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코앞, 긴장감 없는 靑..국회 멀리하고 민생 챙긴다
  • 15개 지역구에서 선거가 치러지면서 '미니 총선'으로 떠오른 7.30 재보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는 별다른 긴장감 없이 조용하다.

    지방선거라는 큰 고비를 '패배하지는 않았다'는 프레임으로 넘긴 뒤 당분간 정치와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개각에 따른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가 줄줄이 예정된데다, 경제와 외교 등 다른 산적한 문제가 많다"며 "당이나 국회와의 소통은 정무수석실로 일원화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내부 기류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는 언급하면 할수록 상황이 악화되는 경향이 많아 경제나 외교에 집중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은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 등 개각에 따른 인사 파동 이후 '경제 활성화'에 행보의 방점을 찍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대한상의 회장단 오찬을 시작으로 중소기업인 대회(지난 1일),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지난 4일) 등 경제인들과 연이은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박 대통령은 7일에도 중앙아시아 순방 수행 경제인들과 만나 "경제 도약을 위해서는 어디든 찾아갈 것이고 경제외교 성과를 높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경제활성화 의지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경남 거제 저도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 자료사진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경남 거제 저도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 자료사진



    박 대통령은 아예 7.30 재보선 기간에 여름 휴가를 떠날 계획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휴가도 7월 마지막주에 경남 거제로 떠난바 있다.

    선거 개입 등 야당의 공세를 미리 차단할 수도 있고, 공천 잡음을 빚고 있는 여의도 정치권과 한발짝 더 거리를 두는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가급적 정치 이슈에서 벗어나는 것이 국정 지지율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숨어있다.

    FTA 등 경제이슈와 북한, 일본 역사인식 문제 등 외교적 이슈가 많았던 시진핑 방한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에서 반등한 것도 이런 판단의 원인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휴가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 없지만, 8월 14일로 예정돼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준비도 있어 그 이전에 휴가를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개성공단 폐쇄와 민주당 장외투쟁 등으로 박 대통령의 휴가가 중간에 중단됐던 것을 고려할 때 아예 휴가를 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15곳 선거구 중 5곳 이하 승리 가능성이 나올 정도로 비관적인 여당 분위기 상 대통령의 휴가 계획에 나올 수 있는 불편한 목소리도 부담스럽다.

    여당 고위 관계자는 "전당대회와 재보선 등 정치일정이 촉박한 시기에 청와대와 대통령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다"며 "10일 예정된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이런 얘기가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