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실대응에 거짓 해명 논란까지, 여론 악화
  • ▲ 이성한 경찰청장.ⓒ 사진 연합뉴스
    ▲ 이성한 경찰청장.ⓒ 사진 연합뉴스

     

    이성한 경찰청장에 대한 '경질 예고'가 '경질 확정'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찰청 감찰 결과, 전남 순천경찰서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했던 송치재 별장에 '비밀공간'이 있을 것이라는 시민 제보를 묵살한 정황이 낱낱이 드러나면서, 경찰의 총체적 부실 대응의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미 이성한 청장은 지난달 22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확인된 시신을 확보하고도, 40일 간 '헛물'을 켠데 대해 청와대로부터 한차례 옐로우 카드를 받았다.  

    이성한 청장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면담에서 "초동 수사에 실수가 있었다"라며 경찰의 미흡한 대처를 인정했다.

    당시 '유 전 회장 시신을 왜 그동안 확인하지 못했는지', '경찰력을 최대한 동원했음에도 우왕좌왕하며 시간을 허비한 까닭이 무엇이지'에 대한 이 청장의 솔직한(?) 해명은, 그에 대한 자질시비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씨일 것이라는 의심을 하지 못했고 21일 오후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와서야 알게 됐다.

    국과수에서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유씨가 사망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 이성한 경찰청장

     

    김기춘 실장은 이성한 청장과 면담한 다음날인 23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검·경의 안이한 대응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유병언 전 회장 변사체 수사로 1차 경고를 받은 이성한 청장은, "시민 제보 전화는 없었다"는 순천경찰서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경찰은 지난달 유 전 회장이 숨진 채로 발견 된 직후, 비밀공간의 존재와 관련된 제보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제보를 한 시민이 '114 이용사실 증명원'을 통해 신고사실을 증명하자,  손바닥 뒤집 듯 태도를 바꿔 비난을 자초했다.

    이에 대해 이성한 청장은 '114 시스템 문제'라고 해명했다.

     

    "본청에서도 114를 통해서 총 8번 전화를 걸어봤는데 (자동 연결되는) 1번을 눌러 들어가면 (통화)기록이 남지 않는 시스템상의 문제가 있었다.

    제보자가 가져온 통화내역서를 바탕으로 다시 살펴보니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같은 점을 믿고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급하게 답변을 했다.

    제보 전화가 확인이 됐기에 감찰을 진행 중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미 1차 경고를 받은 이성한 청장이, 유 전 회장 별장 비밀공간에 대한 시민 제보 묵살과 거짓 해명으로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를 입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성한 청장은 지난 5월 26일 기자회견에서 "유씨 부자의 도피 행각과 관련해 자신의 관내에서 중요한 사안이 있었지만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경찰 지휘관에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이 같은 공언대로 이성한 경찰청장은 지난달 23일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에 이어 정순도 전남경찰청장을 전격 직위해제했다.

    잇따른 부실 대응과 거짓 해명 등으로 경찰의 위상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조직의 수장인 이성한 청장의 거취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