의 면면이 공식적으로는 민간인인 미국 인사들과 공식적으로도 관료인 북한 인사들이 만나는 데다 면담을 주도한 것이 미국 측 인사라는 점 때문에 한국은 물론 한반도 주변국에서는 이번 ‘싱가포르 접촉’이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미국과 북한 간의 ‘물밑 접촉’일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리언 시걸 美사회과학원 국장은 기자들에게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소니 해킹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논의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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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과 북한의 접촉시기가 소니 픽쳐스 해킹으로 美정치권이 강력한 대북제재를 촉구하고 있고, 북한 측은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중지할 것”이라는 제안이 있었던 직후여서, 리언 시걸 국장의 설명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이번 미국과 북한 간의 ‘비공식 접촉’을 통해 일종의 ‘비밀협상’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 간의 ‘싱가포르 비공식 접촉’은 19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