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홍콩 민주화 시위 ‘본토 혁명’ 번질까 우려

홍콩 ‘우산 혁명’에 中공산당 지도부 ‘진퇴양난’

평화적이고 선진적 시위로 외국인들 찬사…中공산당 본토 알려지지 않게 ‘차단’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4.10.02 16:26:41

▲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 [사진: 홍콩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화면 캡쳐]

지난 28일부터 시작된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 규모가 갈수록 커지자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고민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어 ‘평소’대로 무력진압을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가만 놔두면 ‘민주화 시위’ 소식이 본토로 퍼져 공산당 체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어서다.

중국 공산당이 홍콩의 정치체제를 ‘무늬만 민주주의’로 바꾸려 시도하면서 시작된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는 세계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선진적인 시위질서를 보여주고 있어, 세계 각국도 이들을 응원하고 있다.  

우산 들고, 방향제 뿌려주고,
경찰 무력진압 대응 않고…철저한 비폭력 무대응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우산 혁명’이라고 부르며,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의 질서의식을 부각시켰다.

SCMP가 전하는 데 따르면, ‘우산 혁명’에 참가한 시위대는 홍콩 중심가 도로를 점거하고 있으면서도 ‘공중질서’는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한다.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돼 있는 곳에는 아무도 들어가지 않으며, 매일 새벽마다 어질러진 거리를 청소하고,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아침식사 대용으로 물과 빵 등을 나눠준다고 한다. 청소할 때면 ‘분리수거’도 철저히 지킨다고.

시위를 돕는 자원봉사자들은 홍콩의 더운 날씨로 인해 시위대에서 냄새가 나면 다른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줄 것이라고 생각해, 시위대 사이를 지나다니면서 방향제를 뿌려주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다른 자원봉사자들은 곳곳에서 과자, 물, 마스크, 안경, 식염수, 파스, 물티슈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시위를 벌이는 지역별로 부족한 물품을 집계해 올리고,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은 거리에 있는 지원 부스에 부족한 물품을 기부하고 있다고 한다.

외신들은 ‘우산 혁명’ 시위대가 ‘철저한 비폭력’을 고수하는 것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들의 ‘민주화 시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썩은 계란을 던지는 등의 도발을 해도, 이들은 조용히 깨진 계란을 치우기만 한다고. ‘철저한 비폭력 시위’를 표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지난 28일 오전, 중국 공산당의 지시를 받은 경찰이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는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최루액 스프레이를 무차별 살포하고, 곤봉으로 때렸을 때도 우산으로 막는 것 외에는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SCMP는 홍콩 시민들이 진압경찰들의 최루액을 막기 위해 들고 나온 우산을 가리켜 ‘대량차단무기(Weapons of Mass Obstruction)’라 부르며 “혁명의 상징”이라고 추켜세웠다.


▲ 홍콩 '우산혁명'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만든 아이콘들. [사진: 홍콩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화면 캡쳐]

시위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민주화 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을 지지하는 홍콩의 디자이너들은 시민들이 들고 있는 ‘대량차단무기’로 다양한 합성사진과 아이콘을 만들어 인터넷과 SNS에 뿌리고 있다.

시위대가 함께 부르는, 영화 ‘레 미제라블’의 주제곡 ‘사람들의 노래가 들리는가?(Do you hear the people sing?)’ 또한 외신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시위대는 이 노래를 광동어로 편집한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이 있나요(試問誰還未覺醒)’를 부르며 시위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의 평화로운 시위를 본 홍콩 시민들은 점점 더 많이 ‘우산 혁명’에 동참하고 있다. ‘국경절’을 맞은 1일부터는 시위대 규모가 5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들이 나온다.

시위대는 규모가 커지면서 홍콩 중심가인 구룡반도 전체가 마비될 것을 우려해 정부청사가 있는 어드미럴티, 코즈웨이 베이, 몽콕 3곳에서 시위 역량을 집중하자고 휴대전화 등을 통해 주변에 알리고 있다고 한다.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 지도부
“홍콩 시위는 외부 세력의 개입”


시진핑 등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홍콩의 ‘우산 혁명’을 보며 갈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언론 통제’가 되지 않는 홍콩에 대한 무력진압의 유혹을 느끼면서도, 홍콩이 가진 ‘대외선전효과’를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는 “중국 공산당이 시위대 무력진압을 위해 홍콩 인접지역에 인민해방군을 대기시켜 놓고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가 하면, 한 중화권 매체는 “중국 공산당 최고위 인사 5명이 홍콩 시위대에 발포하는 방안을 만들었으나 시진핑이 무시했다”는 보도를 내놓으며 불안감을 더욱 크게 만들기도 했다.

이에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군 병력 동원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도 ‘우산 혁명’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혀 ‘고민 중’이라는 상황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중국 공산당을 대신해 홍콩을 통치하는 렁춘잉 행정장관은 “인민해방군이 투입될 거라든가 경찰이 발포했다는 등 헛소문이 끊임없이 돌고 있지만 모두 헛소문”이라고 말하며, ‘무력진압’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홍콩 시민들을 달래고 나섰다.

시진핑 또한 1일, 건국 65주년 기념행사에서 홍콩 시민들에게 ‘일국양제(1국가 2체제)’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 결정은 홍콩 기본법 규정에 따라 홍콩 사회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정한 것이므로 수정할 수 없다”는 뜻도 밝혔다고 한다.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또한 홍콩 시민들의 ‘우산 혁명’이 ‘외부세력의 개입’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일부 홍콩 시민들이 일국양제의 방침과 기본법을 편파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외부세력이 홍콩을 이용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려는 시도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 


시진핑은 이날 행사 강연에서 홍콩에 대한 궁극적인 정책 목표를 밝혔다.

“우리는 반드시 ‘자신의 길(공산주의 체제)’을 견지해야 한다. 이 길은 중국 공산당이 중국 인민을 이끌며 천신만고와 거대한 대가를 치르고 개척해낸 것으로 실천을 통해 중국 국정과 시대의 발전요구에 들어맞는다는 점이 증명됐다. ‘중국식 사회주의의 길’에 대해, 이론과 제도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이 말은 홍콩 시민들이 요구하는 자유민주주의는 결코 허용할 수 없으며, ‘홍콩을 중국식 공산주의 사회로 동화 시키겠다’는 뜻이다. 

중국 공산당 두려움의 원인
‘중국 본토 혁명’


SCMP와 외신들이 전한 것처럼, 홍콩 시민들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신사적이고 평화롭게 시위를 하고 있음에도 중국 공산당이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 본토 사정 때문이다.

중국 본토는 현재 전국적인 폭동이 일어나기 직전이다. 가장 큰 이유는 공산당이 중국의 권력과 부를 독점하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권력을 쥐려면, 공산당 당원 가운데서도 과거 지도자의 자녀나 공산당 청년당 등 특정세력에 줄을 서야만 한다. 이렇게 고위 간부가 되면 중국 경제를 손에 쥐게 된다. 


▲ 지난 6월 해외 자산관리기관이 발표한 세계 백만장자 수. [그래픽: 조선닷컴 보도화면 캡쳐]

지난 7월 25일 중국 베이징대 중국 사회과학조사센터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상위 1% 가구가 전체 자산의 3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즉 43만 가구가 중국 자산의 3분의 1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이를 지난 6월 19일 캡제미니와 RBC웰스 매니지먼트가 발표한 중국의 백만장자는 75만 8,000여 명이라는 조사 결과와도 큰 차이가 없다.

때문에 사회의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2012년 말 중국의 지니계수는 0.73에 달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지니계수가 0.4를 넘으면 빈부격차가 극심한 사회로 보고, 0.5를 넘으면 ‘혁명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국의 백만장자 대부분은 공산당 간부이거나 그 가족들이다. 실제 중국은 인민해방군, 각 지방의 공산당이 공기업을 운영한다. 해당 조직의 고위간부는 공기업을 통해 개인 재산을 불린다.

이렇게 불린 재산은 ‘분식회계’를 통해 빼돌린 뒤 주로 홍콩, 마카오 등을 활용해 미국, 유럽 또는 ‘조세피난처’의 유령계좌로 빼돌린다. 이들이 지금 세계 각국에서 ‘큰 손’으로 불리는 중국 신흥재벌들이다.

중국 공산당 고위층들이 1997년 홍콩을 반환받은 뒤 50년 동안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약속하고, 최근까지 약속을 지켰던 이유는 홍콩이 ‘중국식 공산주의’의 ‘포용성’을 선전할 수 있는 ‘쇼케이스’이면서 자신들의 해외거래 창구로도 활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외국에 보여주는 ‘쇼케이스’로의 역할일 뿐, 실제 홍콩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허용할 생각은 없었다.

중국 공산당은 2000년 초반부터 2005년까지 중국 본토를 찾은 홍콩 출신 민주화 인사들을 불법으로 구금하거나 ‘실종처리’를 하는 식으로 탄압했다. 하지만 홍콩 800만 시민들의 모든 눈과 귀를 가릴 수는 없었다.

결국 매년 7월 1일 홍콩 시민들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 7월 1일에는 51만 명이 모여 ‘직선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는 특정 조직이 주도하지 않는 데다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점, 그리고 10대 청소년까지 참여한다는 때문에 중국 공산당도 이들을 진압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고민 중이다.

중국 공산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점은 홍콩 시민들이 외치는 ‘민주화’가 중국 본토의 ‘농민공’ 사이에서도 유행할 경우 자신들의 ‘독재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는 부분이다.

실제로 지난 9월 2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에서 서구식 다당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시행할 경우 내전이 일어나 최소한 1,300만 명이 사망하고, 1억 3,0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며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의 이런 ‘엄살’이 사실 ‘홍콩 우산혁명’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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