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 "철저한 직무감찰과 함께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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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수력원자원 로고

    까면 깔수록 양파처럼 끝이 없다.

    실험 성적서 위조 부품 납품 비리로 얼룩진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조석) 임직원들의 부정부패 행태가 가히 '비리 백화점'이라 할 정도로 방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자위) 소속 박완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충남 천안을)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아 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2012~2013년 2년간 42명을 징계해임한데 이어 올해도 9월 말까지 9개월간 해임 6명, 정직 5명, 감봉 5명 등 35명을 징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징계를 받은 이들의 행태는 그야말로 기가 막혔다.

    한울원자력본부 소방대장은 지난해 10월 소방차에 주유돼 있던 기름을 [절도]했고, 자재팀 과장은 사택 관리비를 [횡령]했다.

    고리원자력본부 직원은 관행적으로 타이어를 [고가 구매]했고, 또 다른 직원은 상습적으로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추돌사고를 내고 [도주]하기까지 했다.

    중앙연구소에서는 1급 간부가 [마약류를 취급]했고, [업무 관련 금품·향응 수수]를 둘러싸고 상급자를 [폭행]한 직원도 있었다.


  • ▲ 한국수력원자력 임직원 징계 현황(일부) ⓒ박완주 의원실 제공
    ▲ 한국수력원자력 임직원 징계 현황(일부) ⓒ박완주 의원실 제공

    삼량진양수발전소에서는 하급 직원이 간부 직원에게 향응을 접대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입사한지 얼마 안 된 한빛원자력본부 신입사원은 업무용 컴퓨터를 훔치다가 발각되는 등 부정과 부패에 위아래가 없는 형편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들에 대한 징계는 솜방망이에 그쳐 충격을 주고 있다.

    소방차의 기름을 훔친 소방대장은 "훔친 금액이 적은데다, 반성하고 있고 애사심이 깊다"는 이유로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며, 사택 관리비를 횡령한 자재과장은 "회사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고, 횡령한 돈을 개인적으로 지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봉 3개월에 그쳤다. 

    차량 타이어를 부당하게 고가로 구매해 준 직원은 "관행적 업무 처리였으며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업무량이 증가했다"는 괴이한 이유로 견책에 그쳤으며, 관행적으로 이뤄진 고가 타이어 구매는 조사조차 하지 않고 덮었다.

    상습적으로 무면허 운전을 하다 추돌사고를 내고 뺑소니한 직원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낮고 사고 피해자가 연락처를 준 것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정직 1개월에 처해졌다.

    하급 직원으로부터 향응을 접대받은 간부 직원은 "반성하고 있으며, 향응 접대받은 금액을 반납했다"는 이유로 견책을 받았고, 향응을 제공한 하급 직원은 아예 정식 징계에 처해지지조차 않았다.

    업무용 컴퓨터를 절도한 사원은 어처구니없게도 "신입사원"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정직 6개월에 그쳤다.

    박완주 의원은 "한수원의 제 식구 감싸기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며 "온정주의 대신 철저한 직무 감찰과 일벌백계의 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