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방문, 경제행보 신호탄…자신감 회복도여의도 정치권 협조 없이는 정책 입법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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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충북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거리를 방문, 시장 상인 및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충북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거리를 방문, 시장 상인 및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가빠진 행보는 오롯이 한 지점을 가리킨다.
    키워드는 ‘경제’이다.

    26일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 오찬간담회에 이어 닷새 만인 1일에는 중소기업인 2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통합청주시 출범식에 참석한 뒤 오후엔 청주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에 관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국민에게 이해를 구했다고 판단, 인사 논란을 빠르게 일단락 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안대희, 문창극 총리 인사 실패가 두달 간 지속되는 동안 박 대통령은 많은 것을 잃었다.
    자랑스러워야 할 대통령의 인사는 기피대상 1호가 됐고, 한 때 70%에 육박했던 국정 수행지지도는 40%대로 추락했다.

    세월호 사태로 국가 대개조를 외쳤던 국정동력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또 대통령의 권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 또 전통시장? 그림 좋고, 자신감 회복까지…

     

    정부의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방향은 1시장, 1특색 개발을 기본 골자로 한다.
    세부적인 지원방향은 오는 10월31일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전통시장 박람회와 맞물려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 ▲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충북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거리를 방문, 시장 상인 및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충북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거리를 방문, 시장 상인 및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박 대통령의 재래시장 방문의 의미를 “최근 침체된 서민경제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내수활성화 위한 경제행보를 본격화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안 수석의 말대로 박 대통령의 재래시장 방문 의미는 경제행보의 신호탄이다.
    동시에 박 대통령의 무너진 자신감을 회복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날 청주 서문시장은 박 대통령을 보려고 몰려든 군중 탓에 북새통을 이뤘다.
    박 대통령이 한 식당 내에 들어서자 식사를 하던 시민은 삼겹살 구이를 명이나물에 싸서 박 대통령에게 건넸다. 또 다른 테이블에서도 상추에 삼겹살을 싼 쌈을 받아먹었다.

    시장 내 고객지원센터, 주차장 건립 등 민원도 빗발쳤다.
    박 대통령은 “으뜸 사례로 만들면 어떨까 해서 찾아왔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에게 시장은 또 하나의 ‘텃밭’이다.
    전통시장은 대선후보 시절에도 박 대통령의 ‘단골코스’였다.
    박 대통령은 시장에서 만큼은 어느 아이돌 못잖은 인기를 누렸다. 전통시장의 상인이나 고객 대부분이 장년층 이상인 만큼 60대 이상에게서 높은 지지를 얻는 박 대통령에게는 안성맞춤인 셈이다. 시장 상인들과 스킨십 속에서 서민 이미지를 구축하는 효과도 있다. 

    역대 대통령들도 자신감을 잃었을 때 종종 전통시장을 찾았다.
    전 청와대 행정관은 “과거에는 대통령이 힘 빠지는 일이 있으면 기운을 얻으려 일부러 고향에 있는 전통시장을 찾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시장에 등장하는 순간 상인과 고객들은 구름떼처럼 몰려들고 분위기는 순식간에 고조된다. 대통령을 연호하는 인파 속에 자연스럽게 대통령도 자신감을 회복하고 시민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는 설명이다.

     


    ◆ 여의도 도움 없이 경제 성장 가능할까

     

    박 대통령은 정치에서 무너진 정부의 권위를 경제로 회복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작금과 같은 자세로 성공은 요원해 보인다.

    정책은 입법으로 통한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불필요한 규제완화, 경제혁신 3개년 등은 국회의 도움 없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스스로 국회와의 끈을 놓아버렸다.
    정홍원 총리 유임의 배경을 밝히며 책임을 국회로 돌렸다.국회의 인사청문제도가 신상털기식으로 작용하면서 많은 후보들이 고사,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가 불가능했다는 식이었다.

    최고 인사권자로서의 사과는 없었다. 야당탓, 제도탓 뒤에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리려면 시간이 없다”고 했다. 인사 얘기는 여기서 일단락하자는 뜻이었다.

     

  •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최근 박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들여 간간이 회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야당과의 소통은 전무한 상태이다.

    오는 7.30 재보선 결과에 따라 과반 여당이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야당과 접촉에는 인색하다.

    한 여권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입장을 듣고 솔직히 귀를 의심했다. 지금 시간이 없다고 채근할 때가 아닌데….”라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 중에 여의도 정치와 손 놓고 경제로 성공한 대통령은 없었다.
    정치와 경제는 한 쪽을 택해야할 동전 앞, 뒷면이 아니라 마주쳐야 할 손뼉이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남 탓 하는 대통령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리더십의 복원이 어렵다.

    여의도와 소통에 각별히 애쓰고 정치를 지렛대 삼아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