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진지한 분위기속 생산적 회담…계속 만날 필요성 공감"
    日 "양국 적십자·정부 관계자 포함, 다음에 또 회담"

    (선양=연합뉴스) 북한과 일본이 중국에서 열린 적십자 실무회담을 통해 북한 내에 있는 일본인 유골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리호림 북한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서기장은 3일 선양(瀋陽)에서 북한 내 일본인 유골 문제와 관련, 일본적십자사와 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조일(북일) 쌍방이 일본인 유골 문제 해결을 위해 앞으로 계속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동 인식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리 서기장은 "오늘 1년 반 만에 다시 열린 조일 적십자 회담에 두 나라 정부 관계자들도 참가해서 보다 의미있고 아주 중요한 회담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담은 쌍방이 이미 합의한 의제대로 우리나라에 있는 일본인 유골 문제를 토의했는데 의견들이 충분히 제기됐고 많은 문제에 대해 쌍방의 입장과 형편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리 서기장은 회담 분위기에 대해 "회담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 생산적인 회담이었다"고 말해 협의에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다사카 오사무(田坂治) 일본적십자사 국제부장도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한 측과의 차기 회담 계획에 대해 "양국 적십자와 정부 관계자를 포함한 형태로 다음에도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인 차기 회담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사카 부장은 "이번 회담 중에는 북한 내 일본인 유골 매장지 주변에 개발사업이 진행돼 해당 매장지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면서 "이 문제를 일본에 돌아가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북한과 일본 적십자사의 공식 협의는 2012년 8월 베이징에서 열린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이번 회담은 당초 회담 진행 상황에 따라 하루 이틀가량 연장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양측이 주요 의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차기 회담 개최에도 합의함에 따라 하루 회담으로 마무리됐다.

    양측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점심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6시간가량 협의했다.

    일본 정부는 태평양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 주둔했던 일본군과 종전 후 귀국하지 않은 사람 등 자국민 가운데 총 3만4천여명이 북한 지역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1만3천여구의 유골은 종전 직후 일본으로 보내졌으며 나머지 유골 2만1천여구는 아직 북한 내에 있을 것으로 일본 측은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