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에 선거운동장소 제공했나' 의혹에 해명 대자보 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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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성여대 총학생회가 "(덕성여대에서) 어떠한 정당도 플랜카드 작성 등의 정치적 행위를 임의로 허락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총학은 이런 입장을 통진당에 전달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는 6.4지방선거에서 덕성여대 학생회관을 통합진보당의 한 후보가 자신의 현수막 제작 장소로 이용했다는 비판이 학교 내에서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총학의 대자보는 이에 대한 답변 차원에서 나온 것이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지방선거전에 한 졸업생 선배님께서 플랜카드를 쓰고 싶은데 학교에서 써도 되냐고 문의를 하셨습니다. 재료는 준비가 되었는데 마땅히 쓸 장소가 없어서 연락하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플랜카드를 쓰는 장소는 총학생회에서 허가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답변 드렸습니다.

    플랜카드가 제작되던 주말에 총학생회장은 집안사정으로 용인에 있었고, 부총학생회장은 스쿨버스 답사로 인천에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플랜카드 제작과 관련해 파악이 늦었습니다. 한 학우의 건의로 ADT(보안업체)에서 총학생회에 문의를 했고 그때 통합진보당 플랜카드임을 확인했습니다.

    학우분들께서 말씀하신대로 이후 학내에서 총학생회를 통해 어떠한 정당도 플랜카드 작성 등의 정치적 행위에 대해서 임의로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총학생회 측에 문의하셨던 선배님께도 현재의 경위와 입장을 전달 드렸습니다. 또한, 해당 선본이었던 황선후보와 통합진보당에게도 위와 같은 입장을 전달하겠습니다."

     

    앞서 덕성여대 학생회관에서 6.4지방선거 강북구청장에 출마한 통진당 황선 후보의 현수막을 제작하는 공간으로 쓰였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학교시설이 통진당을 위한 장소로 쓰인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었다.

    덕성여대 한 재학생은 학교 내 게시판에 "저는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란 제목의 대자보를 붙여 황선씨를 비판했다.

    대자보는 "지난 5월 25일 오후 3시30분경 중년의 외부인들 여럿이 ‘강북구청장기호 3번 통합진보당 황선 후보’의 선거현수막을 만들고 있었다"며 "학우들에 모든 권리와 책임이 있는 학교시설이 특정 정치세력(통합진보당)을 위한 장소로 이용됐다는 사실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고 했다.

    대자보는 또 "학생회 개개인의 정치적 견해는 문제 삼을 여지도 없고 문제 삼지도 않겠다"면서도 "도대체 통진당이라는 특정 정치세력이 우리학교 학생회관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 사람은 누구냐"며 덕성여대 총학생회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학우들의 공간인 학생회관이 통진당 당사인가"라며 "학교는 통진당의 당사가 아니다. 이번 사건을 모른체 넘어간다면 곧 덕성여대는 통진당의 2중대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덕성여대 총학생회가 이번 사건에 대해 사건의 주체인 통합진보당 측을 강력히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 ▲ ▲ 덕성여대 학교 내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 제보한 학생
    ▲ ▲ 덕성여대 학교 내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 제보한 학생

    이 학생의 대자보가 오른 뒤 학교 내에서는 총학을 성토하는 내용의 다양한 게시글이 교내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재되기도 했다.

    한 학생은  “학교가 통진당의 선거운동기지로 사용된 것에 대해 어떤식의 의견이라도 총학생회가 밝혀주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답이 없는 총학생회군요”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도대체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이유가 뭡니까? 총학생회가 학생회관을 황선씨에게 제공했습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눈감고 귀닫는 이유가 뭡니까?”

    “더 이상 모두의 학교를 위해 일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리지 마시고 이번 사건 진상규명에 적극 참여하십시오”

    이 글을 본 많은 재학생들은 “동의합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일부 학생들은 게시글을 쓴 학생을 향해 “이렇게 용기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학생은 “그 후보(황선씨)는 플랜카드를 만들 돈이 없어서 수료한지 한참된 학교에 와서 그걸 만들어 간건가요? 아니면 현 총학이 모 후보를 후빨하려고 만들어다가 바친건가요?

    실제로 그걸 사용한건지 아닌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총학이 공사를 구분할줄 모른다는게 참 안타깝네요. 줄서려고 하는건 이해하는데 적당히 좀 하세요”라고 맹비난했다.

    또 어떤 학생은 “전부터 제기된 문젠데 한번도 제대로 답변해 준적이 없어요. 그저 입닫고 침묵하다 다른일 하고.. 찔리는 점 모르쇠하는 방식은 누구네랑 똑같은거 같아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소통]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총학생회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져 나왔다.

    “소통하겠다고 약속한 건 대체 누구죠?” “소통하는 총학이 되기를 바랐는데 뭔가 달라지려나 했는데 역시 달라진거 없네요” “뽑히고 나니 변하는 모습. 반대표를 기억하겠다던 거짓말. 한숨이 나네요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