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주말드라마(토,일 오후 7시 55분) <왕가네 식구들> (연출 진형욱, 극본 문영남) 9일 방송에서 오만석은 아내 이태란이 늦둥이를 유산 하자 오열 하며 처가댁에 가서 장모한테 한바탕 해댄다.

    친정엄마 앙금(김해숙 분)이 넘어져 꼼짝 못하고 누워있자, 호박(이태란 분)은 세달(오만석 분)이가 몸조심 하라고 극구 말리는데도 회사 다니면서 장모 간병하냐고 이리 뛰고 저리 뛴다.

    호박이 공부를 잘하는 데도 언니 수박에게 양보해 고등학교까지 못 다니고, 궂은 일은 호박이 다 부려먹으면서 구박 하는 장모랑 처가댁에 세달은 평소 불만이 많았다.

    호박이 장모 수발 하다 늦둥이를 유산 하자, 세달은 가슴이 찢어져 오열하며 호박에게 절규 한다.

    "그 애기 그냥 애기 아냐! 다 끊어진 우리들 다시 이어주는 다리였어!
    하나님이 나한테 준 기회라고 생갔했어!
    당신한테 잘못한 거 만회할 수 있는 기회 애를 핑계로 당신 떠받들고 살고 싶었다고!"
    "미안해"
    "나 오늘 가만 안 있어!"

    세달은 씩씩거리면서 달려가 처가댁 대문을 박차고 들어가 방문을 부서지도록 꽝 열어젖히고 장모에게 울분을 쏟아낸다. 


     


    "장모님 너무 하십니다! 어떻게 홀몸도 아닌 사람한테 그렇게 하세요?"
    "뭐 호박이 애 가졌어?"

    "유산 됐어요! 지금 병원에 있다고요!
    병원에서 조심 하라고 신신당부 했는데도 그 몸으로 장모님 똥오줌 받아내면서 생고생한 사람이예요!
    장모님 비위 다 맞추고 온갖 짜증 다 받아주고 장모님 똥오줌까지 받아낸 딸이 뭐가 그렇게 미워서 달달 볶으세요?"

    "장모님 나쁩니다! 처형도 나쁘고요! 이 집에 부려 먹을 사람이 그 사람 밖에 없습니까?
    처형도 있고 처제도 있잖아요! 지금까지 그 사람한테 해 준게 뭐 있어요?"

    "애기 갖고 우리 둘이 얼마나 행복 했는데요! 그 핑계로 호박이한테 잘해 주고 싶었다고요!
    앞으로 처가집 끊고 살겁니다.
    저 사람 제가 아껴주지 않으면 처가집에서 평생 부려먹다 죽을 거 같아서 안 되겠습니다."

    앙금은 넋이 나가 가슴아픈 눈물을 흘리며 세달의 절규를 듣고 있다.

    어느 집이나 희생양이 있기 마련이다. 왕가네 희생양은 호박이다. 호박이처럼 착하고 헌신적인 사람이 희생양이 되기 쉽다.

    호박은 가족의 굴레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살 수 있을까?

    [사진출처=KBS2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캡처]